Daily Archives: 2006/08/28

영어 전용 강의에 대한 생각

영어전용강좌 무엇인가?
영어 전용 강좌, 즉, 수업에서 영어만을 사용하는 강의를 말한다. 영어 전용 강의를 시행함으로써 학생의 학업에서의 영어 사용 능력, 즉, 듣기와 쓰기, 말하기, 토론하기, 발표하기 등과 관련한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려대 등을 비롯한 많은 대학에서 최근 수년내에 상당수 대학이 도입하였다. 특히 고려대 같은 경우 아예 쿼타를 정해서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하지만 영어 전용 강좌가 과연 그러한 본래의 취지를 다하는가는 의문이다. 영어 전용 강좌를 진행하는 교수의 능력이 영어로 주도적인 내용을 이끌만한 교수가 적은데다가 또한 그것을 따라올 수 있는 대학생도 적다. 곰이 재적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영문과 1학년 전공과목을 한국어 강좌와 영어 전용 강좌를 개설하였는데, 내가 내심 걱정이 되는 것은 과연 1학년 학생들이 어떻게 영어 수업을 따라 올것인가? 라는 걱정이다. 결과적으로 두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수업의 본래 내용 보다는 영어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렇게 됨으로써 수업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본디 좋은 수업은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다양한 상호작용(interaction)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의 능력이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토론은 고사하고 교수가 일방적으로 하는 설강 조차도 곤란하여 어휘 사용에 골머리를 앓아야 할 것이다.

또한 고학년들의 저학년생들 사냥이 가능하다. 적어도 영문과에 한하여, 영어를 수년간 공부한 학생과 이제 막 공부한 학생의 영어 발표 및 청취 스킬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은 고학년의 성적 드라이브에 저학년들이 깔아주기를 해줄 것이라는 우려를 떨칠수가 없다. 이에 더불어, 영어 특기자라는 변수를 생각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대학이 국제화라는 이름하에 많은 외국어, 특히 영어에 능통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내가 아는 그러한 영어특기자 중에는 토플 점수(CBT)가 280을 넘는 학생도 있다. 절대적으로 보았을때도 결코 낮은 점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수능이나 내신 영어를 통해 입시를 거친 학생에 비해서 외국어 특기자는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참고로 우리학년도의 영어 특기자는 우리과에 10명 남짓으로 알고 있다), 외국어 강의에 있어서 단지 ‘영어를 잘한다’라는 이유로 어드밴티지가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중도 포기하고 있으며, 애초에 개설이 되고 나서도 신청하는 학생이 적어 폐강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언어 능력을 비록 배제하거나 교수가 임의로 핸디캡을 적용한다 할지라도, 결국은 교수가 수업 내용을 맨 투맨으로 수준에 맞춰 ‘떠먹여’ 줄 수는 없다. 설령 이러이러한 점이 나옵니다라고 얘기를 해준다 할지라도시험 문제를 읽는 속도가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 국어 강좌를 들은 학생과의 형평성은 차처하고 말이다.

이에 대해서 수개월전에 한 영자 신문의 Op-Ed란에 부산의 한 대학의 초빙 교수로 있는 한 외국인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를, 영어 전용 강의를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만일 한다면 전문적인 이해가 필수적인 전공과목이나 전문과목 보다는 교양강좌가 적합하며, 수많은 영어 회화 강의를 하는 외국인 강사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우리나라의 대입 교육 정책은 항상 수년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 정책’이라는 질타를 받아왔다. 유감스럽게도 대학의 교육정책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토익점수의 졸업 요건이나 각종 인증제처럼 영어 전용 강의도 하나의 트렌드일지 모르고, 얼마지 않아 또 사문화될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만일 영어 전용 강의가 앞서 시작된 사문화된 유행에 전철을 밟지 않기를 위해서는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한두개의 유명 대학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하고 보자는 대학 행정의 근시안성의 개선이 시급하다.

개강 보고

개강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개강했습니다. ‘에엣? 벌써?’라고 하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저희학교는 입학식 또한 이월이 채 가기전에 했으니까요. 좀 빠릅디다. 이유는 알수 없습니다. 뭐 행당캠과 겹치지 않으라고 그러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반가운 얼굴을 봐서 좋았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을 봐서 정말로 좋았습니다. 물론 많이들 변했더라구요. 나름대로 제가 재수할때 내 동기들이 그러했듯, 이제 이 녀석들(아시다시피 저와 같이 다니는 06학번은 저보다 한살에서 두살이 어립니다)은 이제는 대학생 티를 팍팍 풍기고 있습니다. 한층 길어지고 과감해진 머리와, 처음에는 그냥 ‘산뜻한’ 정도의 화장이 점점 대담해져서 분장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지요(허허).

오늘 동갑인 동기와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을 때, 저만치서 어디선가 본 얼굴이 보이더랍니다. 한 십오미터쯤 떨어져서였던가… 아무튼 반사적으로 ‘재ㅇ아!’ 라고 소리를 쳐버렸지 몹니까. 근데 소리를 지르고 나니깐… 흐음 가물가물한데다가 긴가민가하더군요. 왜냐면 내가 아는 재ㅇ군은 분명히 짧은 스포츠머리를 하던 녀석이라 거의 젖은 강아지마냥 축처진 긴 단발머리를 한 그사람이 정말 맞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근데 그쪽에 있는 ‘미확인 인물’이 손으로 뭔가를 가리키더라구요. 저는 처음에는 “저말입니까?” 라는 의미로 해석해서 고개를 살짝 숙여 목절하고는 미안합니다라고 소리를 쳤죠. 그러니깐 답답하다는 듯이, “누구에요?” 라고 소리를 치더군요. 흐음… 뭐지? 하고 옆을 보니 같이 있던 친구녀석이 깊이 뒤집어쓴 모자의 챙을 살짝 들어서 “재ㅇ아! 나야!” 그러니깐 그제서야 아는척을 하더라구요. 썩을것 ㅡ_ㅡ; 그렇게 근 두달만에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위닝약속’ 때문에 재ㅇ군은 갈길을 갔습니다.

의무입사 (a.k.a. 강제수용)
아마도 우리 학교 06학번의 최대 화두는 ‘의무 입사’ 였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의 모든 06학번은 FinD-SELF 라는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이름이 붙은 프로그램을 거쳐야합니다. 뭐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화니 정보화니 이삼년에 한번씩 흘러가는 조류(?)에 발맞추고자 꿩머리가 아니면 넘을 토익 600(비약인진 모르지만 중학생 토익 응시자 평균 점수가 550점이고, 고등학생이 평균 650 이상이니,  그 점수가 못넘어서 졸업 못하는건 중고등학교는 둘째치고, 대학교때 에지간이 공부와는 담쌓았다는 얘기겠지요. 참고로 초등학생은 약 400점 조금 넘는답니다)을 졸업제한요건으로 만든다거나, 컴퓨터 자격을 요구한다거나, 고등학생도 아니고 졸업요건에 봉사활동을 추가한다던지 하지만, 세상에 전 신입생을 닭장같은 기숙사에 쳐넣고 프로그램을 이수하게하는 건 보다보다 처음 본단 말씀이죠. – 그것도 공짜냐면 그것도 아닙디다. 106만원의 기숙사비를 내야하거든요.

뭐 이런저런 명분을 갖다 붙여도, 새로지은 수백억짜리 민자유치 기숙사의 투자를 최대한 많이 보전하고자 하는 농간으로 보일 뿐입니다마는(세상에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민자유치하는게 어딨습니까, SOC도 아니고) 말이지요. 암튼. 더 얘기해봐야 학교 위신만 깎아먹을 뿐이니 여기 까지만 합시다. 어찌됐던 저는 진단서에 소견서에 회유와 협박을 통해서 ㅡㅡ; 닭장수용은 안당했으니까 말입니다.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고…;  혹시 어느학교라곤 말 못하지만 우리학교에 쓴 신입생은 참고하기 바랍니다.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기. 잊지마십시오. 예비 07학번들..

당신 누구야?
개강을 하고 당황스러웠던건 변신을 한 애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볕이 잘드는 바닷가에서 며칠동안 잘 말린 명태마냥 노릇노릇 구워진 녀석도 있었고, 턱을 깎거나, 눈을 찢고 코를 올린 아가씨도 있었고. 몰라보게 라인이 변한 아가씨도 있었죠. 중학교때 동창과 농담 따먹기 할때 표현을 사용하자면 갑자기 완전평면 모니터가 배불뚝이 됐달까나 ㅡㅡ; 나름대로 본래의 편이 키를 생각하면 아담하니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게다가 그게 자연산이 아니라면 말이죠).  거기에 철지난 새봄의 신학기 여성잡지 특집호의 새내기 화장법을 뒤늦게 개강 전날 배웠는지 아주 삐에로같이 ‘분장’한 아가씨도 있었지요.

아… 거기에 사시사철 하늘은 높고, 말은 뛰노듯 뒤룩뒤룩 불어나는 곰도 있었습니다. ㅡㅡ;; 저 위의 모든 분들 얘길 할 군번이 아니군요 전….

암튼 이렇게 개강 첫날을 보냈습니다. 에고 삭신아…. 내일은 아침 수업에 삼연강인가…… (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