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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운유(‘쿠로네코 야마토’) 사태를 보며 느낀 저출산 사회의 문제

대학에서 영어를 배웠으나 일본어를 더 잘하는 이상한 입장에서 거기에 더해서 서브컬쳐 오타쿠가 되다보면 인터넷에서 교류하는 사람들 중에 일본어를 영어보다 잘 사용하는 사람들을 쉽게 보게 됩니다. 게다가 일본에 사시는 분도 계시고, 일본으로 갈 준비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나같이 재미있는 점은 일본에서 공부가 아니라 일을 하러 가셨다는 점입니다. 외국인으로서 삶과 익숙치 않은 언어와 회사문화 등 애로점은 상상할 수 있습니다만 아무튼 꽤 많은 분들이 일본으로 가시고 있습니다. 주로 시스템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 등 컴퓨터 쪽 전공을 살리시는 비율이 높습니다.

흔히 우리가 외국인 노동자라고 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때 우리나라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존재라고 인식하기 쉽습니다만, 정작 실제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곳에서 우리 의식주를 지탱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본의 경우 만성적인 인구 절벽을 경험하고 있어서 출생율 자체가 낮다는 것은 그냥 사회상식적으로 알고 계실겁니다. 현재 일본은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의 갯수(유효구인배율)이 1.3~1.4에 달합니다. 다시 말해서 통계적으로 구직자들보다 일자리가 더 많다는 얘깁니다. 이 비율은 당연히 일본인이 선호하지 않는 직업일 수록 더 올라갑니다. 우리나라와 다를게 없죠. 일본에서는 급속히 진행중인 노령화로 인해서 그들을 돌보는 인력을 중진국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 자 신문을 보니, 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 직원이 구하기 힘들어서 한번 햄버거를 만들고 음료를 만드는 일일 체험 입사를 전 점포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백화점은 인건비가 문제가 아니라 인원이 부족해서 30분 일찍 폐장한다고 하는군요. 이런건 다른 곳이라고 다르지 않아서 규동집의 점원을 줄여서 최소한 만큼 두고 운영하거나 패밀리 레스토랑이 (여러가지 이유도 겸해서)24시간 영업을 중단한다던지 점점 젊은이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를 하나 꼽자면 단연 야마토운유(ヤマト運輸)의 택배(宅配便, 宅急便-탓큐빈-이라는 상표로 서비스중)를 둘러싼 노동 조합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일련의 소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노동조합에서 올 년도 노조 협상에서 비롯됩니다. 일본의 택배의 서비스 질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얘기해도 됩니다. 업계의 톱을 차지하는 야마토 운유의 탓큐빈은 점유율도 50%가 넘습니다.

이 야마토 운유의 노조에서 주장한 것은 심플합니다. 취급하는 화물 수를 줄여 달라, 요금을 조정해달라는 것, 재배달을 줄여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무슨일이여? 생각하시는 분을 위해 부연설명을 하면 일본에서는 택배를 기사에게 외주를 주지 않고 기사가 택배회사의 정사원으로 고용되어 있습니다. 회사차를 몰고 회사 제복을 입고 회사에서 지급된 단말기와 휴대폰을 들고 운전하며 짐을 배달합니다. 당연히 짐 갯수 당 수당을 받는 자영업자가 배달을 하는 우리나라와는 구조가 완전히 다른겁니다. 그러니까 서비스가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대량 고객이 아닌 소규모 점포나 개인은 어마무시한 배송료를 물게 됩니다.

이 일이 표면화 되자 문제가 된 것은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쇼핑몰에서 무료배송을 하면서 엄청나게 늘어난 인터넷 쇼핑 배달과 저녁시간 이후의 시간지정과 주말의 재배달입니다. 일본의 택배는 받는 날짜와 시간을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가령 8시에 퇴근한다면 배송시간을 9시에서 10시에 지정해서 받을 수가 있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만약 갑자기 일이 있어서 집을 비워야 한다고 생각해보죠. 그러면 기사가 부재 통지표를 문에 붙이고 가고 스마트폰으로 코드를 읽어 모바일 웹페이지에 접속하거나(최근에는 라인으로도 대응하더군요) 전화를 걸어 재배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주5일제 근무를 하니 대개 재배달을 하는 시간이 평일 밤이나 주말에 집중된다는 것에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 택배는 일요일에도 배달을 합니다.

아마존에서 2000엔 이상 물건을 사면 배송료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에 대항해서 다른 업체에서는 우리는 얼마를 사든 무료로 하겠다 라고 선언한 곳이 있지만 아마존의 존재감은 엄청납니다. 야마토운유의 경쟁사인 사가와규빈(佐川急便)은 2013년에 도저히 못해먹겠다고 하고 아마존과 관계를 끊어버렸죠. 이번 사태가 표면화 되면서 기사에서 한 기사가 그러길 짐의 40%가 아마존 상자(웃는 얼굴을 상징하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죠)라는 말을 합니다.

아마존은 대략 연회비 4000엔을 내면 날짜와 시간을 얼마든지 정할 수 있고, 속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개인 고객이나 소규모 업체라면 돈을 더 내야하는 서비스입니다만(아마존에서도 연회비를 내지 않으면 300엔 가량을 더 내야합니다)  아마존과 택배회사가 대량으로 계약을 맺어서 가능한겁니다. 이것에 대한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아마존에서 커다란 상자를 하나 DHL로 받았는데 이 크기의 상자를 보낼때 요금을 DHL 웹사이트에서 견적을 내보니 제가 보내려면 15만원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청구한 배송료는 두건으로 나뉜 화물 중 하나라서 적다고는 하지만 1000엔에 불과했습니다. 어떻게 봐도 대량 발송 계약으로 건당 계약을 한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사태가 이렇게 되니 야마토운유는 27년만에, 그러니까 90년에 인건비 상승으로 택배 요금을 올린 이래로 처음으로 개인 대상 택배 요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아마존 등 대량 고객들과 협상에 들어갔죠. 아마존으로써는 지금의 서비스를 유지하고 싶어할테니 꽤나 난항이 예상됩니다. 물론 아마존 만의 얘기는 아니지만요.

아까 유효구인배율을 얘기했는데 택배 기사의 유효구인배율은 전체 평균보다 높습니다. 일찍 출근해서 배달 후 잔업으로 야근이 잦고 밥먹을 시간 조차 마땅찮다는 근무 조건 탓이지요. 이런 이유로 원격지에는 트럭이 아니라 로컬 철도를 이용하는 방법마저 궁리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반나절 배송도 모자라서 한시간 배송이 등장하는 등 점점 고객인 인터넷 상거래 업체는 요구가 까다로워지고 있어서 배달 종사자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거기에 일부 고객은 재배달을 너무 남발해서 그러잖아도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데 허탕을 치게 만든다. 라는 불만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편리하고 빠른 세계 최고 수준의 택배에는 종사자의 피땀으로 유지 되고 있다. 뭐 그런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인 셈이죠.

오늘 조간을 보니 처음에는 간을 보던 다른 업체(일본우정日本郵政,사가와 규빈)도 인상 협상에 들어갔다는 군요. 애당초 업계 최대 업체인 야마토 운유가 인상에 나선 이상 다른 업체들도 다 따라갈거라고 다들 쉽사리 예측했으니까요. 농심 라면, 진로 소주 오르면 다른 녀석 다 따라 오르는 것 같이 말이죠.

문제가 이쯤되니 집이나 공공장소에 택배박스를 설치를 하자거나 늘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단독주택에서도 쉽게 설치가능한 택배박스가 발매되기도 하고, 나라에서도 택배박스 확충에 나선다는 모양입니다.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긴 얘기를 한 이유는 야마토 운유의 상황을 중심으로 일본의 택배 상황을 개괄… 하는게 아니라 일본보다 더하면 더 했지 부족하지 않을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으로 볼때 지금은 단군 이래 최대의 구직난이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점점 젊은이 구하기 힘들어 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그건 택배 같은 사실상 준 사회 인프라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건당 배달 수수료로 생계를 잇는 택배 기사님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니 말입니다. 일본에 비해서 더 열악하면 열악했지 부족하지는 않으니 말이죠.

저는 집에 앉아서 스마트폰 탭 몇번 혹은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책을 사고 일용품을 사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삽니다. 빠르면 당일, 늦어도 다음날에는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게 됩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4층 빌라에 이 물건을 가지고 오는 분들이 힘써주시기 때문입니다.  택배 없는 삶을 생각하기는 어렵죠. 이제는 택배는 사회 인프라입니다. 택배를 하시는 분들 보면 가장 젊은 분들도 30대인 저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나이든 자영업자들의 뼈를 갈아서 굴러가는 인프라인 셈이죠. 이분들도 나이를 들테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젊은이들을 택배 점당 몇백원씩 하면서 굴릴건가요? 아니 그럴 젊은이가 남아날까요? 정말 시간이 지나면 외국인 노동자가 택배를 배달하는 모습을 볼지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로봇이나 드론이 배달을 하기 전에는 말이죠. 제가 환갑일때까지 이뤄지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 택배 업체도 필연적으로 다가올 문제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15시간 반 뒤면 역사적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열립니다. 박 대통령이 탄핵을 당해서 5월 대선이 이뤄지든 어떻게 부지해서 12월에 대선이 열리든 다음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주셔야 합니다. 택배는 단순히 저출산으로 문제가 생길 인재 부족 사회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지요. 그러기 위해서 손대야 할 문제가 산더미 같다는게 절망스럽습니다만 “노력과 의지”로 5년간 힘써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정부와 정치인의 노오력이 부족하다! 이겁니다. 젊은이들에게만 짐을 떠넘기지 마세요.

 

DSLR을 개나 소나 들고 다니는 나라

비단 이것뿐이겠냐마는,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에서는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 몇가지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자동차를 많이 만드는 나라중 하나인 나라에서 정작 자동차 값은 전혀싸지 않은데, 카메라를 거의 만들지 않는 나라인데도 기가막히게 SLR 카메라가 싼값에 팔리는 나라라는 사실이다.

그것에 대한 내국법인의 변명은 다양하다. 세금 문제나 여러가지 다양한 변명들이 있지만, 결국 요약을 하면 한국에서 한국차 값이 미국에서 더 싼 까닭은 미국 시장이 더 크기 때문이며, 다른 전자제품들이 사기성에 가까운 가격(소니코리아가 보따리상을 듣는 이유를 참조, 소니코리아는 동급모델을 1600만원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특히)TV는 소수의 대리점에 물건을 풀기때문에 사실상 이 가격 그대로 판매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을 매기고 있음에도 유독 DSLR만큼은 저렴하게 파는 까닭은 한국국민들이 지극스러울정도로 DSLR들을 사대는 국민들이기 때문이렷다.(다른 카메라, 특히 컴팩트 디카나 캠코더 등은 그렇게 싸지 않다. 내가 160만원돈에 산 캠코더는 지금은 일본에서는 100만원선도 무너져버렸지만, 한국에서는 가격이 여전히 140~150만원대이다)

확 까놓고 얘기해보자. 그거 쓰는 사람 중에서 몇이나 DSLR이 꼭 필요한건가. 사진작가 윤광준씨는 ‘잘 찍은 사진 한 장’에서 말하기를 SLR을 사려거든, 사야할 이유를 100개쯤 답할 수 있거들랑 사라고 했다. 카메라파는 쇼호스트들 말하는 말들 가관이다. 라이브뷰가 지원되니까 모니터를 보면서 찍을 수 있고, 400그람 중반대니까 가볍고, 그냥 자동에다 놓으면 셔터만 눌러도 찍힌다고 선전한다. 그러면서 80만원짜리 카메라를 한달 ‘5만원’이라면서 능구렁이같이들 판다. 많이 찍어보면 는다. 찍으면 는다… 는 체험담까지 붙이면서;

생각 좀 해보라. 라이브 뷰라는건 솔직히 말해서 피사체심도와 노출을 확인하면서 찍고 싶거나, 뷰파인더 배율이나 크기의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하는 용도로 개발된거지 애시당초 컴팩트 카메라 개념으로 쓰라고 만든건 아니었다. 물론 점점 그런 감각을 가지고 오는 기종도 늘고는 있다. 하지만 그게 주로 팔리는 니콘의 두자리나 캐논의 세자리급에서 이뤄지는것은 아니다. 애시당초 뷰파인더로 찍는 감각이 싫으면 컴팩트 디카 중에 훨씬 저렴한 기종 수두룩하다. 얼굴인식 같은 재미난 기능 들어간것들 보면 눈물겹다.

자동모드로 풍경이나 카페사진, 포트레이트 찍으라면 뭐하러 SLR을 사는건지 이해가 안간다. 어려워서 실패하면서 뭐하러 SLR을 사는건지 이해가 안간다. 사진을 남기는게 목적인건가 아니면 사진 찍는 게 목적인건가. 좀더 가벼운 SLR을 추구하면서 조잡한 폴리카보네이트 몸체를 쓰는 카메라에 돈백을 써가면서 정작 기삼십만원하는 손바닥만한 컴팩트 카메라는 안중에도 없다. 아이러니한거 하나 얘기해줄까? 20~30만원짜리 카메라도 금속재질에 헤어라인가공까지 하더라.

배경 흐림은 빼놓지 않고 나오는 테마인데, 그거 훨씬 싼 컴팩트중에서도 빠른 렌즈와 촛점길이 긴것(줌 배율 높은것)으로 찍으면 얼추 나온다. 또, 줌이 높지 않더라도 최대한 줌한 뒤에 줌한만큼 물러나면 ‘날라가진’ 않아도 배경은 정리가 된다. 접사의 경우에는 더 쉽다.(된다 안된다의 문제지, 정물촬영, 특히 접사에서 조리개 여는것은 정작 사물을 흐리게 만드는 위험한 행동이다) 컴팩트 카메라중에서 어떤 제품은 손바닥만한데 10배줌(거의 28-280mm)를 가진 제품이 있다. 그만한 화각지원하는 SLR을 들고 다니려면 줌렌즈로 구성해도 최소 2개는 필요하다. 카메라 하나 렌즈두개, 배터리와 충전기… 카메라 가방이 따로 필요할 것이다. 렌즈값은 생각해봤나? 중고 DSLR 하나 살 돈이 필요하다. 아, 작은 DSLR크기를 컴팩트에서 용납할 수 있다면 18배줌(약 500mm)까지 쓸수 있다. 그 거리에 걸맞는 렌즈를 휴대하려면 좀 커다란 가방이 있어야 할것이다. 300mm를 넘는 줌렌즈가 있는지는 못들어봤으므로, 최소 3~4개의 렌즈가 필요하고, 값은 보급형 DSLR 너댓대는 살돈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 다음으로 사용되는 핑계가… 아 작품촬영. 다시말해 뭐 셔터를 조절한다거나 조리개를 조이고 연다거나, 뭐 그런거…. 뭐 그게 DSLR에만 가능한게 아니지만 꼭 필요하면 그 사람은 DSLR을 써야할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내 경험을 하나 얘기하자면. DSLR 을 사고 나서 막 플래시를 이용해 야간에 건물의 일루미네이션을 배경으로 인물을 찍을때 얘기인데, DSLR 카메라는 자동모드로 냅두면 죽었다 깨어나도 슬로우 싱크로가 안되고, 또 당시에는 그럴때는 강제로 셔터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당연히 사진은 배경은 검고, 사람만 훤히 나왔다. 내가 지금 쓰는 컴팩트 디카는 어두운 상황에서 인물이 있으면 아무런 조작없이도 플래시를 터뜨리면서 셔터속도를 늦춘다. 엊그제인가 불꽃축제를 했는데, 궁금해서 어떻게 찍는 요령이 있는지 봤는데, 조리개는 F8~9정도로 속도는 1~3초 정도로 등등. 생각해보니까 가지고 있는 컴팩트 디카에도 불꽃모드가 있더라. 삼각대에 고정해놓고 찍으면 저절로 2초까지 늦어지고 손에 들고 찍으면 저절로 1/4초로 늦어지게 되는 기능인데… 친절하게 불꽃이 완전히 펼쳐질때 셔터를 누르라는 안내까지 나온다. 카메라 만드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찍는 사람은 그럴런지 몰라도. 전문가용 카메라를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 못지않게 카메라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망치지 않기 위해서 궁리하면서 밥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조절 하는 맛도 있겠다 공부해서 남주냐지만, 훨씬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저절로 해주는 게 있다면 굳이 그걸 공부해가며 수동으로 해야 할까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나는 귀차니즘으로 2종 자동면허를 땄는데, 2종자동이 면허냐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렇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포르쉐도 오토매틱으로 나오고 수동 차를 못모는 제임스 본드1도 있는 세상에 뭐하러 그 골치 아픈걸 배우냐는것. 수동 운전은 듀얼쇼크로 하는 그란투리스모로도 충분히 골치아프다 ㅡㅡ; 게다가 자동변속기는 옵션으로 값이 비싸고 유지비도 더 들지만, 똑똑한 자동 카메라는 오히려 값이 싸다.

나는 원래 일반인의 DSLR 무용론자이다. 2006년에도 비슷한 글을 썼다가, 펜탁스포럼을 비롯한 몇몇 SLR 사용자 모임에 흘러들어가 토론의 대상이 되는 경험도 해봤다. 그러자 몇몇 사람들이 그러더라, EXIF 정보2를 보니 저 인간 EOS 20D 쓴다. 그러면서 위선적이라는데.

좋다 그럼 이제 누가 DSLR을 사야하는가. 내가 왜 DSLR을 가지고 있는가? 내 이야기를 좀 하려고한다. 첫째로 인정해야 할 사실은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릴리스타임이 내가 처음이자 유일한 DSLR을 샀을 때였던 2004년당시에는 형편없었다. 또 AF(자동초점)에 걸리는 시간도 오래걸렸다. 둘째는 쓰면서 느낀거지만, 당시에는 센서 감도를 ISO 400 상당 이상으로 찍을 수 없었다. 하지만 DSLR은 센서가 크기 때문에 노이즈를 컨트롤 하기 수월했기 때문에, 특히 전력량이 적은 CMOS가 들어간 기종은 더 노이즈가 억제되기 때문에 ISO를 800이나 1600까지 올려도 쓸만한 사진이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실내에서 인물의 스냅샷을 찍는 사람이다. 나는 인물의 스냅샷만 4만장을 찍었다. EOS 20D만해도 3만 6천장을 찍었다는 사실에 많이들 놀란다. 생각이고 자시고가 없다. 감각으로 프레이밍하고 셔터를 누르고 나서 생각할일이다. EOS에는 두개의 다이얼로 노출을 조절하지만 그 다이얼을 한바퀴 돌리는 것도 사치스럽다. 그러므로 나는 프로그램으로 찍는다. 어라 아까전에 자동으로 찍을거면서 뭐하러 DSLR 사냐고 하지않았냐고? 그래, 나도 솔직히 그건 아깝다. 아마 DSLR처럼 빠르게 AF가 잡히고, 감도를 올려도 노이즈가 덜 생긴다면, 아마도 내가 DSLR을 쓸 일은 크게 줄을 것이다. ㅡ 많이 좋아졌기때문에 컴팩트를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얼굴인식은 많이 편리한 기능이다. 감도문제도 점점 인내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알아두셔야할 점은 내가 썼던 카메라와 렌즈 전부 합쳐서 1.6kg가 넘었고, 어쩔땐 2kg가 가까울때도 있었다. 거기에 플래시(550EX)를 더하면 거진 2.5kg가 된다. 그럼에도 나는 꿋꿋이 매일 들고 다녔고, 매일 찍었다는 것이다. 나는 사진을 찍는 것을 어떤 의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단지 사진의 결과물을 즐겼을 따름이다. 내가 추억하고, 내가 그들과 함께하고 그들이 나와 함께 해주고 그리고 나는 그걸 보면서 그때를 추억하는. 첫사랑의 얼굴과 둘도 없는 친구의 얼굴. 가족의 얼굴….  그런데 그 모든 사진을 마음에 들정도로 찍는데(프로그램으로 찍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거 사람이 카메라를 조작하는건가, 카메라가 사람을 조종하는건가 싶을정도로 몇달은 익숙해지는데 고생을 했다. 측광방법이나 포커스 측거점, AF모드, 심도 등등…  LCD로 완성된 이미지를 프레이밍만하는 것과 뷰파인더로 본 것을 완성된 이미지로써 결과를 재구축해서 상상하면서 찍는것은 어렵다. 무거운건 또 어떻고… 나는 처음 DSLR을 썼을때 거짓말 안하고 손가락 마디부터 오른쪽 어깨뼈까지 한 삼주 가량은 빠지고 쑤시게 아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기하고 싶은건, 사람들의 시각이 바뀐다는 것이다. 자기 여자친구의 이미지 사진찍어주고 정물을 찍을때나 DSLR이 부담이 없지, 다른 사람 스냅샷 찍는데 검은색 DSLR을 들이내밀면 열에 여덟아홉은 부담스러워한다. 피하고 거부반응을 내는 사람 아주 많다. 아주 친한 사람, 카메라에 많이 찍혀본 사람 아니면 커다란 카메라를 들이미는데 긴장하지 않는 사람을 보는것은 아주 드문일이다(뭐 스냅샷을 찍는 입장에서 보면 랙이나 포커스 속도를 감안할때 순간포착이 쉬우니 찍을 능력과 찍을 사람을 달랠 여건이 되면 DSLR이 유리하다). 특히 길거리에서 한번 무작위로 사람들의 인파에 대고 뷰파인더에 접안한 채로 지켜보라 홍해가 갈라지는 모습을 볼수 있다.

반면에 컴팩트 카메라나 디지털 캠코더를 들고 다니면 의외로 유들한 대접을 받는다. 캠코더로 졸업한 모교 앞을 찍을때도,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지나가는 후배와 학우들 중 몇몇은 카메라 앞에서 손흔들고 브이자 만들고 깔깔대면서 포즈까지 취하고 지나가더라.

더하여, 특히 내가 만난 서양사람들은 잘 아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질색을 한다. 컴팩트 카메라로는 그냥 기념삼아 포즈잡아주는 사람도 DSLR을 들이밀면 “어디에 사용하느냐?”를 안묻는 사람이 없다. 일일히 그냥 기념으로 쓰렵니다. 그래야 진정을 한다. 그 사람들은 DSLR 카메라는 무슨 업무나 심각한 취미로나 사용하지 개인적인 용도로는 이해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내 20D를 들고 미국으로 간 준영이는 한 워싱턴  D.C.에서 한 노인이 카메라에 대해서 신기하게  물어보면서 사진 찍는 일하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누굴 잡고 물어봐도 될거다 한국하고 일본을 제하고 그렇게 디카 특히 DSLR이 보급된 나라가 드물것이다. 그나마 일본은 자국 제품이라는 메리트라도 있지,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테크윈 한군데에서 생산하다시피하는 제품을 제외하면 DSLR  자체가 생산되지 않지 않은가(그나마도 팔리나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모든걸 이길 그럴 자신이 있다면 DSLR을 집으셔도 된다. 망쳐진 사진으로 남아도 되는 추억이란 없다. 내가 요즘 쓰는 디카는 구독자는 아시겠지만 파나소닉의 FX38로 자동 장면 인식을 크게 셀링 포인트로 삼는 모델이다. 이 모델은 일본에서는 대를 이어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자동 장면 인식은 덕분에 요즘은 상당수의 메이커가 추종하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이 기능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어차피 심도는 깊지만) 카메라를 풍경이나 건물에 가리키면  포커스를 멀리 잡고. 가까이 있는 물체를 갖다대면 매크로 모드로 바뀐다. 밤 풍경을 가리키면 삼각대가 있으면 셔터속도를 늦추고, 손으로 찍으면 감도를 올려서 노출을 확보하고, 사람이 있으면 플래시를 터뜨리고 슬로우 싱크로로 바뀐다.

확실히 하나만 더 말하자면 컴팩트와 DSLR의 사진 찍임새는 틀리다. 일단 노이즈나 선예도가 차이가 나는데, 그건 센서크기에 따른 수광의 문제이고, 심도 또한 크기에 따른 초점거리의 차이이다. 100% 비율으로 컴팩트를 이용해 찍은 사진을 보면 엉성하다. 하지만 100%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있기나 한건가? 나 같은 경우에는 DSLR을 쓰면서도 ISO를 높혀썼다. 렌즈가 어두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얘기했다시피 스냅샷은 노출 한스톱이 실패를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걸 등배로 보면 ISO100으로 찍을때에 비하면 노이즈가 가관이다. 그렇지만 그걸 나는 리사이즈해 웹에 올리거나 5×8 정도로 출력해 쓰거나 화면으로만 확인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설령 다른 용도로 써서 그 품질 저하가 눈에 띄더라도 중요한건 흘러간 시간 속의 이미지가 내 손에 있다는 것이다. 품질이 조악하던 엿같던 컴팩트라도 들던 ISO를 올리던 일단 찍고 남겨야 볼일이지, 여건 탓하면서 품질에 연연하다간 남는건 후회뿐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사진기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찍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거리낌없이 찍고, 즐길수 있는가? 말이 1.5kg지 그걸 목이나 어께에 또 다른 짐짝들과 함께 들고 다닌다고 생각해보라. 아무리 보급형 카메라에 번들렌즈를 달아도 8~900g인데. 자동모드로 스냅샷 찍으면서 쓰기엔 아무래도 비효율적인것 같다. 지난 학기초에 학교에서 숨막힐정도로 가녀린 여성이 백이 아니라 DSLR을 어깨에 매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가뜩이나 늦더위 때문에 더운데 숨이막히더라..

전국민이 핀 보케를 위해서 7~80만원짜리 카메라를 잘도 사는 까닭에, 캐논이나 니콘은 아주 신이 났을 것이다.

이 글을 보고 발끈할 분들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분명히 말해두자면, 배워서 연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글의 내용이 해당되지 않는다. 즉, 사진 실력을 닦아서 사진 찍는걸 즐기고 싶은 분들이 분명히 있다. 그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대상은 그냥 찍고 남겨서 즐기는 일반인을 일컫는다. 마치 내가 귀찮은 매뉴얼 변속기 대신에 자동 변속기를 달고 목적지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어떤 사람은 매뉴얼 변속기로 자신의 실력과 감에 맞춰 타이밍을 맞춰 변속해서 모는 ‘모는 것’에 목적을 두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틀림없는 재미이고 훌륭한 취미이다.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글에서는 사진을 날리면서 DSLR을 써야하는가? 라고 했지만 그것은 이 경우 해당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엔진을 꺼먹고 하면서 배우는 수동 변속이지만, 익숙해지면 자동변속기만 모는 사람으로써는 즐기지 못하는 궁극의 맛이 있는게 있으니까. 그런면에서 내가 DSLR을 쓰는것은 비유하자면, 일순의 필요 때문에 오버드라이브나 팁트로닉(수동기어 조절)이 달린 자동변속기차를 모는것이라고 할수있겠다. 그냥 놀러가고 일하러가고 장보는데 드는 차가 수동기어를 달거나, 팁트로닉을 단 차일 필요는 전혀 없지 않은가? 내 말의 요점은 이것이니 오해하지 말아주기 바란다.

  1. 다니엘 크레이그 얘기다.

  2. 카메라의 JPEG 파일에 촬영기종, 일시, 설정 등을 저장하는 일종의 꼬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