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텔에 관해

언젠가였습니다만, 라프텔이라는 사이트에서 멘션을 걸어왔습니다. 분명히 애니플러스였나 애니맥스플러스였나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은 트윗에 대한 리플라이였을 겁니다. 

이 트윗을 쓴게 거의 일년 전의 일입니다. 지금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면, 

지난 수년간 애니플러스와 애니맥스에 내던 연간 이용권 구독은 끊었습니다. 대신 월정액으로 바꾼 상황입니다. 금전적으로 말하자면 손해지만 말이죠. 그와 동시에 라프텔에 월정액을 같이 끊은 상황입니다. 중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깝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에는 사용성 개선을 여러차례 유선 등을 통해서 요구했었고 그러다가 이런 경우도 당했죠. 

몇년 전에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의 후속권이 나오지 않고 기간旣刊이 절판된 문제로 출판사에 유선으로 상의한 적이 있습니다. 직원이 그러기를 ‘아시다시피 학생들이 많이 보다보니’ 학생들 방학이 되면 쇄를 다시 찍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만 이게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 등을 비롯한 서브컬쳐 업계 전반이 고객층을 보는 시각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코푼 돈 챙기는거죠. 그러다보니 기초적인 메일 사용법 조차 실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회인인 친구들 누구를 붙들어도 이런 실수가 실제로 벌어졌다는걸 믿지를 않더군요. 

라프텔로 돌아와서, 여러모로 왓챠와 왓챠플레이 혹은 넷플릭스를 떠올리는 구조입니다. 서브컬쳐의 왓챠/왓챠플레이 같은 사이트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앱은 물론 웹사이트도 사용성이 (최소한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에 비해서)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돈 값’을 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화살표키로 스킵을 하거나 버튼 하나로 스샷을 찍거나 오프닝이나 엔딩을 건너 뛰거나 다음화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등. 돈을 내고 사용하는데 사용성이 불법 다운로드보다 떨어져서야 되겠습니까?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라프텔은 독자적인 판권을 보유하고 서비스하는게 아니라 2차 제공을 하는 회사라는 점이다보니 최신작품의 경우에는 월정액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마치 IPTV VOD 마냥 개별 결제가 필요하다는 점 정도일지도 모르겠네요. 

추후 어떻게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계속 3군데에 ‘세금’을 낼지, 아니면 라프텔 한 군데로 정리를 할지 말이죠. 

라프텔을 포스팅 하나를 할애해서 추천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 크롬캐스트 지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크롬캐스트 지원은 약속대로 이미 지원 중입니다. 아직 좀 모자란 부분이 있으나(다음화로 자동으로 넘어가질 않습니다, 개선을 약속한 상태입니다만) 몇년을 해달라고 지랄을 부려도 쇠귀의 경읽기던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보다는 훨씬 낫지 싶어요.

케모노 프렌즈 한국어 더빙

매주 토요일 챙겨 보고 있습니다. 애니플러스 본방 사수를 한게 얼마만인지 -_-; 그것도 대낮이군요. 일본에서도 방학 아침의 방송이 화제가 되었습니다만 애니플러스에서도 이른 블럭은 심야 애니메이션 블록이 아니죠. 나이 든 프렌즈도 어린 프렌즈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잘 번역 더빙 되서 참 좋았습니다. 원작 캐릭터의 특징은 잘 잡으면서 자연스러운 우리말이라 좋았어요. 타노시이!

여담으로 이제 곧 따오기가 나오는데… 어마무시한 음치인 따오기를 성우 이용신 씨가 하신다죠. 세상에나 업계에서 노래라면 손 꼽는 성우가 음치라니 푸하하하 오래 살라고 세상은 절 떠미는군요.

넷플릭스 사태와 오타쿠 그리고 서브컬처

’넷플릭스 쇼크’를 겪고 저는 아래와 같은 트윗을 했었습니다.

사실 이런 논리는 꽤나 위험합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당하던거 너희도 당해서 꼴좋다 같이 들릴 수 있으니까요. 사실 모든 심의 검열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제 지론 상, 너나 할 것 없이 큰 사건입니다. 다만 소위 ’하이컬처’를 즐기시는 분들도 서브컬처를 즐기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당하는 불합리함에 대해 이해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사실 이건 복합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방송이 세분화되서 더 이상 만인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심의 당국에선 그렇게 생각 안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어느정도는 이유가 있지 않다 싶습니다. 글에서 애니플러스와 애니맥스를 들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이 채널은 만인을 위한 방송이 아니다보니 시청률이 매우 낮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높지는 않을겁니다. 오죽하면 진격의 거인 때 살짝 오른걸로 모두가 떠들석했겠습니까? 당시 애니플러스는 일본에서 가장 빠른 방송국에서 방송한 당일에(일본 애니메이션은 방송국에 따라 전국 모두에 방송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방송했습니다. 몇차례 앞당기다가 그렇게 된 것이죠. 19세 시청가로 방영되었지 싶지만 그걸 모두가 다 지켰나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오타쿠 시청자 입장에서는 블러나 광선처리 혹은 편집이 매우 불만스러울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사업전략적으로 자숙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의 경우 제가 학교를 가기 전에도 텔레비전이 방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보는 내용에 대한 프라이버시가 있었습니다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어느정도는 부모님들의 양해나 묵인이 필요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숙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제가 모 라이트노벨의 이미 나온책 품귀가 지속되고 후속권이 나오지 않아서 출판 계획에 대해 묻기 위해 출판사에 문의를 했더니, ’방학이 되면 재판을 찍고 후속권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시겠지만 학생들이 주로 보니까요’라며 말이죠.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몇 년이 됐나 싶으니 좀 멋쩍습니다만. 뭐 그런말이 있더군요. ’나이 먹고도 만화에 돈을 쓰냐’는 거였죠. 뭐 IT 제품이나 자동차에도 돈을 썼었고 사진도 요즘 잘 안찍는다 뿐이지 나름 할건 다 하는데 말이죠. 남이라면 왠 오지랖이니 하겠지만 아버지가 그러시니 허허 웃고 넘어가는 수 밖에요.

그 출판사는 라이트노벨을 비롯해서 만화 잡지와 단행본 등을 출판하는 꽤 역사와 규모가 있는 회사입니다. 그곳의 편집자의 생각을 통해 ’서브컬처’의 주 소비자를 대충 가늠할 수 있죠. 아쉽지만 그런겁니다. 그러니 자숙할 필요가 있지요.

애니플러스가 방영한 작품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화제작이라면 소드 아트 온라인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심의 당국과 곤혹스러운 마찰이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게임의 마비 상태에 빠트린 상태에서 공격하는 장면과 역시 게임 캐릭터를 난도질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죠(하나가 더 있지만 이건 대개가 납득할 정도였습니다. 사유로 적은 문장 표현을 두고 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요). 빙과라는 작품에서는 소품용 잘린 손목이 문제를 일으켰지요. 아마 애니플러스의 방송은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뉠 정도로 편집증적인 편집(말장난 같군요)을 하게 되었지 싶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실사 영상물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최소한의 심의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서브컬처를 저속하다고 보는 ‘점잖은’ 여러분의 생각도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든 아니든 서브컬처는 규모가 크진 않을지언정 엄연히 합법적으로 굴러가는 하나의 산업입니다. 여러분의 젊잖은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그보다 더 보수적인 심의 당국의 생각이 변할리 없겠지요. 넷플릭스에서 겪은 어처구니 없는 심의를 보시면서 체념하듯 트윗했습니다만, 이제 오타쿠가 아닌 여러분도 뭐가 문제인지 아시게 됐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타쿠와 비 오타쿠 모두 이 문제에 하나로 되서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왜인지 마르틴 뉘밀러의 유명한 글귀가 떠오릅니다.

First they came for the Socialist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Socialist.

Then they came for the Trade Unionist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Trade Unionist.

Then they came for the Jew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Jew.

Then they came for me—and there was no one left to speak for me.

— “First they came…” Martin Niemöller

마지막으로 오타쿠 여러분에게도 한마디 드릴 것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일이든 예외가 있지만 여러분이 하시는 일은 떳떳한 행위입니다. 위축될 필요가 없어요. 물론 그것은 여러분이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사회적인 책임을 질때 얘기입니다. 자유와 방종이 다르다는 말은 귀에 박히도록 듣습니다.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의 일원으로써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불합리한 심의에는 맞서 싸워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동 포르노나 상궤를 벗어나는 것까지 인정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넷플릭스 사태를 보면서 든 생각

넷플릭스에 오렌지 이즈 뉴 블랙이란 프로그램의 성적인 장면 일부가 블러처리 된 걸로 세간이 시끄럽습니다. 많이들 돈 내고 성인인증하고 보는 매체에 겨우 섹스 토이를 가지고 심의를 걸고 넘어지는 것에 기가 막혀 했습니다. 제가 보건데 심의 당국은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그리고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와 같이 명명됨으로써 확고해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지키는 느낌입니다. 융통성 없고 고집불통인 영혼 없는 로봇같네요. 방송이란 매체에 대한 생각은 매우 낡은(old-fashioned) 느낌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올해로 케이블 방송이 생긴지 21년입니다, 제 방의 텔레비전으로 볼 수 있는 채널이 200개가 넘습니다. 늘 보는 채널은 10개 안팍이고 나머지는 채널재핑이거나 아니면 종교 채널이나 바둑 채널, 낚시 채널 같이 전혀 안보는 채널도 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 중 상당수는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라는 채널에서 무얼하는지 무슨 채널인지 아시는 분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모르실까봐, 애니메이션 채널입니다. 특히 애니플러스는 비교적 고연령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중심입니다.

아마 베이비붐 세대인 우리 부모님이 애니플러스를 보실리는 없을 겁니다. 대신 저는 전혀 안보는 바둑 채널을 보실거고 어머니는 드라마 채널을 보실겁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걸까요. 네, 20년이 넘은 지금은 방송은 KBS와 MBC, EBS와 지역 민방만 있던 시대처럼 모든 세대 모든 연령 모든 성별의 모든 취미를 가진 사람이 한군데에 모이는 세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애니메이션을 들었는데 아마 ’저연령’이라면 주로 투니버스를 볼것입니다. 같은 애니메이션인데도 연령에 따라 채널이 달라집니다. 다시 말해서 초등학생인 어린이가 ‘어쩌다가’ 채널에서 방송되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투니버스에서 볼 수 있는건 자정 가까이 하는 심슨 정도일까요?

그러나 심의 당국은 방송은 모두가 보는 공개적인 영역으로 생각합니다. 마치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에서 하는 심야에 하는 애니메이션을 아이들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로 생각합니다. 채널이 다르고 시간대가 다른데 말입니다.

사실 요즈음에는 OTT(Over the Top) 서비스, 혹은 온디맨드 서비스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드라마 채널의 시간표를 살피던 어머니는 이젠 푹(pooq)으로 당신이 좋아하는 시간대에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십니다. 저는 큰 화면이라는 이점을 살려서 본방을 보기도 하지만 애니플러스와 애니맥스의 웹사이트 정액제에 가입해서 휴대폰이나 태블릿, 컴퓨터로 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좋아하는 시간대에 보는건 정말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케이블 커터(cable-cutter)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셋톱박스를 치워버리고 OTT 서비스로 때우는거죠. 그 중심에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이 있고, 기존 방송사들도 뛰어 들고 있습니다. 우습지만 우리나라는 케이블은 자른 대신 IPTV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고 케이블 회사가 ISP가 됐다 뿐이지 다를게 없습니다. IPTV는 급행차선을 타고 대역폭 제한에서도 자유로운(1Gbps 인터넷의 100GB 쿼터에서 차감안함) 특혜를 누립니다. OTT든 IPTV든 이걸 방송물로 봐야할지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요 몇달 전부터 애니플러스나 애니맥스에서 방송한 TV 애니메이션, 그리고 구글 플레이 등에서 다운로드한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재미있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심의 등급(극장판의 경우 선정성 폭력성 등 상세 분류가 나옵니다)과 본래 방송일이나 개봉일이 영상물 시작 전에 나오더군요. 왜 그런걸까요? 심심해서? 일단 연락을 취해서 이유를 문의해 볼 생각입니다만, 왠지 이번 ’넷플릭스 쇼크’와 비슷한 이유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솔직히 불특정 다수가 특정 채널과 특정 VOD를 모두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제 슬슬 방송을 포함한 영상물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만 높으신 분은 그걸 모르겠지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서브컬처, 특히 애니메이션을 보는 심의 규제 당국의 이중 잣대에 대해 얘기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