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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사태와 오타쿠 그리고 서브컬처

’넷플릭스 쇼크’를 겪고 저는 아래와 같은 트윗을 했었습니다.

사실 이런 논리는 꽤나 위험합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당하던거 너희도 당해서 꼴좋다 같이 들릴 수 있으니까요. 사실 모든 심의 검열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제 지론 상, 너나 할 것 없이 큰 사건입니다. 다만 소위 ’하이컬처’를 즐기시는 분들도 서브컬처를 즐기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당하는 불합리함에 대해 이해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사실 이건 복합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방송이 세분화되서 더 이상 만인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심의 당국에선 그렇게 생각 안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어느정도는 이유가 있지 않다 싶습니다. 글에서 애니플러스와 애니맥스를 들었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이 채널은 만인을 위한 방송이 아니다보니 시청률이 매우 낮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모르지만 높지는 않을겁니다. 오죽하면 진격의 거인 때 살짝 오른걸로 모두가 떠들석했겠습니까? 당시 애니플러스는 일본에서 가장 빠른 방송국에서 방송한 당일에(일본 애니메이션은 방송국에 따라 전국 모두에 방송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방송했습니다. 몇차례 앞당기다가 그렇게 된 것이죠. 19세 시청가로 방영되었지 싶지만 그걸 모두가 다 지켰나는 모르겠습니다.

사실 오타쿠 시청자 입장에서는 블러나 광선처리 혹은 편집이 매우 불만스러울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사업전략적으로 자숙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의 경우 제가 학교를 가기 전에도 텔레비전이 방에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보는 내용에 대한 프라이버시가 있었습니다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어느정도는 부모님들의 양해나 묵인이 필요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숙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제가 모 라이트노벨의 이미 나온책 품귀가 지속되고 후속권이 나오지 않아서 출판 계획에 대해 묻기 위해 출판사에 문의를 했더니, ’방학이 되면 재판을 찍고 후속권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시겠지만 학생들이 주로 보니까요’라며 말이죠.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몇 년이 됐나 싶으니 좀 멋쩍습니다만. 뭐 그런말이 있더군요. ’나이 먹고도 만화에 돈을 쓰냐’는 거였죠. 뭐 IT 제품이나 자동차에도 돈을 썼었고 사진도 요즘 잘 안찍는다 뿐이지 나름 할건 다 하는데 말이죠. 남이라면 왠 오지랖이니 하겠지만 아버지가 그러시니 허허 웃고 넘어가는 수 밖에요.

그 출판사는 라이트노벨을 비롯해서 만화 잡지와 단행본 등을 출판하는 꽤 역사와 규모가 있는 회사입니다. 그곳의 편집자의 생각을 통해 ’서브컬처’의 주 소비자를 대충 가늠할 수 있죠. 아쉽지만 그런겁니다. 그러니 자숙할 필요가 있지요.

애니플러스가 방영한 작품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화제작이라면 소드 아트 온라인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심의 당국과 곤혹스러운 마찰이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게임의 마비 상태에 빠트린 상태에서 공격하는 장면과 역시 게임 캐릭터를 난도질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죠(하나가 더 있지만 이건 대개가 납득할 정도였습니다. 사유로 적은 문장 표현을 두고 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요). 빙과라는 작품에서는 소품용 잘린 손목이 문제를 일으켰지요. 아마 애니플러스의 방송은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뉠 정도로 편집증적인 편집(말장난 같군요)을 하게 되었지 싶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실사 영상물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최소한의 심의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서브컬처를 저속하다고 보는 ‘점잖은’ 여러분의 생각도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정하고 싶든 아니든 서브컬처는 규모가 크진 않을지언정 엄연히 합법적으로 굴러가는 하나의 산업입니다. 여러분의 젊잖은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그보다 더 보수적인 심의 당국의 생각이 변할리 없겠지요. 넷플릭스에서 겪은 어처구니 없는 심의를 보시면서 체념하듯 트윗했습니다만, 이제 오타쿠가 아닌 여러분도 뭐가 문제인지 아시게 됐습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타쿠와 비 오타쿠 모두 이 문제에 하나로 되서 싸울 필요가 있습니다. 왜인지 마르틴 뉘밀러의 유명한 글귀가 떠오릅니다.

First they came for the Socialist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Socialist.

Then they came for the Trade Unionist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Trade Unionist.

Then they came for the Jews, and I did not speak out—
Because I was not a Jew.

Then they came for me—and there was no one left to speak for me.

— “First they came…” Martin Niemöller

마지막으로 오타쿠 여러분에게도 한마디 드릴 것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일이든 예외가 있지만 여러분이 하시는 일은 떳떳한 행위입니다. 위축될 필요가 없어요. 물론 그것은 여러분이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사회적인 책임을 질때 얘기입니다. 자유와 방종이 다르다는 말은 귀에 박히도록 듣습니다.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의 일원으로써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물론 불합리한 심의에는 맞서 싸워야 하지만 그렇다고 아동 포르노나 상궤를 벗어나는 것까지 인정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본 서브 컬처와 물리 매체

가끔 일본의 애니메이션 등 서브 컬처 비즈니스를 보다보면(비단 서브컬처에 국한된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걱정스러울때가 있다. 왜냐하면 시장 자체가 아직도 물리 미디어 판매수익을 통해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원 자체가 물리미디어를 얼마나 팔아먹느냐에 좌우되고 있으니…

솔직한 심정으로 소니뮤직저팬이 아이튠스가 들어오기 전에 일일히 CD를 사서 리핑을 해야했다던지(앨범자켓을 스캔하는 수고는 덤), 새로운 맥에 ODD가 아예 없고 블루레이가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로는 블루레이를 볼 수 없다 같은 ‘사소한’ 문제를 제쳐두고…

사실 미국의 아이튠스나 넷플릭스 훌루 같은 예나 한국인들은 다운로드를 받아서 영화나 드라마 등의 컨텐츠를 즐기고 있고(합법이던 비합법이던) 한국에서도 IPTV로 렌털이나 가입을 통해 보는게 일상화 되어 있고 이제 그것이 추세라는데는 이견이 없는것 같은데… (실제로 일본에서도 히카리TV같은 서비스가 있기도하고)

물론 미디어를 소장하고 미디어에 부가로 딸려오는 무언가를 소장하는 것에 부가가치를 두어 판매하는 것에 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나도 낚이는 입장이고)…

아무튼 이거 참 불편하단 말이지. 디스크를 갈아끼워가면서 본다는게. 물론 거실에서 앉아서 볼때는 참 좋지만… 여러모로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제 슬슬 바뀌어야 할 때도 될때가 된것도 같은데.

…아서라 그러면 국외에선 (합법적으로)접할 길이 없을라. (쓴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