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2018/12/05

푸른곰의 팟캐스트 앱 여행기

한줄 요약. 저는 Overcast를 쓰고 있습니다.

사실 Overcast에는 애증이 깊습니다. 개발자 마르코 아멘트는 팟캐스트 중독자입니다. 직접 많이 들을 뿐 아니라 직접 많이 방송하고 그리고 직접 앱을 만들었죠. 도그푸딩(Dogfooding)의 산 증인이라고 할 만합니다. 오버캐스트에는 돈을 낼 기회가 있을때 마다 돈을 냈고, 버전이 바뀔때마다 항의도 하고 달래도보고 부탁도 해봤지만 한국어(일본어) 팟캐스트 검색이 거의 안됩니다. 하아. 그리고 디렉토리가 있는데 팟캐스트 중독자 아니랄까봐 다양하고 재미있는 큐레이션이 되어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iTunes의 Podcast Directory나 Pocket Casts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영어로 된 팟캐스트는 몰라도 한국어로 된 팟캐스트는 추가하기 너무 힘들어요. 게다가 팟빵 only인 팟캐스트를 볼때마다 이 자식들을 그냥… 하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특히 이런 경우 한숨이 나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Overcast를 쓰는 이유는 인터페이스가 좋고, 듣기 경험이 넘사벽이라는 점입니다. 요즘은 거의 모든 앱에서 지원하는 목소리 증폭 기능이나 공백 자르기 기능은 물론이고, 앞으로 뒤로 감기시에 무작정 정해진 촛수대로 가는게 아니라 진행자의 말의 공백에 절묘하게 맞춰서 재생해줍니다. 그외에도 요즘 외국 팟캐스트에는 팟캐스트 노트와 큐시트(몇분 몇초에 어떤 내용을 다룬다는 일종의 목차)를 담고 있는데요. 그걸 한눈에 보고 듣고 싶은 부분을 빠르게 찾거나 역으로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Pocket Casts에 Overcast 수준의 앱이 나온다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요번에 Pocket Casts가 완전한 변신을 했지만 아직은 오버캐스트의 수준에 다다르기 어려운걸 보면 머나먼 얘기로 보입니다.

덧. 이글을 쓰면서 보니 위 테크니들 팟캐스트는 얼마 가지 않아 갱신이 중단되었군요. 팟캐스트를 준비하면서 제일 어려운게 지속하는 끈기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동글동글 지옥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2016년 맥북프로가 나왔을때 사람들은 기겁을 했습니다. 포트가 4개인데 전부다 USB-C 였죠. 변환단자를 찾지 못하거나 놓고 와서 난리가 났습니다. 2012년 맥북프로가 나왔을때 사람들은 기겁을 했습니다. ODD가 사라지고 이더넷이 사라져버렸죠. 아는 분은 뉴욕의 허름한 호텔방에서 와이파이 속도가 거북이 같을때 동아줄 같았던 이더넷 케이블을 꽂을 곳이 없다는걸 알고 절망하신 다음 정신을 차리고 이더넷 어댑터를 구입하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등등. 애플이 4개의 포트만을 남겼을때 사람들은 말하더군요 “이게 과연 프로 위한 노트북인가?” 라고 말이죠. 2016년 선더볼트 3 쇼크 이후로 2년이나 지나서 저는 560여만원의 노트북 가격외에도 틀림없이 동글 가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별도로 예산을 잡아두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컴퓨터가 도착하기도 전에 동글을 좌악 깔아놓았습니다. 그리고 넣을 조그마한 파우치도 준비했죠. 거기에 기왕 넣는거 50cm 랜케이블에 이것저것 넣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맥북프로로 사용하는 시간의 거의 대부분은 동글없이 사용하거나 무선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매일 꽂는 타임머신 백업용 USB-C to microUSB 3.0 케이블입니다. 외장하드에 연결하거나 가~끔 블루레이를 보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USB-C to Ethernet 동글입니다. SD 리더나 Multiport-AV 어댑터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고… USB 3.0 (타입A) 장치를 위해서 어댑터나 동글을 사용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동글동글지옥은 생각보다 살만한 곳이었습니다. 오히려 USB-C PD 전원 케이블을 좌우로 자유롭게 오가며 꽂을 수 있어서 책상에서 작업할때는 우측에 침대에서 작업할때는 왼측에 놓을 수 있어서 정말 편했습니다. 은근히 노트북 둘레만큼 손해보는 길이가 장난이 아니니까요.

확실히 맥북 프로에서 선더볼트만 남긴건 굉장히 래디컬한 설계 사상이고 제가 종종 말하듯이 사용자를 자신들에게 맞추는 애플의 전형이라고 봅니다만 의외로 사는데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빠른 SSD와 끝내주는 디스플레이, 그리고 트랙패드가 주는 만족감이 더 좋았습니다.

뭐 모두가 만족하지 않을거라는건 압니다. 그리고 그걸 어찌할 수 없다는 것도 말이죠. 만약 제가 맥북프로를 사지 않았다면 ThinkPad X1 Extreme을 사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것도 옵션을 적절이 올리면 400만원은 가볍게 넘더군요. 물론 맥북프로보다 나은 부분도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말입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종합적으로 값은 싸네요) 하지만 이것도 언제나 말하지만 맥을 돌릴 수 있는 컴퓨터는 맥 뿐입니다. macOS와 하드웨어가 하나되어 맥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담. 8월달에 맥북프로 나오자마자 산 입장에서 보면 요번에 나온 Vega 그래픽 업데이트 옵션이 속이 좀 쓰리네요. 이번에 사서 몇년을 쓸 것을 각오하고 샀는데 말입니다. 조금이라도 성능이 좋은걸 바라는건 인지상정이거든요. 물론 최고의 컴퓨터를 사려면 죽기 전에 사는게 좋다는 90년대부터 거슬러오는 격언 비스무리한게 있긴 하니 쓰린 속을 부여잡을 수밖에요.

 

배터리가 소모되는 용기

난감하게 됐습니다. 출시 직후 구입한 에어팟(AirPods)의 배터리가 이상한 것입니다. 우선 각 유닛이 100% 충전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문제가 있는 것이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한곡 듣자면 5% 가까이 떨어질 때도 있고, 몇 곡 듣노라면 80%대로 떨어지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녔습니다. 평소에 에어팟을 쓰면서 이렇게 배터리를 혹사(?)시켜본적이 없어서 좀 당황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이 추세라면 2시간에서 2시간 반이면 배터리가 다 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에어팟을 처음 썼을때는 이렇지 않았거든요.

사실 저는 에어팟은 물론, 아이폰 7이 한국에 출시되기 전에 Bose의 QuietComfort 35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무선이야 말로 미래다.” 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물론 배터리의 수명(lifespan)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을 줄은 몰랐던 거죠.

애플에서는 전화로 이런저런 도움을 주었지만 결국은 하드웨어적인 이상으로 보였고, 센터를 가보아야 할 듯 했습니다만 만약 센터를 가게 된다면 한짝의 배터리를 교체하는데 59,000원이 들겁니다. 

어느 팔자인지는 모르나 예비로 미개봉의 새 에어팟을 꺼내서 시험해보니 물론 생각만큼 소모가 느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에 쓰던 녀석 만큼 가파르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충전도 완전히 되었고 말이죠.

보통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면 몇년은 사용합니다. 저는 아이폰 5에 딸려온 EarPods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고 말이죠. 아마 다들 그러시겠죠. 그런 입장에서 2년쯤 사용한 녀석이 배터리가 비실비실해지기 시작했다는 건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선, 특히 에어팟은 분명 놀랍도록 편리하고 마법처럼 간단하지만 필 실러가 주장한 선을 자르는 용기에는 배터리가 소모되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을 통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