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은 애플 생태계의 중요한 조각

새 맥을 받은지 한 달이 거의다 되어갑니다. 사정상 맥을 못쓴지 2년이 가까웠지만 맥에 다시 익숙해지는데 걸린 시간은 며칠이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수영이나 자전거, 스키를 타듯이 자연스럽게 맥의 단축키가 손에 익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아이패드가 PC를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지도

아이패드가 PC를 대체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PC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가령 침대에 누워서 메일을 보내거나 책을 읽거나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 커다란 맥북을 꺼내는 것보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저는 아이패드가 PC를 대체할 수 있다고 몇차례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맥은 애플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조각 중 하나

하지만 아이폰을 사용한 사용자 중에서 컴퓨터가 필요하다면 자연스럽게 맥으로 갈 것입니다. ‘컴퓨터가 뭐에요?’라고 당돌하게 묻는 당돌한 꼬마에게는 미안하지만 여전히 맥은 여전히 강력하며 맥은 여전히 생산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트위터나 RSS 피드를 읽다가 이걸 트위터나 다른 SNS로 공유하고 싶다고 치죠. 공유 시트를 열어서 공유 창을 열었는데, 이런 본래 기사에서 다룬 수치가 기억이 안납니다. 맥에서는 바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조금 애로점이 있습니다.

거기다 맥은 애플 생태계에서 아이폰 못지않게 중요하고 커다란 조각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가지고 살았지만 맥이 생겼을때 애플 생태계의 주민으로써 완전히 인정된 느낌입니다. 아이폰에서 작업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맥으로 이어지고 맥에서 작업한 내용이 자연스럽게 아이폰으로 이어지고, 아이패드에서 읽던 내용이 맥으로 이어지죠. 애플 앱 뿐만이 아닙니다. iOS 서드파티 앱들은 상당수 맥용 컴패니언(companion) 앱이 있고 아이폰에서 작업한 내용을 맥으로 가져와서 최종적으로 손을 보거나 맥에서 작업한 내용을 바깥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죠. 이 글을 쓰는 Ulysses가 바로 그런 앱 중 하나입니다.

한편 macOS 모하비에 와서는 아예 맥에서 버튼을 누르면 바로 아이폰에서 카메라가 켜지고 찍은 사진이 바로 원하는 폴더나 앱에 전송되는 기능(Continuity Camera)이 도입되기도 했죠. 휴대폰이 아이폰이 아니면 할 수 없고 컴퓨터가 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그런 일입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맥북 프로에 터치ID가 생겼는데 애플 매니아들이 입을 삐죽이면서 뭐라고 했는줄 아시는지요. “애플 워치 차고 있으면 어차피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 되는데 왜 넣었을까?”였습니다(사실 1Password 같은 서드파티 앱이나 애플 페이에서도 지문을 사용할 수 있긴 합니다).

Walled Garden에 어서오세요.

핸드 오프는 맥과 iOS 디바이스 간에 가장 잘 작동하고 AirDrop은 iOS 간에는 큰 쓸모가 없죠. 사파리의 동기화는 PC에서 사파리를 사용하지 않고 크롬을 사용한다면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겁니다. 저는 사진을 관리하는데 구글 포토와 iCloud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데 맥이 없을 때는 그냥 하나의 클라우드였지만 맥이 다시 돌아오자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찍은 사진이 언제나 저장되어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사진 찍고 맥에서 Photos 앱을 열면 바로 그 사진이 있으니 소셜 미디어에 붙여넣는 것도 간단하죠. 그저 단순히 동기화가 잘 되는 것 뿐인데 제 워크플로우가 무척 단순하고 매끄럽게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애플의 클라우드와 ‘연계’의 촘촘함은 소위 말하는 ‘울타리 쳐진 정원(Walled Garden)’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애플의 기기에서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애플의 서비스를 쓰는한 애플 에코시스템 하에서 행복하다는 논리죠. 물론 이 울타리 쳐진 정원 논리는 유명한 만큼 반박도 많이 존재하지만 저는 그럭저럭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건 수많은 ‘과수원’의 ’농장주’ 혹은 ‘농노’들이 증명하는 바이죠.

맥을 쓰지 못하는 2년간 아이폰을 가지고 있고,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고, 애플 워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에도 컴퓨터가 없었던건 아녔습니다. 하지만 맥이 들어오면서 모든 것의 조각이 맞춰졌습니다.

해서 저는 그렇게 맥을 다시 샀고 행복합니다. 애플이 매출을 발표할때 애플 워치와 에어팟, 비츠가 ‘기타’가 되는 와중에도 맥은 독립된 존재로써 존재하는 이유는 저 같은 맥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많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변함이 없지 않을까요?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