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2018/04/03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상품이 됩니다.

2010년에 blue_beetle이라는 사람이 한 스레드에 단 답글은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If you are not paying for it, you’re not the customer; you’re the product being sold.

(만약 당신이 값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고객이 아니라 판매될 상품입니다)

지난주는 애플과 페이스북에게 정말 정신이 없는 한 주였죠. 애플은 교육 이벤트를 두고 간부들이 스크램블을 해서 미디어에 늘러붙었고, 페이스북은 은둔의 CEO라고 까지 불리던 저커버그가 정말 있는 구멍 없는 구멍 다 찾아가서 해명하며 보냈습니다. 팀 쿡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사의 제품과 에코시스템의 프라이버시에 대해 어필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위에 인용한 문장 그대로인 셈이죠. 수년간 애플의 스탠스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제품과 경험을 파는 것이 목적이지 여러분을 파는게 아닙니다. 라는 것이었죠. 저커버그는 한국시간으로 어제였나 갸릉거리면서 그 말을 깎아 내렸죠. ‘당연히 그렇게 돈을 받는다면 그래야겠지만 우리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이라는 것이죠.

페이스북은 편리합니다. 페이스북 소셜 로그인도 편하죠. 그냥 버튼 한번 누르면 가입도 되고 로그인도 되니 비밀번호로 씨름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페이스북은 우리가 어떤 앱(그렇습니다. 로그인하는 사이트도 하나의 앱으로 취급됩니다)을 사용하는지 어떤 웹사이트를 접속하는지 그리고 누구와 통화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지까지 감시했죠.

저는 정기적으로 대형 병원 한 군데와 의원 두군데를 다니는데, 대형병원의 의사 선생님과 의원의 한 선생님과 페이스북에서 친구 추천이 떴습니다. 이 얘기를 트위터에서 하니, 위치정보라던가, 주소록의 전화번호를 의심하셨는데 확실히 의원이라면 그럴수 있겠다 싶었지만… 종합병원의 수 많은 선생님 중에서 어떻게 제 주치의를 찾아서 소개했을까요?

한편으로 제가 잠시 영업점 좀 알아보려고 모 저축은행에 들어가본적이 있습니다. 결과는요? 한동안 페이스북 앱의 광고가 전부 저축은행이며 대출 광고로 범벅이 되었고 그게 돌아오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습니다. 허허. 만약 돈이 급했다면 끌렸을지도 모르겠네요. 미안 페이스북.

지난번에 페이스북에 광고를 해봤다고 포스트를 한적이 있습니다. 하고 싶었던 것은 더 많은 사람이 내 글을 클릭해서 열어보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바꿔 말하면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으로 선별한 취향에 따라 골라진 방문객을 ‘산 것’이 됩니다. 저는 방문객을 얻었고, 페이스북은 돈을 받았죠. 만약 제가 물건을 파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아까전의 대출광고 같이 말이죠.

어차피 신문을 펼치든 웹사이트에서 뉴스를 읽든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보든 어느정도의 타겟 오디언스 설정에 의해 집행된 광고를 보게 되는 요즘 세상에 #deletefacebook 할 용기도 필요성도 느끼진 않습니다만(편의성이 원체 앞서는지라). 아마 그것때문에 #deletefacebook 운동이 일어나도 한동안 페이스북이 커다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낙관도 이해가 안가는 것이 아닙니다.

좌우간 여러분도 저도 상품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걸 피하기는 참 어렵다는 것이죠.

애니메이션 블루레이들의 변화

제가 처음 애니메이션 블루레이를 지를 때 즈음의 일입니다. 음, 그러니까 쿄애니의 <빙과> 정도 시절인 것 같습니다. 빙과는 무려 11권에 걸쳐 나왔죠. 생각해보세요, 방영하고 일년 가까이 블루레이를 모아야 했습니다. 그나마 그 당시의 아마존은 한꺼번에 주문을 넣으면 차례차례 배송을 해주었기 때문에(지금이라면 11권이 나오고 나서 한꺼번에 배송해줄테죠) 살았습니다. 빙과의 블루레이 속권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아 한달이 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애니메이션 블루레이 시장이 좀 이상합니다. 예전에는 없던 방식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조짐이 없었던건 아닙니다. 박스로만 판매하는 작품이 찔금찔금 나오기 시작했고, 저도 실제로 <나만이 없는 거리(마을)>을 12화를 2개로 나눈 박스로 샀었죠. 요즈음 사야지 생각했던 것들에는 <바이올렛 에버가든>이나 <유루캰(유루캠)>이 있었는데요. 둘 다 전통적인 2화 수록 6권~7권 발매가 아니라 3권~4권으로 나뉘어 발매가 되었습니다. 유루캰은 4화씩 3권,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3화씩 4권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화수당 가격이 떨어진건 아닙니다. 4화가 된 만큼 디스크 한장의 가격은 올라갔어요.

유루캰의 블루레이를 받았습니다만, 상당히 특전이 간소합니다.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받아봐야 하겠지만(빠르면 내일 모레즘 받지 싶군요), 이 녀석도 예전처럼 특전 책자다 뭐다 한꾸러미 주던 예전과는 다를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블루레이를 사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솔직히 저도 그래요. 예전에 비하면 애니메이션을 보는 갯수도 줄었고 사는 갯수는 더 줄었습니다. 사는 갯수가 줄어든데는 ‘마라톤(블루레이 1권부터 최종권까지 매달 빠짐없이 수개월 매달린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속어)’을 달릴 자신이 없어진 까닭도 있습니다.

또 생각해볼건 아마존 프라임이다 아베마다 훌루다 넷플릭스다 하는 VOD 서비스들이 점점 침투하고 있는 것도 있죠. 생각해보세요, 넷플릭스에서는 버튼한번 누르면 타이틀도 넘겨줘 엔딩도 넘겨줘 가면서 몰아보기 할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사면 블루레이 드라이브에 2화마다 디스크를 갈아 끼워야 하니까요.

저는 블루레이 박스를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꽃이 피는 첫걸음>이나 <그날 본 꽃의 이름은 아직 모른다>처럼 단권 판매시 특전만 빼고 디스크 갯수를 그대로 유지해주는 고맙다고 해야할지 뭐라고 해야할지 하는 작품도 있습니다만(<꽃이피는…>의 경우 디스크가 9장, <그날 본 꽃…>은 6장인가 됩니다), 대개는 디스크 한두장에 몰아 볼 수 있죠. 솔직히 한두장 갈아끼우는 것조차도 귀찮습니다만… 2화마다 갈아끼우는것에 비하면 양반이죠.

유루캰은 너무 재미있게 봤고 바이올렛 에버가든은 쿄애니에 대한 사랑으로 질렀습니다만… 앞으로 얼마나 애니메이션 BD를 지를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요즘 트렌드는 흥미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