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의 지오블록에 대해 염려하다

지인과 어제 대화를 할 일이 있었습니다. 블루레이에 관해서였죠. 이야기가 나온 계기는 간단합니다. 이래저래 사 모은 CD를 리핑하지 않고 들으려면 CDP로 들어야 하는데 포터블 CDP가 고장이 나서 상태가 영 안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새걸 사려고 하니 마땅한 물건이 없습니다. 소니도 이제는 사실상 생산을 중단했고 말이죠. 아마존이나 우리나라 오픈마켓을 뒤져보아도 별달리 신통찮은게 없습니다.

그 얘기를 하다보니 “최근에 제가 산 외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 같은걸 쓰셔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대답이 왔습니다. 물론 맞습니다. 사실 저도 외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가지고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고 있거든요. 이걸로 움직이면서 들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듣는건 가능할겁니다.

그러다가 얘기가 블루레이에 다달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내장형 BD-RE 드라이브가 사실상 절멸됐고 외장형이 겨우 죽어가는 숨을 쉬고 있다는 얘기였죠. 그러면서 드라이브가 고장날때를 대비해서 하나 더 사두던가 아니면 아마존에서 수입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말씀하시길 한국에서 영상 미디어로써 블루레이가 정착하지 못했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예 미디어로써 실패했다고 하니 그러면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하셨습니다. 저는 VOD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자 ‘애착이 가는 매체는 소장을 하고 싶어진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러려는 소수의 사람이 없으면 이미 한국의 미디어 시장은 다 문닫았을 것’이라고 말이죠.

사실은 며칠전에 mora(http://mora.jp)라는 사이트에서 고해상도 음원을 몇개 샀습니다. 이야… 이 사이트 대단합니다. 일단 지오블록이 있어서 한국에서는 구매 페이지가 열리지 않고 한국 카드로는 결제가 안됩니다. VPN으로 접속하고 JCB 카드로 겨우겨우 결제해서 샀습니다. 이런 지오블록을 갖춘 사이트는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니코니코, 아베마, 훌루, 넷플릭스 등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들이 있습니다만 물론 TV에서 방영을 했고 불법 경로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만 넷플릭스가 전세계 배급권을 가진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다는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물론 여기엔 여러가지 어른의 사정이 있죠. 일본이나 다른 나라 넷플릭스 가면 아마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니코니코에 가면, 아베마에 가면 애니메이션을 공짜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일본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므로 VPN이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영상만 그런게 아니라는걸 말이죠. 예를 들면 스포티파이의 어마무시한 경우를요. 구글도 애플도 뚫었던 JCB 카드로도, 다이너스 카드로도 뚫을 수 없던 스포티파이의 신용카드 조회… 대단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모든 것이 만약 BD나 DVD가 아닌 VOD로 바뀐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지오블록… 어떻게 할까요? 걱정이 산더미 같아요.

1월부터는 넷플릭스 일본을 통해서 교토 애니메이션의 바이올릿 에버가든이 방영되고, 봄에는 전세계에도 방영됩니다.

한국어 노래가 들어간 PV를 만들었을 정도로 공(+머니)를 들이고 있어서 아마 방영은 할 것 같습니다만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가 죽어도 방영되지 않고 있는걸 보면 좀 걱정입니다… 물론 BD로 판매할 것 같습니다만 결국 BD를 사야하는건가. 싶어요.

이런건 정말 좋지 않은데 노이타미나 전세계 배급권을 아마존이 가져간 이후로 노이타미나에 대한 (합법적인) 접근권이 팍 줄어들었는데 아마존 프라임비디오(http://primevideo.com) 에서 한국에서도 볼 수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 들어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죠.

20년전에 DVD에 리전 코드를 만들었을때는 리전코드에 이를 걸었지만 이제는 나라나라별로 제약을 걸 수 있으니 더 심각해졌네요. 걱정이 태산입니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의 예를 보면 이를 뚫기도 쉽지 않고 말이죠.

ps. 바이올릿 에버가든 방영까지 7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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