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홈의 뒤에 숨어 있는 앱이라는 그림자!

저는 이제껏 몰랐습니다. 구글 홈 뒤에 앱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미세먼지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이나 CNN,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보거나 이런저런 음성 앱들이 있더군요. 지금은 “(앱이름)에 말하기”를 한 다음 명령을 내리게 되어 있지만 좀 더 편리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렇죠. 이런 서드파티 참여가 AI 스피커의 참 맛 아닐까요?

Google Home(구글 홈)을 구입한 첫 인상

역시 두고 볼 것은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 녀석이 도쿄에 출장갔는데 갖고 싶어하던 크롬 캐스트 울트라를 사주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저찌 꼬여서 크롬 캐스트 울트라는 사지 못하고 빈손으로 오게 하기 뭐한지라 구글 홈(Google Home)을 부탁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지난달에 Google Home, 이번달에  Alexa, 그리고 올 여름에 Clova가 나와서 이 셋으로 스마트 스피커로 아주 시끌시끌하거든요. 이것도 다 구글이 Google Assistant를 선제 오픈 한 덕이라고 봅니다만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별 붐이 없을까요?) . 참고로 크롬캐스트는 다음 가게에서 발견했다는데 저랑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어 사오지 못했습니다. 다음번에 사다 주겠다는군요. 고마워라. (여담으로 이 녀석은 나중에 말씀 드리겠지만 전용 어댑터를 사용하는데 220V를 지원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검색능력을 가동해야 했습니다. 친구를 언제까지고 기다리게 할 수 없었으니까요)

사실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스마트 스피커(혹은 AI 스피커)에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가족이 사줘서 산 클로바 브라운 스피커도 없으나 있으나 한 용도로 전락했고 말이죠(사실 이건 ‘할 수 있는게 적은’ 네이버 탓이 큽니다).  (나중에 얘기하지만 이 녀석 전압이 한국에서 쓸 수 있는지 알아보느라 광속으로 움직였습니다)

해서 친구가 도착한 뒤 며칠 지나서 이 녀석을 택배로 받았습니다. 언제오나 이제오나 하면서 집배원 아저씨를 기다린 기억이 나네요. 받아서 포장을 뜯는데 포장 자체가 예쁘더군요. 여행에서 다녀온 친구 말로는 “극혐”이라는 크기의 포장은 얼추 눈짐작으로 25cm 높이의 흰 직육면체입니다. 정말 크네요.  밑의 스티커를 잡아 뜯으면 위에서 아래로 쑤욱하고 겉 포장이 벗겨지고 속 포장의 뚜껑을 보석함처럼 철커덕 뒤로 젖히면 나옵니다. 음. 좀 과대 포장인것 같은데… 내용물은 정말 작습니다.

그 외의 구성품은 간단하게 어댑터 하나와 문서들입니다. 설정에 관한 종이도 한장 있고, 명령어에 관한 문서도 하나 있고… 보증서류도 한장 있습니다. 대단히 심플해요. 살 때 많이 고민했던 점이 하나인데, 어댑터가 전용 어댑터이고 범용성이 전혀 없습니다. 만약 이 어댑터가 고장나면 끝! 이라는 얘깁니다. 그리고 매장에서 기다리는 친구를 두고 광속으로 이 녀석이 100V에서 240V 까지 동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서 지르라고 부탁하게 됐습니다. 2010년대에 ‘도란스’를 쓸 수는 없으니까요. 11자 플러그를 우리나라 플러그로 변환하는 소위 돼지코만 준비하세요.

전원을 넣으면 앱을 열어서 설정을 하라고 무한 반복을 하면서 디리링디리링 거립니다. Chromecast(크롬캐스트)를 사용해보셨나요? 그때 사용하는 Google Home 앱을 여시면 됩니다. 안드로이드든 iOS든 있으니 있으면 쓰시고 없으면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설정 자체는 쉽고 별다른 걸리적 걸릴 일이 없습니다. 크롬캐스트와는 달리 블루투스로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폰에서도 매끄럽게 설정이 가능합니다. 첨언해 드리자면 설정하는 전화기의 언어설정을 따라 구글 홈의 어시스턴트 언어가 정해집니다. 미국 영어로 설정해 놓고 쓰시면 미국 영어가, 일본어로 해놓으면 일본어로 대답합니다(나중에 구글 어시스턴트 앱에서 설정을 변경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말입니다. 한국어를 사용할 수 없다면 결국 외국어를 사용해야하는데요. 영어로 한다 하더라도 서툴러도 크게 상관 없습니다.

제가 구글 홈을 산 곳은 일본이다보니 안내 문서도 일본어로 되어 있는데 일본어로 된 안내 문서를 보면 스마트 스피커는 다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구글 홈의 안내는 클로바의 안내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물론 구글에서만 가능한 몇가지와 네이버에서만 가능한 몇가지가 차이가 있지만 제가 보기에 클로바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매우 엄청 무진장 의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글 홈은 여러가지 면에서 선발주자인 아마존 에코와 비교가 되고 있습니다만… 허어 이 정도가 만년 2등의 스마트 스피커라면 도대체 에코 스피커의 알렉사는 어느 정도인거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알렉사의 장점은 서드파티와의 강력한 연동이라고 봅니다만 말이죠. 구글 어시스턴트도 필립스 휴를 포함해서 여러가지 IoT 기기와 연동이 되는 걸로 압니다.

스마트 스피커는 대개 자사 음악 서비스와 연동을 위해 굴러가는 느낌입니다. 구글 홈은 구글 플레이 뮤직이나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죠. 그나마 스포티파이를 지원하는게 숨통을 틔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구글 플레이 뮤직이나 스포티파이를 지원하지 않죠. 유튜브 뮤직이 되는게 그나마 다행이네요. (저는 일본 구글 계정이 있고 여기에 플레이 뮤직 구독이 있습니다)

뭔가 물어보고 답을 얻는거라면 클로바 보다 훨씬 더 많고 자세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컨텍스트 능력도 뛰어납니다. 질문에 대해 답을 얻으면 거기에 추가적으로 알고 싶으면 계속 물어보면 더 더 알려줍니다.

네이버 클로바 프렌즈 스피커를 얘기하면서 말한게 ‘네이버가 할 수 있는게 없다’ 였습니다만, 최소한 구글 홈은 박스에서 꺼내자 마자 크롬캐스트를 조종할 수 있습니다(사실 이건 구글 홈이 조절할 수 있는 IoT 기기중 하나인 셈이죠) 유튜브 비디오를 틀 수 있고 최신 뉴스 동영상을 틀 수도 있죠. 휴대폰 없이 구글 홈 만으로 크롬캐스트에 동영상을 틀고 어떤 동영상을 틀지 고를 수도 있고 재생 컨트롤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 정도로 잘 되는데 왜 구글 플레이 무비는 지원하지 않는거지?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 넷플릭스가 조종 가능합니다. 한국 넷플릭스를 써도 타이틀의 영문 명을 기억하고 있다면 재생이 가능합니다. 가령 지정생존자는 Designated Survivor, 4월은 너의 거짓말은 Your lie in April 이라고 얘기하면 알아서 재생해 줍니다. 음성으로 재생을 컨트롤 가능합니다. 앞으로 감기 뒤로 감기 처음부터 재생 다음 재생 등등.

하지만 이 녀석의 진수를 알아보려면 IFTTT에 들어가 봐야 합니다. 필립스 Hue를 비롯해서 셀 수 없는 IoT 기기들이 구글 홈과 구글 어시스턴트로 조종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제가 우리나라 AI 스피커와 IoT 제품들에서 불만인 점이 이겁니다. API 공개가 없다보니 전혀 조종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죠. LG 유플러스에 셋탑박스 교체하면서 인터넷으로 조종되는 멀티탭을 떠넘겨지다시피 받았습니다만 예를 들어 이걸 구글 어시스턴트로 조종하는 날은 아마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처음 글을 발행하고 나서 거기에 정글 같은 구글 홈과 어시스턴트 앱을 뒤지다가 음성이라는게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개발자등이 올린 ‘앱’을 이용하면 구글이 만들지 않은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죠. 가령 한국 PM2.5/10 정보나 WSJ 뉴스와 회사정보, 이코노미스트의 뉴스 음성 뉴스 요악 같은거 말이죠. 이게 진짜 AI 스피커죠. 에코 시스템! (당분간 이 기능은 현재는 미국 영어만 지원, 조만간 서유럽언어까지 확장 예정)

한편으로 팟캐스트 재생도 가만 보면 클로바가 팟빵을 재생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클로바 보다 구글 홈이 빨랐으니 클로바가 따라한 셈이라고 보는게 타당하겠지요. 뉴스 소스로 YTN만 틀어주는 클로바와 달리 여러 매체를 선택하는게 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서는 에코와 마찬가지로 구글 홈에 자사를 추가하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가 폭스 뉴스를 선택할 이유는 하나도 전혀 아주 없겠죠. 걱정마세요, “제대로 된” 매체는 여럿 더 됩니다.

이 녀석은 전원 연결이 없으면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스피커는 정말 출력이 빵빵하고 베이스가 풍부해서 밤에는 볼륨 올리기가 무섭습니다. 아니 낮에도 밑집이나 옆집에서 찾아올지 몰라서 볼륨을 한껏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집 전체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거든요. 조그마한게 얼마나 베이스가 있는지 밤에는 목소리로도 쿵쾅쿵쾅 울리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큰 소리를 내지만 역시 배터리로 이곳저곳 들고 다닐 수 있는게 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구글 홈과 일련의 패거리들은 여러대가 동시에 작동 가능합니다. 거실에 한 대 방에 한 대 놓을 수 있고 스피커나 텔레비전도 여러대여도 상관없죠. 여러방에 여러 기계를 놓아도 사용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분별도 하고 기본값으로 화씨로 날씨를  “앞으로는 섭씨로 알려줘” 해도 기억해줍니다. 무슨무슨 음악을 어디에서 재생해줘 하면 됩니다.

처음 구글 홈과 구글 어시스턴트(미국 영어)를 사용하면서 아, 이거 미래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얘도 전기 코드 연결한 출력 빵빵한 블루투스 스피커가 될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클로바 보다는 훨씬 미래가 밝습니다.

저는 종종 구글이 수집하는 어마무시한 양의 정보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만 구글 홈과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면 자신의 목소리가 수집되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구글 홈은 “오케이 구글(헤이 구글), 어쩌구저쩌구” 하고 쉬지 않고 얘기하면 착하고 알아 듣습니다만, 그 말은 ‘클로바’라는 말을 듣고서야 듣기 시작하는 클로바와는 달리 항상 마이크를 켜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는걸 의미합니다. 그리고 명령어를 내린 음성을 기록합니다. 사이트에서 명령 당시 음성을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무섭죠? 아마 민감한 상황이라면 뒷면의 마이크 끄기 버튼을 사용하고 싶어질 겁니다. 웹캠의 차단 뚜껑 같은거죠.

그 외에 설정이 정말 복잡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설정을 하는 앱이 구글 홈 앱과 구글 어시스턴트로 나뉘어 있어서 말이죠. 그 외에도 명령어가 영어인 경우 Okay Google과 Hey Google라 후자를 사용하면 문제가 없긴 한데 가끔 재수 없으면 Google Assistant를 지원하는 모든 스마트폰들이 집단으로 잠금까지 풀리는 발작을 일으킵니다 -_-;

이 녀석은 설치는 쉽지만, 설정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알렉사는 사실상 단독제품으로 음성으로 작동하지만 이 녀석은 Google Home과 Google Assistant 앱이 필요하며 이 두 앱의 설정 부분은 매우 복잡하고 헛갈립니다.

구글 코리아가 이 녀석을 한국에 내놓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어를 지원할지도 매우 요원합니다. 장담컨데 아마 어려울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Play 뮤직을 서비스 하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우리나라에 출시도 되지 않은 기기를 대중적으로 권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만약 미래가 어떨까? 한가지 편린이 궁금하시다면 구해 보시는 것도 좋겠죠. 대부분의 분들에게 이걸 비싼 직구 수수료와 운송료를 들여서만큼 살 물건인가? 라면 애매하군요.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구글 코리아가 판다면 비싸지만 속는셈 치고 한번 시도해보십쇼. 라고 말할겁니다. 크롬캐스트를 만약 쓰신다면 바로 구입하셔야죠. 라고 할거고요. (실제로 일본에서는 초기에 크롬캐스트와 함께 세트로 팔았다더군요)

아마존 에코의 성공과 구글에 이어 애플, 네이버, 카카오 등 한다는 회사들이 전부다 뛰어들면서 혹자는 “스마트폰은 지고 미래는 AI 스피커야”라고 하는데 확실히 편리하지만… AI 스피커는 비주얼을 보여주지 못하고 음성 처리는 여전히 불완전합니다. 가장 낫다는 구글도 아직 모자란 점이 있으니까요. 아직은 이 주장에 대해서 저는 보류하고 싶습니다. 아직 많이 불완전합니다. 하지만 10년뒤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거죠. 말씀 드렸지만 10년전 저는 피쳐폰을 쓰고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