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2016/12/17

천리장성 속 갈라파고스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

일본을 보면 얘네 왜 이렇게 내향적인가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외에서는 접속이 안되거나 일본 내에서 사용하는 결제수단만을 사용할 수 있거나 심지어 한 때 가장 많이 사용하던 SNS인 믹시는 일본 휴대전화로 다른 믹시 사용자에게서 초대장을 받아야만 할 정도였죠. 다행일지 불행일지 믹시는 지금은 트위터다 페이스북이다 하는 외국발 SNS에 밀려서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구글이 지도를 반출하려고 했을 때 (특히 네이버 등 국내 업체가) 반대 했던 이유를 알만합니다. 이해관계가 있는 업계 뿐 아니라 역시 이해관계가 있는 관련 단체들도 반기를 들었죠. 형평성과 국가안보를 들어서 국내 업체를 사실상 보호했습니다. 아, 물론 의도한건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내업체를 보호한건 사실입니다. 정말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순수하게 국가안보만을 가지고 반대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넷플릭스를 보자면 중국과 북한을 빼고 거의다 진출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면 과연 여기서 얼마나 장사 해먹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언론에서 무료사용기간이 지난 뒤에 (우리나라 업체와는 달리) 아무런 말도 없이 청구한다고 쏘아댔습니다. 이후로 정부에서는 연령확인을 가지고 딴지를 걸었고 그 다음에는 결제를 가지고 딴지를 걸었고, 그거가 지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부다 등급심의를 받게 되었죠. 전파인증이 그러하듯이 방송심의가 동시출시(방영)의 걸림돌이 되어버린겁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요즘 한한령을 가지고 중국을 힐난하는걸 곧잘 봅니다. 사드(THAAD) 배치 결정 때문에 중국이 각종 비관세장벽을 세우고 온라인과 방송에서 한국 컨텐츠를 구축하고 한국 가수 콘서트에 허가를 안내주고 있다는 얘기 말입니다. 왠지 가까운 곳에서 기시감이 드는군요. 중국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이 없지요. 대신 자국 서비스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우버도 손 들고 디디 콰이디에게 넘겨주고 빠져 나왔습니다. 정말 기시감이 드는군요.

The Great wall by Hao Wei (CC-BY) By Hao Wei from China – Flickr, CC BY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51725

중국의 인터넷 ‘만리 장성’을 두고 중국에서 접근을 차단하고 싶으면 천안문을 적어 두면 된다고 우스개를 합니다만, 어쩌면 우리나라도 ‘천리 장성’을 쌓아 두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결제/보안 액티브 엑스나 플러그인은 기술적인 문제라서 극히 희박하나마 희망이 있지만 정책과 텃세 탓이라면 정말 이건 약이 없어요.

 

 

올파(OLFA) 커터칼

이전 번에 소개한 NT 커터에 대한 소개 글이 의외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최근 이런저런 것에 대한 리뷰 내지는 사용기를 올리고 있는데 사실은 하나의 글로 이른바 ‘지름 오브 더 이어’를 정리해서 올리고 싶었는데 귀차니즘이라고 해야할지 도저히 어떤걸 꼽아야 할 지 견적이 안잡혀서 그냥 좌라락 올려보자 라고 생각한건 아니고 그냥 생각나는데로 써서 올렸습니다. 해서 맥락에서 감 잡으셨겠지만 이 녀석도 올해 잘 지른 물건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올파(OLFA)는 NT와 마찬가지로 오사카에 본사를 둔 회사로 커터칼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올파에서 내놓은 이등변 삼각형 꼴의 금속제 커터칼은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카피캣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전세계적인 수준까지는 조사해보지 못했지만 올파와 NT의 본거지인 일본에서는 올파와 NT가 6:3 정도로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두 회사는 서로 자신이 커터의 원조다! 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NT의 전신인 일본 전사지에서 일하던 직원이 나와서 커터칼을 만드려고 했는데 돈이 부족해서 일본 전사지에서 출자를 받아 제품을 만들었고, 나중에 독립해서 올파를 차린 겁니다. 일본 전사지는 이후에 커터칼로 사업을 전향해서 NT주식회사로 개칭하게 됐고요. 이 문제는 대단히 애매하지만 아웅다웅하게 냅둡시다. 굳이 말하자면 만든 사람이 올파의 창업자고 처음 내놓은 곳이 NT다 정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지금 보시는 녀석은 일반적인 사이즈의 커터입니다. 소형 커터로 종이나 박스 포장 테이프를 자를때 쓰면 좋은 크기라고 생각합니다. 고무 그립이 들어간 타입으로 쥐는 느낌이 좋습니다. 사용하면서 NT와 가장 커다란 차이는 NT 커터는 오토록 슬라이더가 (대개 다른 커터칼들이 그렇듯이) 물결 모양이라 드르륵 밀리는 느낌이라면 올파 커터칼들은 ㄷ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딱딱딱 끊어지면서 밀리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파 쪽의 느낌이 피드백이 확실한 듯해서 좋았습니다.

보시면 칼날이 흑색인데요, 올파에서 일반적으로 내놓는 날 보다 한층 더 날카로운 날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잘라보면 박스의 테이프를 자르다가 빗나가면 박스를 자르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날이 흑색인건 다른게 아니라 착색을 하는 까닭이고 덕분에 녹이 덜 슨다고 하는군요.

이번에는 좀 더 본격적인 커터칼로 가보죠. 대형 커터칼입니다. 슬라이드 하는 느낌은 소형과 비슷하게 경쾌하게 딱딱 소리가 나며 움직이고요. 그립감이 뛰어나고 소형칼도 그렇지만 매우 무섭게 잘 듣습니다. 골판지 정도는 가볍게 자를 것 같습니다. 뒤에는 박스를 따거나 페인트 캔 따위를 열때 쓰도록 된 금속부분이 있습니다. 별로 쓸모는 못느꼈지만 있으면 좋은거겠죠.

해서 공통적으로 무지막지하게 잘 잘린다 정도가 있고 뭐 NT 커터가 조잡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빌딩 퀄리티가 괜찮습니다. 경쾌하게 딱딱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 슬라이드가 특히 마음에 듭니다. 확실히 피드백이 오거든요. 소리로나 걸리면서 움직이는게. 다만 보통 커터를 사용할때는 되도록이면 날을 조금만 빼려고 합니다만(그게 안전하거든요) 이 녀석은 날을 좀 빼지 않으면 날이 고정(락)이 되지 않더군요. 그리고 NT 커터들과는 달리 칼날을 부러뜨리는 도구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포장에는 친절하게 펜치(플라이어)로 부러뜨리는게 안전하다고 써있더군요. 뭐 아직까지는 날을 부러뜨려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나중에 한번 해보아야겠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네요.

해서 올해의 지름 오브 더 이어 중 하나인 올파(OLFA) 커터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