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을 잘못 쓰면

이메일을 잘못써서 엿먹은건 힐러리 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저는 무슨 문제가 있거나 문의가 있으면 온라인 게시판보다는 채팅을, 채팅보다는 전화를 선호합니다. 대개 경우 이쪽의 문의에 몇시간 걸려 달린 저쪽이 답변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그러면 또 다시 몇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전화로 담당자와 통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메일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지요. 전화로는 참고 자료를 보낼 수가 없으니까요.

때는 그러니까 두어달 전인것 같습니다. 모 애니메이션 채널의 안드로이드 앱의 이름이 이상하게 표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전화를 했을때는 ‘그럴리가 없다, 자사 앱을 다운로드 받은 것이 맞는가?’라고 묻기에 맞다고 했습니다. 스크린샷을 요구하기에 메일로 보내주었지요. 자.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메일을 받은 담당자가 내부 개발자에게 메일을 전달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전달이나 답신이 아니라 모두에게 회신(Reply All)을 눌러버린거지요. 덕분에 제가 클레임을 걸고 있다는 내부 문안이 그대로 저한테 발송되고 맙니다.

지난달인가, 뉴욕타임즈 내에서 누군가가 전직원을 수신자에 넣고 단체 메일을 보내버립니다. 그만으로도 카오스인데 서로 자신을 리스트에서 빼달라고 모두에게 회신을 해버렸습니다. 모두의 메일통이 터져나가버렸죠.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이메일의 사용법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앞서 말한 애니메이션 채널의 담당자가 뒤에서 저를 어떻게 생각하던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만(저는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고, 그는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죠), 저에 대해 생각하는 내용은 자기 혼자 혹은 회사 내에서만 오가야 하는 겁니다.

흔히 SNS를 인생의 낭비라고 하면서 조심해야한다고 하지만, 지극히 전파규모가 적은 이메일도 잘못하면 큰코를 다치게 됩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면 메일 사용법을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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