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e 보스 QuietComfort 35(QC35) 블루투스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사용기(리뷰)

1.5m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용기

필 실러가 말했다. 익숙해진 아날로그 플러그를 버리고 디지털로, 그리고 무선으로 가는 것에 대해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다고. 사실 그가 용기를 내야했다고 말하기 전에 나는 보스(Bose;사실 정확한 발음은 ‘보즈’지만 많이들, 심지어 정식수입사인 세기HE 조차 보스라고 하기 때문에 보스로 하기로 했다)사의 신제품인 QuietComfort 35를 알아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나오긴 했지만 재고가 그야말로 순간삭제 당했다. 마침 내 지갑도 달랑달랑했고. 어찌됐든 지갑에 여유가 생길 무렵, 재고도 딱 시기를 맞춰서 돌아왔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변한다는 점

지금까지 보스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써본 입장에서 보스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QuietComfort 35 일명 QC35는 어떤 점이 차이가 있을까?

일단 거리의 속박에서 벗어난다.

일단 1.5m짜리 선이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커다란 변화이다. 전화기나 아이패드, 컴퓨터 같은 소스 기기를 몇 미터(보스에서는 10미터 정도라고 하지만 사실상 우리집 끝에서 끝까지도 된다) 떨어뜨려놓고도 음악을 듣거나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화장실을 쓰거나 손을 씻을때도 (아직은 방수가 아닌) 아이폰 등 기기를 주머니나 물에서 멀찍이 떨어진 안전한 곳에 플러그를 뽑지 않고도 편하게 두고 일을 보고 손을 씻고 나올 수 있다.

선의 속박에서 벗어났다.

Bose Quiet Comfort 35
Bose Quiet Comfort 35

선이 없어지면서 요리와 가사가 편해졌다. 전화기를 부엌에 한켠에 놓고 음악을 들으며 싱크대와 조리대와 냉장고와 정수기를 왔다갔다 하면서 휴대폰과 연결된 1.5미터 선을 신경쓰지 않고 이런 저런 일을 할 수 있다. 그냥 편하게 쉬거나 양손을 사용하는 작업도 여유롭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 한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집을 청소할때도 거실 한 켠에 전화기를 놓고 선이 걸리적 거리는 일 없이 양 손 작업을 할 수 있다.

전화기를 한손에 들고 덜렁덜렁 거리는 선을 신경쓰지 않으며 조리나 가사에 임할 수 있다. 적당히 부엌 한켠에 두고서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머리를 신나게 흔들며 움직여도 걸리적 거리거나 기기가 딸려 나올 염려가 없다는 점은 역시 처음에는 신기하다. 하지만 이젠 선이 따라서 움직이는 것을 상상하기 괴롭다.

꽤나 넓은 무선 범위

나는 택시를 탈 때 의도적으로 이어폰을 낀다. 기사분과 대화가 싫다는게 아니라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내리면서도 전화기가 주머니에 안전히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스 QC35는 몇 미터는 가볍게 전송해주기 때문에 집이 좁으면 전화기를 놓은 장소를 찾기 위해 집안을 뒤져야 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택시에서 내릴때 전화기는 저만치 멀어져가고 연결이 끊어졌다는 경고만 들을지도 모르겠다. 보스의 뛰어난 노이즈 캔슬링으로 전원을 켜고 음악을 켜면 달리는 차의 소음은 깨끗하게 사라진다.

페어링과 연결

일단 나는 블루투스 장치에 대해 약간의 편견이 있다. 사실 이건 2010년대 이전부터 기인한 건데 블루투스 장치는 페어링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중복으로 페어링 되고 연결이 쉽게 끊긴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무선 마우스도 전용 수신기가 있는 녀석-애니웨어 마우스 MX(M905)-을 선택 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블루투스 장치는 많이 발전했다.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애플 펜슬이 그렇고, 새로 바꾼 마우스-애니웨어 마우스 MX2-도 그랬다. 거의 확실하게 페어링되며 연결되고 원할 때 연결이 끊어졌다.

보스 QC35의 페어링도 마찬가지라서 그냥 전원을 켜고(슬라이더 스위치를 딸깍 걸리게 민다)나서 스위치를 끝까지 계속 밀고 1초 정도 있다 놓으면 음성으로 장치와 페어링할 준비가 되었다고 나오고, 장치의 블루투스 메뉴에서 페어링을 하면 된다. 게다가 보너스가 더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NFC를 거의다 갖추고 있는데 전화기의 잠금을 풀고 NFC수신부를 헤드폰 오른쪽에 갖다대면 소리를 내며 블루투스가 켜지고 장비를 추가하겠냐는 말이 나오고 바로 연결 끝이다. 메뉴 조작 조차 필요 없다. 연결을 해제할 때도 다시 갖다대면 바로 해제된다.

요즘 블루투스 기기들이 다 그렇듯 보스 QC35도 여러대의 페어링을 기억하는데, 8대까지 기억하고 2대를 동시에 연결 할 수 있다(멀티포인트). 전화기든 PC든 태블릿이든. 거의 모든 기기에서 대부분 부드럽게 작동하고 한 기기에서 음악을 듣다가 전화가 오더라도, 혹은 다른 기기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문제 없이 음악 재생과 통화가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경우 한 번 페어링 했던 경우, Bose Connect 앱을 사용하면 다른 기기에 접속된 헤드폰을 이쪽으로 끌어다 연결 하는 것이 가능할 뿐 아니라(앱에 표시된 헤드폰을 아래로 슬라이드 하면 된다) 이런저런 설정을 변경하거나 페어링이나 연결을 관리할 수가 있다(앱 자체는 매우 기능이 조촐한 단순한 앱이다). 물론 헤드폰 자체로도 페어링을 전환할 수가 있다. 페어링할때처럼 전원 스위치를 슬라이드 하면 지금 접속된 기기를 음성으로 읽어주고 원하는 기기의 이름을 들려줄때까지 슬라이드하면 접속이 된다.

가끔 말썽이 있어서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대체로 잘 작동하고, 잘 작동하면 유선이 왜 필요한거야? 싶을 정도로 매끄럽게 사용이 가능하다. 굳이 말하자면 이게 몇 안되는 옥의 티 중 하나 일 것이다(아마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애플이 W1 칩을 만들었겠지).

아이폰/아이패드와 궁합은 그럴싸해서 말했듯이 볼륨 조절을 하면 시스템 볼륨(마스터 볼륨)이 따라 오르내리고 가운데 버튼의 기능 또한 MFI 이어폰과 다를 것 없이 사용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삼성 갤럭시 S7 엣지에서 시험해봤는데 애플 제품만큼 궁합이 좋지는 못하다. 가령 마스터 볼륨을 조절할 수 없다(따라서 마스터 볼륨을 최대로 하고 헤드폰에서 볼륨을 조절한다). 다만 재미있게도 아이폰에서는 전화가 왔을때 한국어 이름을 읽어주지 못하는데 안드로이드에서는 읽어준다. “~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라는 안내 후에 벨소리가 들리는데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아이폰에서는 한국어 이름이 포함될 경우 읽어주질 못한다. 영어나 숫자는 잘 읽는다. (2017/7/13 추가 6월 말 업데이트로 아이폰에서 한국어 이름이 정상적으로 읽히게 됐다)

그리고 이건 좀 더 테스트를 해봐야 할 문제인데, 아이패드에서 아이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도록 설정하고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동시에 연결을 하면 전화를 받는데 약간 문제가 있는 듯 하다. 몇번 시도후에 껐는데 나중에 다시 켜보고 시험해보고 그 결과를 갱신하고 싶다.

음질이란 민감한 문제

블루투스에 대한 편견

블루투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역시 유선에 비해서 음질이 떨어지거나 끊어지지 않나? 같은. 하지만 적어도 내 귀로는 유선이 어쩌고 무선이 어쩌고 할 계제는 못되는 것 같다.

듣기전에는…

사실 aptX등을 지원하지 않는 점 등을 우려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부에서 부는 ‘고해상도 오디오’에 대해서도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미 시대가 바뀐다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도 몇 점의 앨범을 고해상도 오디오 파일 형태로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코덱이 CD급 소스에는 충분하겠지만 고해상도 오디오에서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소니는 독자 코덱을 만들었고 퀄컴이 미는 aptX도 그 중 하나다. QC35는 SBC와 AAC만을 지원한다.

어쨌든 듣고나서는…

기술적으로는 어떤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던 유선이든 무선이든 상관 없이 변함없는 보스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보스를 창업한 아마르 보스 교수가 보스를 창업한 계기 자체가 스펙을 보고 이것재고 저것 재고나서 질렀더니 형편이 없었던 연주에 질렸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는 어릴때 바이올린을 배웠었다). 그런 여파인지 제품의 스펙에 재생 주파수 등 오디오 기기적인 스펙이라기보다는 가전제품 같은 스펙을 볼 수 있다. 사실 그것도 그럴것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편하게 생각없이 준수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보스의 철학이기 때문에 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즐기면 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보스 사운드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들은 매우 싫어하겠지만(모든 음의 밸런스가 잘 잡힌 평탄한 제품을 선호하는 분들이 특히 싫어한다). 부드럽고 묵직하지만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저음과 여기에 묻히지 않는 깔끔한 고음을 제공하기 때문에 팝이나 가요, 재즈 등이 특히 좋지만 클래식도 나쁘지는 않다.  ‘고해상도 오디오’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사실 유선으로 된 헤드폰을 쓸때에도 애매한 문제였기 때문이다(나는 ER-4P로 고해상도 오디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참패했었다). QuietComfort 시리즈가 늘 그랬듯이, 준수한 음질을 제공하지만 ‘최고의 음질’, 특히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음질을 즐기기 위해서는 다른 제품을 알아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무선이든 유선이든. 다만 그럴 경우 보스의 업계 최강의 노이즈 캔슬링과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쓴 듯 안 쓴 듯한 안락한 착용감은 포기해야 한다.

소리가 끊기는 문제는 처음에 잠시 겪었지만(갤럭시S7에서 주로 겪었다, 알고부터 유선 헤드폰을 끼워도 틈틈이 끊겼다) 대부분의 경우 (특히 소스가 가까이 있다면) 겪을 일이 거의 없었다. 많이들 말하는 와이파이 넘치는 시내에는 나가보지 않아서 2.4GHz 대역이 붐비는 상황에서 어떤지는 모르겠다. 재미있는 경험을 하나 얘기해주자면 갤럭시S7 엣지에서 음악을 재생하면서 같은 주머니에 있는 아이폰에서 아이패드로 블루투스를 통해 테더링을 하니 어마어마한 끊김이 발생했다. ‘아, 이게 블루투스의 간섭이구나’라고 깨달았지만 이런 극단적인 경우는 이 경우 외에는 없었다.

연결이 끊어지는 문제는 거리만 가까우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베이의 20평 정도 되는 집인데 장치를 놓는 위치에 따라서는 집의 끝에서 끝까지 소스 기기를 놓아두고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연결 자체는 안정적인 편이다. 대개 끊어져도 가능해지는 것과 동시에 바로 연결되는 편이고 시간 자체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노이즈 캔슬링

wavelength

노이즈 캔슬링의 경우 QC15 때보다 나아진 기분이다. 그도 그럴게 더욱 더 발전한 QC25를 무선으로 만든게 QC35니까. QC15를 쓸 때 들렸던 음악을 틀지 않았을때 들리던 잡음이 조금 덜 들리게 되었다. 헤드쿠션을 쓰자마자 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해서 전원을 켜면 바깥 소리가 한결 조용해지는것을 알 수 있다. 텔레비전 소리가 적게 들리고 에어컨이나 냉장고, 정수기 등의 소리는 완전히 사라진다 여기서 음악을 켜면 그렇게 큰 소리로 올리지 않아도 텔레비전 소리마저 들리지 않고 음악만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은 아무런 음악을 틀지 않으면 특유의 ‘쉬이-‘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 소리도 훨씬 줄어들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의 제프리 파울러가 그랬듯이 모든 소리를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개발했다면 누구든 억만장자가 되었을 것이다. 차를 타고 우웅하는 엔진음과 바퀴의 주행음, 모터음, 와글와글 거리는 음이 대상으로 전원을 켜자마자 줄어드는걸 느낄 수 있고, 음악을 켜면 거의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하지만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소리라던가 초인종 소리같은 경우 소리가 작지 않을 경우 음악을 들으면서도 들린다. 이 점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커널형 이어폰이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의 대표적 사례이다) 보다 나은 점이기도 하지만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이러한 소음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음악이나 동영상의 몰입도가 달라지고 뭔가 일을 한다면 집중도가 달라진다. 가벼운 무게와 편안한 헤드컵과 부드러운 재질의 헤드밴드, 그리고 귀를 누르는 압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구조 덕택에 오랜 시간 들어도 편하다. 조용한 공간에서 음악과 나만 있는 느낌을 몇 시간이고 체감할 수 있다. 물론 인이어 이어폰도 오래 쓸 수 있지만 아무리 편안한 기종이라 할지라도 귀가 아프므로 이렇게 하긴 힘들고 또한 상대적으로 인이어 이어폰보다 헤드폰이 오래 들어도 청력에 덜 무리가 간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볼륨을 노이즈 캔슬링이 되지 않은 것 보다 적게 하고 듣는다고들 한다. 이 점 또한 특기해야할 부분이다.

→대중교통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해보니. 

통화

통화를 할때는 깔끔하고 선명한 음질을 제공한다. 사용하면서 시끄러운 병원에서 주변에 폐가 될까봐 말소리를 죽여가며 말했을때 빼고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보지 않았다. 통화를 하거나 시리 등을 사용할때, VoIP등을 사용할때는 살짝 바깥 소리가 들리도록 셋팅되어 있어서(그럼에도 잡음은 컷트된다) 통화하기에 수월하다. 아이폰/아이패드에서 시리도 잘 작동한다(다만 버튼을 누르고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보스의 설명에 따르면 두군데의 마이크를 이용해서 잡음 없는 통화를 가능하게 한다는데 최소한 나는 만족하는 편이다.

부가기능/기타

일단 iOS와 안드로이드용으로 그럴싸한 앱이 있고,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으며 크게 어색함이 없다. 잘은 모르나 보통 이런 제품에는 이런 앱이 따라오는게 요즘 유행이고, 기기에 따라서는 EQ를 조절하거나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모양이지만 이 녀석은 연결해주고 연결을 관리하고, 페어링을 관리하고 펌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몇가지 설정을 변경하는 정도만 가능하다. 그 외에 배터리 상태를 보거나 어떤 기기에서 음악이 재생되는지를 보여주어서 앱에서 컨트롤이 가능하다. (2017/7/13 추가 앱에서 이제 QC30만큼은 아니더라도 3단계-높음, 낮음, 끄기-로 노이즈 캔슬링이 조절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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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에서도 그렇지만 장치내에서도 한국어 음성을 지원한다. 배터리 잔량(“배터리가 ~% 남았습니다.”), 연결된 장치명(“~에 연결되었습니다.”,”~및 ~에 연결되었습니다.”)을 알려주고, 연결해제시에도 알려준다. 편리하지만 한가지 장치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도중에 들리면 흥이 깨서 짜증이 나기도 하고 기기에 따라서 안내 메시지가 나오는 동안 재생이 멎지 않기도 한다(재미있게도 iOS 기기들은 다 잘 작동한다).

여튼 페어링과 함께 이 부분의 작동이 애매한게 옥의 티라 하겠다.

무선이 되면서 성가신 점 – 역시 배터리

역시 밤에 충전해야할 기기가 늘어난 것은 마냥 기쁘지는 않다. QC15처럼 건전지를 쓸 필요 없이 그냥 남는 microUSB 케이블을 가져다 USB 충전기에 꽂으면 되지만 어디서나 굴러다니는 건전지를 넣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한 점은 여전히 그립다. 물론 아무런 전원이 필요 없는 보통 헤드폰/이어폰에는 비할 것도 없고… 아무튼 유사시 보조 배터리에 물릴 기계가 하나 더 늘었다.

하지만 배터리 자체는 스펙상 20시간이고 정말 질릴도록 음악을 들어야 배터리가 떨어진다. 한번도 배터리가 0%에 가까이 가서 충전을 해본 적이 없다. 이 제품에는 유선 케이블이 하나 부속되고(2.5mm-3.5mm 케이블) 이 케이블을 끼우면 무선 회로가 차단되고 배터리로 작동되는 유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 경우 제원상 배터리 시간은 40시간이 된다. 게다가 배터리가 다 떨어진 상태에서도 유선으로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노이즈 캔슬링을 비롯해 전자적으로 작동하는 이퀄라이저 등등도 작동을 멈춰서 보스가 이 헤드폰의 음질 향상을 위해서 노이즈 캔슬링을 비롯해서 전자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여실히 알게 된다(그렇다고 못들어 줄 수준이라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마음껏 들어도 하루 이틀 정도로는 일과를 다할때까지 배터리가 떨어져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좀 쉬엄쉬엄 들었으나 하루종일 듣고 자려고 보니 70% 정도 배터리가 남아있어서 오히려 휴대폰이 먼저 배터리가 녹 다운 당했다. 물론 유선 헤드폰이 아니라 블루투스를 사용하다보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지 모르지만 이미 애플워치다 애플 펜슬이다 해서 블루투스는 계속 켜놓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아무튼 모두가 생각하는 것 만큼 전력 소모가 막무가내 수준은 아니다.

어찌됐든 다시 말하지만 충전할 기계가 는 건 그다지 기쁜일은 아니다. 다만 그 빈도가 잦지 않아 다행일 뿐이다.

착용감 및 음 유출

헤드폰이든 이어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착용감이다. 몇 시간을 들어도 큰 부담이 없다. 헤드밴드를 넉넉하게 당겨서 뒤집어 쓰면 쓴 듯 안 쓴 듯, 정말 이 정도로 해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머리에 압력이 오지 않는다. 아침부터 낮까지 몇 시간을 음악을 듣거나 팟캐스트를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 해도 귀가 약간 더워진다와 오랫동안 뒤집어 써서 근지럽다 정도지 아픈 느낌은 없다. 오히려 귀에 오랫동안 뭘 뒤집어 씌워서 음악 감상도 그렇고 잠시 쉬기 위해서 벗었다가 다시 쓰곤 한다.

물론 이어컵은 패시브 노이즈 차단을 위한 재질로 되어 있다고 하나 이어컵 자체로 커다란 차폐를 하는건 아니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자신인걸까? 따라서 거의 누르는듯 안누르는듯 써도 되고 그 말은 돌려서 말하면 일정 볼륨 이상이 되면 외부로 소리가 샌다는걸 의미한다. 여기에는 두가지 얘기해 둘 점이 있는데, 이 헤드폰에서 새어나오는 소리를 옆에서 들어서 폐가 될 정도로 조용한 환경이라면 노이즈 캔슬링이 크게 필요 없다는 점과(돌려 말하면 노이즈 캔슬링이 필요한 장소에서는 이 정도 소리가 새어나오는 정도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 정도로 큰 소리로 오랫동안 들으면 본인의 청각에 좋지 않다는 점이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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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C15를 쓰다가 느낀 것은 디자인이 훨씬 세련되어졌다는 것이고 그리고 밴드를 넉넉하게 넓혀도 모양이 이상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점은 오랫동안 편하게 듣는데 있어서 고마운 점이다.

이 녀석은 왼쪽 이어컵에 유선 헤드폰 포트가 있고 충전용 마이크로USB 포트를 비롯한 전원/페어링 스위치와 통화/재생 및 볼륨 위/아래 조작부, 그리고 NFC 태그는 오른쪽 이어컵에 있다.

 

마무리

겨우 몇주가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선을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것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고 가끔 QC35를 유선으로 연결하거나 ER-4P등 기존 이어폰을 끼울때 너무 불편하다. 무선은 너무 편리하다. 가끔 소스 기기(대개는 휴대폰)을 다른 방에 놓고 나와서 ‘어 어디에 뒀지?’ 하는 경우가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통화 기능도 편리해서 왜 택배 기사 분들이나 운전을 하시는 분들이 모노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하시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화기를 드는게 귀찮다. 그리고 통화 품질도 끊김없이 괜찮다. 보통 오래 통화할때 스피커폰을 쓰거나 이어셋을 사용하는데 그런 기분으로 사용하면 오랫동안 통화해도 귀도 편하고 팔도 안아프고(전화기를 어디다 놓고 돌아다녀도 되니까) 너무 편리하다.

나는 확신했다. 이것이 미래이다. 물론 앞으로 발전의 여지는 아직 얼마든지 있고, 사실 블루투스의 페어링 경험과 궁합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모자람이 있다(애플은 이 부분을 해결하고 싶어했나보다). 하지만 그것이 선을 자르는 용기를 막을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페어링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주장하는 에어팟과 비츠 제품을 기대해본다. 이미 여기에 반백만원을 들였기 때문에 또 살 돈이 있을지 의문이지만. 어찌됐든 지금 이 녀석만으로도 흡족스러운 제품을 만나 돈을 잘 썼다는 기분이 든다. 이런건 언제나 환영이다.

덧. 사실 나는 보스의 무선 헤드폰만 생각하고 앞뒤 재지 않고 QC35를 했지만 소니에서 MDR-1000X라는 걸출한 녀석이 나왔다는 모양이다. 만약 구입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쪽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란다. 만약에 내가 이 녀석을 좀 더 일찍 발견했다면 필견 좀 고민을 해보고 선택 했을 것이다.

 

2017년 7월 13일 일부 수정. 유청희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