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리뷰 후기

지난주, 어려운 노력 끝에 새 아이폰 사용기를 탈고했다. 그리고 과거의 아이폰 사용기들을 좀 훑어봤다.

어디서든 인터넷은 생각보다 위력적인 것이었다. 영등포까지 영화를 보러 오가는 길 동안 음악을 들으며 아이폰으로 서핑하며 보내자, 거짓말 조금 보태서 금정에서 환승하는 것을 놓칠뻔했고, 정신차리고 그만두자 금천구청에 갈때까지 금방 몰두하게 되었다. 영화를 기다리면서 스타벅스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유튜브로 ‘놀라는 고양이’ 동영상을 보다가 뿜어서 반경 수미터의 집중을 모았다. 그러다가 영화가 끝나고 영화의 감상에 대한 일성을 영화관에서 나오자마자 같이 영화를 본 그 누구보다도 빨리 세상으로 타전했다. 몇시간의 빈 시간과 이동시간의 지루함을 일소시켜줌과 동시에 인터넷 세상과 끊임없이 연결해 주었다. (중략)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고, 유지하는데 적잖은 요금이 들지만, 그만한 가치를 확실히 해주고 있다. 어디서나 인터넷은 단순히 오타쿠나 얼리어답터만의 구호가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가능한 일이며, 정보 수집 및 교류의 도구가 되어 줌과 동시에 생활속에 융합된 풍부한 오락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를 무언가 찾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인터넷 무료 요금이 작다는 사실에 절망할 것이다.

내가 아이폰 3GS 출시 당시에 썼던 글 중 일부이다. 나는 해마다 아이폰을 새로 샀고 그때마다 아이폰에 대해 짤막한 코멘트를 썼다. 그리고 재작년에는 과접속 증후군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아니 아이폰이 출시 되었을때만 하더라도 나는 이를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언제 어디서나 검색을 할 줄이나 알았지 푸시로 언제 어디서나 내가 호출될줄 알았겠는가.

스마트폰의 가격은 더욱더 싸져서 이제 피쳐폰을 보는것이 진귀해졌고 글에서 썼던대로 오타쿠나 얼리어답터가 아니라 정말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게 되었지만 가끔 삶의 질이 어떤지 되돌아보게 된다. 어디서나 인터넷을 하다보니 책을 읽지 않게 되고 창밖을 보지 않게 되었다. 어디서나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어 공유할 수 있게되자 누구에게나 발언력이 생겨 선의의 고발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에 따른 인격권 침해나 부작용 또한 따랐다. 심지어는 사진에 딸린 메타태그 때문에 위치정보가 드러나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 어쩌면 내가 매년 아이폰을 사면서 그리고 글을 쓰면서 놓친 것은 그러한 변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단순히 기계에 대한 피상적인 변화가 아니라 그 너머를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 반성을 하며 올 한해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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