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우울한 규모의 경제

삼성 스마트폰 불안한 1위라는 기사가 있다. 솔직히 애플 때를 생각하면 기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를 하면 끝이 없긴 하지만 화무십일홍이라. 그렇게 한없이 성장할 것만 같던 삼성의 위기가 언론에서 다뤄지는 것을 보면1 경종이 울리긴 울리는 모양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다. 애플이 전세계 시장에서 2위를 하고 있고 만약 여타 업체가 더 치고 와 2등의 위치를 빼앗더라도 그것은 좀 더 가치가 있는 2등 혹은 3등이다. 왜냐하면 애플은 애플만의 생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만의 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전화기를 사서 에플에서 앱을 사고 애플에서 음악을 사고 애플에서 영화를 사며 애플에서 책을 사고(물론 서드파티가 존재한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애플 만의 경제가 존재하고 애플 만의 기능이 존재하고 애플만의 에코시스템으로 애플 기기와 연동되어 아이패드, 맥 등으로 연동되며 그로 인해 락인 효과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 사후 디지털 허브 전략에서 점차 클라우드를 통한 기기 연동을 시도하고 있으며 올해 WWDC에서는 그를 한층 더 강화시켰다2.

샤오미를 중국의 애플이라고 하는 이유를 들어 자체의 에코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삼성은 어떤가? 구글의 에코시스템에 편승한 것에 지나지 않은 것 아닐까, 개인적으로 갤럭시S3를 쓰다가 넥서스5로 옮겨서 불편한건 한국 특유의 기능을 못쓴다 정도였다. 그 외에는 그냥 앱을 옮기니 끝이었다. 메이커 간에 아무런 락인 효과가 없다. 만약 내가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이를테면 삼성으로 옮겨서 생기는 메리트던 디메리트던 그것은 안드로이드라서 생기는 것이지 않은가.

애플은 매년 WWDC에서 얼마의 금액을 개발자에게 지급했다고 자랑해왔고 그 전철을 구글도 따라하고 있는데, 그것은 삼성에게는 불가능 한 일이다. 구글은 삼성을 비롯한 벤더에게 자신의 서비스를 최선으로 노출시켰고 삼성 자신의 컨텐츠 서비스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반대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대 벤더였더였던 삼성이 구글의 최대 후원자가 된 셈이다. 갤럭시 기어가 타이젠 기반이 되었을때도 은근한 압박이 있었다니 이쯤 되면 갤럭시 시리즈를 띄워준 것이 구글인지 구글을 띄워준 갤럭시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지경이다.

좌우간 샤오미와 마이크로맥스가 각자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것 이상으로 더 커다란 의미는 삼성이 규모의 경제 이상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확실히 한계를 보이고 있음이 이번에 드러난것이 아닐까. 임원에게 비즈니스석을 타는걸 금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고민을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1. 기사에서는 '철지난 아이폰5s에 까지 뒤쳐졌다'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안쓰럽다. 주어는 없다.  

  2. 대표적으로 맥에서 아이포토가 사라지고 포토 앱이 생기고 전화를 맥에서 받거나 하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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