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에 사전을 생각하다.

전자사전은 저물어 가나요? 라는 글을 쓴적이 있다. 사실 그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조짐은 몇 년 전에 있었다. 구글이 사전을 뛰어넘기 시작했다는 것을1. 그것이 손안에 들어오는 기기에 언제든 접속가능한 순간 게임 끝이라는 사실이란 말이다.

사실 제2외국어로써 일본어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가끔 곤란할때가 많다. 영어 또한 그렇지만 일본어는 특히 줄임말로 된 속어가 많기 때문이다. 언어의 정원을 보다가 雨の午前の1限はサボることにしたので라는 문장을 보고 1限이 뭘까 사전을 암만 뒤져봐도 일한사전과 일본의 큰 사전 작은 사전 다 뒤져봐도 없어서 구글에 쳐보니 단위시간이라고. 한마디로 교시와 같은 의미라는 것. 즉 비오는 날 오전 1교시는 땡땡이 치기로 했기에 라는 얘기. 뭐 다들 뻔히 알고 사용하는 단어지만 모르는 단어기 때문에. 일본의 사촌에게 얘기하니 껄껄 웃는다.

얼마전에 실리콘 밸리에서 디지털 섹스가 횡행한다는 괴 기사가 있었는데 이건 검색만 해봐도 알겠지만 손가락과 발가락을 이용한 섹스를 말한다. 사전에 없는 단어를 곧이 곧대로 받아 들여 쓴 기사를 여러 언론사가 곧이 곧대로 옮기는 촌극을 벌이고 말았다.

병원에서 돌아오는길에 택시에서 듣기로 라디오에서 중앙도서관에 납본된 국어사전이 한 권 뿐이고2 그리고 최근 몇 년간 그 수가 감소 추세이다라고 한탄하는 걸 들었다.

근데 내가 일본어 사전 앱을 쓰면서 느낀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앱이 버전업될때마다 표제어가 늘어난다. 표제어가 늘어나는것뿐 아니라 일반인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하고 수정도 하고. 표제어의 말풀이의 대한 의견도 받고 그걸 표시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스마트폰이기에 말로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런 일본 출판사들의 대처상황을 보면 굳이 종이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것 아닌가?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은.

좌우간 스마트폰이 이제는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도구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확실히 대량 작업은 키가 있는 전자사전이 편리한데. 그야말로 스마트폰으로 치면 이젠 다 저버린 블랙베리와 아이폰/안드로이드의 관계?


  1. 이 글은 2007년에 쓰여졌다. 당시 나는 페이스북이 뭔지 몰라 구글링을 한 것으로 나오는데, 나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따르면 2008년에 가입한것으로 나온다.  

  2. 국내에서 발행되는 책은 모두 중앙도서관에 납본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고상한 문학작품이던 가볍게 즐길 라이트노벨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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