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처음 사는 사람들에게

21.5iMac_27iMac_34R_GrnVlly_Flower_PRINT-2jpg.png내가 맥이라는 ‘물건’을 본 것은 거의 15년 전의 일이고 내가 내 맥을 가지게 된 것은 6년 전의 일인데, 그 때나 지금이나 맥을 처음 쓰는 사람들에게서 듣는 말은 맥은 어렵지 않느냐는 말이다. 특히 맥을 새로 산다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하는 말이 열이면 열, 열심히 배워서 지금부터 잘 활용해야죠. 이런 투의 말이다. 근데 흥이 깨지지만, 흥미로운 얘기를 해주자면 나는 “내 맥을 사서” 맥을 배워 본 적이 없다. 우리 집에 맥 관련 된 책이 몇 권 있긴 한데, 클래식 맥(7.5.3) 관련한 책은 클래식 맥이 없었으므로 그야말로 연애를 책으로 배웠습니다 수준이고, 10.4 타이거 관련된 원서가 있는데 거의 읽어 보지를 않았다. 물론 당시에는 지금같이 정리된 글도 포럼도 블로그도 없었다.

나는 좀 오소독스 한 편이다. 내가 맥에 관해서 배울 때, 그러니까 음 클래식 맥 시절의 알던 분의 말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냥 클릭하고 더블 클릭하고 드래그만 알려주면 나머지는 감으로 알게 되어 있어.” 라는 것이었다. 물론 상당히 과장된 감이 없지 않지만, 실제로 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윈도우에서 맥으로 ‘건너 뛰는 것’이 가능했다. 당시도 그렇지만 지금도 OS X의 사용법에 관해서 애플 사이트에 동영상 도움말이 잘 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OS X 자체의 도움말도 잘 되어 있었고 구글의 도움도 받아가면서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곤란할때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커뮤니티가 있어서 도움을 얻었기는 하다. 하지만 대체로는 혼자서 대개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다. 결국은 컴퓨터이기 때문이다.

100% 활용하려는 압박을 느낄 필요는 없다. 비싼 새로운 기계와 운영 체계를 접하고 전혀 새로운 앱들을 만나게 되니 뭔가 해봐야겠다는 의욕감은 들 수 있지만 결국 컴퓨터일 뿐이다. 즐겁게 사용해 보면 된다. 물론 여러 선배들이 정리해 놓은 글을 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그것은 여러 ‘선배’들의 ‘시행착오’끝의 ‘항해일지’이기 때문이다. 나도 도움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선배들의 항해일지가 반드시 여러분에게 맞는다고 할 수 없다. 가령 어떤 분들은 DevonThink가 맞지만 나는 Evernote가 좋고, 어떤 분은 Omnifocus가 좋지만 나는 Things가 좋고 어떤분은 Quicksilver가 좋고 어떤 분은 Alfred가 좋고, Alfred에 사용하는 확장 기능 중에는 뭐가 좋네 등등등. (뭔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면 그냥 무시해도 좋다, 그냥 짜장과 짬뽕의 갑론을박 경쟁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라)

결국 여러분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최종적으로 여러분이기 때문에 그냥 힘을 쭉 빼고 즐기듯이 사용하시라. 릴랙스 릴랙스. 크게 다를거 없는 그냥 컴퓨터니 편안하게 다가가서 사용해보시길. 안물어요(혹시 사실 생각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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