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2011/11/22

KT의 2G 해지 사태를 두고 아쉬운 생각

KT가 2G, 다시 말해 1.8GHz PCS 사업을 폐지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4세대 이동통신이라고 불리우는 LTE는 두 가지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 개활지에서 이동시 사용되는 저주파대역(MHz대)과 도심에서 주로 고정시 사용되는 고주파 대역(GHz대), 두가지가 필요하다. 사실 이 대역에서 황금 대역이 2.1GHz라 할 수 있고, 덕분에 KT와 SKT, LGT 3사는 주파수 경매에서 이 대역을 노렸다. 일단, LGT는 단독 입찰로 한 블록을 차지했고, 나머지 블록을 두 회사가 경쟁입찰을 통해 차지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값이 너무 올라갔다는 것이다. 해서 포기하고 만다. 헌데, 2.1GHz 대역은 이미 3G WCDMA로 사용되고 있는데 주지하시다시피 KT는 3G로도 너무 벅차기 때문에 LTE로 돌릴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남는 부분은 이미 할당 받은 1.8GHz 밖에 없는 것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T에게 가입자의 수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지 않으면 2G PCS 사업 종료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에 보니까 지인의 경우에는 문자로 애걸복걸을 하지 않나, 전화를 해서 애걸복걸을 하지 않나. 할당 쿼터가 떨어진 모양이더라.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우선 KT는 공분의 대상이니 여기에서 논외로 치자. 정책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자. KT는 과거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과 합병회사인 케이티프리텔과 케이티의 합병회사이다. 두 회사는 1.8GHz  대역을 독점하고 있었다. 하여, KT가 1.8GHz를 종료하게 되면 어떤 회사도 1.8GHz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는 것이다. 일단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신세기통신-SKT 합병도 마찬가지지만 어째서 한 주파수 블록을 한 회사에게 몰아 주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만약 물론 2G CDMA 1x라는게 도태되는 기술이긴 하지만 가입자를 인수 받을 다른 회사가 있었다면 사태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노파심인가?

정부에 드는 아쉬움은 하나 더있다. 초기의 01X 번호 강제 통합이다. 물론 010 통합은 명분은 좋지만 01X의 완전정리까지 언제가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의 계산대로라면 2G 가입자는 점차 3G 단말로 기기변경하며 010으로 변경하거나 아니면 강제로라도 010으로 통합해서 01X자원을 회수했어야 했는데 01X 번호에 애착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그러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거나 모르는 점이 있는데 번호와 주파수는 국가의 자원이며 공공재이다. 주파수도 번호도 어느 누군가에게 ‘할당’된 것이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다. 차라리 회수해서 자원화해서 재할당해서 활용하지 못할 바에야 01X 회수 정책을 포기하는 게 옳지 않았느냐. 라는게 내 생각이다.  만약 그랬다면 초기에 2G에서 3G 전환이 조금 더 수월 했을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에라도 조금 유화정책으로 돌아선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시한부라 조금 염려스럽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는 KT에게 하는 말이다. 이 내용은 표현명 사장에게 DM으로도 전달한 바가 있다. 2G 사용자에게 2G 종료의 이유와 3G의 잇점-고속 데이터 통신, 화상 통화 등-을 잘 설명해서 그것을 정중히 서면으로 양해를 구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 물론 그것은 매우 수고가 끼치는 일이고 비용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아낀답시고 했다가. KT가 치르는 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내 많지 않은 팔로워와 페이스북 친구 중에서도 SKT로 전환시켜 드렸다는 분들이 적지가 않다. 서면으로 양해를 구하고 동의를 구하거나 적어도 양해를 구하는 편지를 보내는데는 2~3주면 되지만, 가입자를 빼앗기면 최소 2~3년은 돌아서버리고 만다. 물론 잃어버린 이미지는 찾을 길이 없다.

그리고 한가지 더, 2G를 고수하는 대다수의 고객들은 ‘최신 스마트폰’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사용하기 편한 단순하고 사용하기 쉬운, 즉, 버튼달린 전화기가 좋아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전화기는 대개 보조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매우 비싸다. 그래서 매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최신’ 스마트폰을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값에 약정을 걸고 구입한다. 그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그런 세심함이 모자랐다고 나는 나무라고 싶다.

기사를 보니 이런 저런 수를 써서 대강 수를 맞췄다고 하는 모양이다. 축하한다. 사람들은 망각의 동물이니 언젠가는 이런 것을 잊어버릴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또 KT 서비스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KT가 이렇게 나오는 심산에는 최신의 LTE 단말기를 2G 단말기를 사용하던 사람들은 그닥 관심이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고객 한명 한명을 조금 더 생각하는 기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고 쓴 소리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