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Fulfillment Company -3-

첫번째두번째 포스트에서 컨텐츠와 하드웨어의 조합이 밸런스를 이뤄야 총합적인 만족을 이루는 즉, Total Fulfillment를 이룰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나는 여기에서 애플이, 특히 스티브 잡스가 뛰어난 일을 했는지 이야기했다. 사용자는 아이패드나 아이폰을 열자 마자 앱을 다운로드 하고(우리나라에는 연이 없지만) 음악이나 책,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경쟁 업체에서는 흔히 할 수 없는 일이다.

흔히 기존에는 H/W만 완성도가 갖춰지면 되었지만, S/W의 완성도가 부각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이어서, 컨텐츠, 컨텐츠 발굴력과 배급력이 대두 되었다. 이를 통틀어 Total Fulfillment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201x년대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러한 개념을 숙지하고 습득하는것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기기간 경쟁이 심화되는 중에는 이러한 요소가 시장에서 중요한 승패 요인이 될 것이다.

컨텐츠 비즈니스가 중요한 이유는 컨텐츠 자체의 수익 뿐 아니라, 플랫폼 자체가 고객을 lock in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2000년대 후반에 iTunes Plus라고 하여 음원을 256kbps의 DRM free로 바꾸기 전까지는 AAC 기반의 Fairplay DRM을 적용하여 iPod이나 iPhone이 아니면 재생할 수가 없었다. 이것은 사용자가 계속해서 iTunes나 iPod/iPhone을 사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DRM이 풀린 지금 또한 기존 음원이 하드디스크에 있는 한 마찬가지다. 지금은 App Store에 있는 앱들이 매몰비용으로 작용하여 경쟁 플랫폼으로 옮기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아이폰을 산 사람은 아이패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차기 아이폰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므로 차기 하드웨어 판매에도 이득이다.

여기서 Kindle Fire 패러독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iPhone이나 iPad가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애플은 기존 기기의 OS 지원을 거의 계속하는 파격을 보이면서도, 그래픽이나 속도 등 성능이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어필함으로써 계속 기존 사용자로 하여금 업그레이드를 권장한다. 개발자로 하여금 새로운 기기의 기능을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실지로 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새로운 기기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지나치게 스펙에 염을 두지 않는 킨들 파이어의 문제가 발생한다. 스펙을 제한을 두어 저렴하게 만들면 경험이 제한되고,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기기를 대량 보급하여 서비스 중심(즉 컨텐츠 중심)으로 보급하게 되면 컨텐츠의 질이 진보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 간단하게 컨솔 게임(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를 생각해보면 쉽다. 반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하드웨어에 무게가 있는 모델은 모델 교체주기에 따라 고성능의, 최상의 컨텐트가 공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PC 게임을 생각하면 쉽다. 다만 iOS 기기는 맥과 마찬가지로 기기 종류가 한정적이므로 컨솔과 PC의 하이브리드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드웨어가 발달함에 따라 더 나은 경험이 가능하다(graphic 또는 speed) 문제는 어떻게 더 많이 새 하드웨어를 더 사게 하느냐이므로 제품을 더 멋지게 한다는 본명으로 귀환하게 된다. 그러므로 TF 개념에 있어서 물리와 논리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상호보완적 존재인 셈이다.

여기서 아이패드(혹은 여타 경쟁 제품이)가 킨들파이어에 비해 우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어떻게 다루느냐, 이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아이패드나 경쟁 제품이 가격을 낮추고 적절한 컨텐츠 생태계를 제공한다면 재미있는 경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 킨들의 경험으로 미뤄볼때 어느정도의 완성도는 기대하고 있다. 기대된다. 타사가 어떻게 할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벌써부터 삼성의 갤럭시 탭 7.0 플러스에 대한 가격에 싸늘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Total Fulfillment는 이처럼 매우 미묘한 밸런스의 문제로, 하드웨어의 만족과 컨텐츠의 만족,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컨텐츠만 중시해도 안되고 하드웨어만 중시해도 안된다. 이 둘의 최적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기 때문에 경험이 없다면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하는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시도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