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 Vadis 쿼바디스 다이어리 사용하기

내년은 아무래도 쿼바디스 다이어리를 사용할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는 프랭클린플래너를, 올해는 오롬 오거나이저를 사용했는데, 내년에는 쿼바디스를 사용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쿼바디스는 2010년도 판부터 비즈니스 포켓(10*16cm) 제품군이 한글속지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요한 내용은 거의 다 영문이지만 한글로 한국 휴일이 적혀있고 한국 지도와 전화번호 등이 적혀있습니다. 쿼바디스 제품은 커버와 속지가 포함된 것과 속지만 있는것이 따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해가 지나면 새로이 리필 속지만 구입하면 됩니다. 맘에드는 바인더를 사듯이, 인조가죽과 천연가죽, 여러가지 색의 커버중에서 맘에드는 것을 구입하면, 나중에 속지만 바꾸면 됩니다. 일본이나 해외에서는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쿼바디스 커버를 만들고 있다는군요.

속지의 경우 쿼바디스라고 하면, 프랭클린플래너 못지않게 정통적인 레이아웃을 수십년간 고수하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소개에 따르면 이 레이아웃을 1952년에 창업자 벨트라미 박사가 고안한 이래로 약간의 수정과 개선을 하는 가운데서도 고수를 했다는데 지금와서도 나쁘지 않은 레이아웃이라, 가히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듯합니다. 프랭클린퀘스트(프랭클린플래너의 전신)가 80년대 시작된것을 감안하면 훨씬 오래 살아남은 디자인인셈이죠.

쿼바디스 다이어리에서 가장 주가 되는것은 일년계획(Anno-Planning)과 주간계획(Agenda Planning)입니다. 일년의 중요사항을 2페이지에  걸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생일이나 행사, 여행 일정 따위를 기록해두면 편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여기 보시면 달 표시가 있는데 Lunar Calendar(음력 표시)입니다. 온점이 1일 O표시가 15일입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몇몇 모델에는 일반적인 1달 달력도 있습니다. 아무튼 가장 핵심이 되는것은 주간 페이지로, 1주일을 2페이지에 걸쳐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래가 가장 일반적인 쿼바디스의 일주일 페이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우선 가장 윗쪽에 적혀 있는 것이 날짜와 요일입니다. 그 아래에 월이 적혀있고. 그 아래에 가장 커다란 영역이 스케줄을 적게 되어 있는 란입니다. 이것을 ‘어젠다 플래닝(Agenda-Planning)’이라 하여 쿼바디스의 전매특허인데 보통 다이어리는 일간 스케줄, 혹은 주간이더라도 가로식인 반면, 쿼바디스는 가로축에 요일이, 세로축에 시간이 써있습니다. 마치 달력의 1주일만을 따로 떼어서 시간의 목록을 만든것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한 페이지를 펼치면 바로 그 주의 할일과 일정이 한눈에 보여서 그 주를 마치 조망도(bird’s eye view)로 보는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그날의 일정을 시계열로 볼 수도 있지만, 좀 더 넓게 보아서, 이번주 오전 11시 정도에 회의를 하고 싶은데, 무슨 요일에 시간이 되는지, 역으로 금요일에 회의를 하고 싶은데 어느시간에 빈 시간이 있는지 등을 가로축 세로축을 보면서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정말 편리합니다. (크기와 종류에 따라서 시간이 다릅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비즈니스 크기의 경우 8시에서 22시정도까지 적혀있습니다) 우선 몇시부터 몇시까지 시간을 배분했는지 알 수 있어 약속이 중복될 우려가 전혀 없고, 그 날과 그 주의 일정이 얼마나 차 있는지를 한눈에 총람할 수 있습니다. 한국판의 경우 한국 공휴일에는 8시란에 Holiday라고 적혀있습니다.일요일의 경우에는 작게 별도로 떨어져 있습니다. 스케줄란 아래에는 공란이 있습니다.  그날에 일어난 일이나, 해야할 일, 한일, 기억해야할 일등을 적는 등으로 활용합시다.

이렇게 스케줄을 적을 수 있는데, 하루에 일정이 많은 경우 그 날의 중요한 일을 갈피를 잡기 어렵기도 하고, 가끔은 시간과는 별개로 그 날에 특정한 행사가 있을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를 위해서 Dominante라고 적혀 있는 란이 있습니다. Dominante는 영어로 Dominant이고, 주요한 행사나 할일을 적어두는 란입니다. ‘그날의 제목’을 정한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요. 요컨데, 중요한 고객이나 사람을 만난다던지, 중요한 프로젝트와 관련된 날이거나, 보고서  기한, 중요한 발표가 나는 날, 중요한 편지나 전화를 해야하는 경우 등과 같이 메인 이벤트나 가장 중요한 일을 적는 곳이죠. 이렇게 하면 그 주의 가장 중요한 일의 큰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란에는 한글 혹은 영어로 휴일이 기재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오늘이 몇번째 날이고 그해에 몇일이 남아 있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오른쪽 위의 구석에는 몇년도, 몇주차이며 무슨 분기인지가 나와있고, 그달 달력(종류에 따라서는 전달과 다음달 달력이 있기도)이 있습니다. 달력에는 몇주차인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Phone(전화할 것)/E-mail(메일을 보내야 할 것)/Write(쓸 것)/See-Do(하거나 만나거나 볼것) 등의 기재란이 있습니다. 일종의 To-do 리스트로, 그 주에 해야할 것을 적으면 됩니다. 예를들어 어떤 일의 경우 딱히 어떤 날짜나 시간에 해야할지 알 수 없거나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그걸 적는 것입니다. 즉, 특정한 날짜나 시간대에 해야할 내용이 아니라면 일간 스케줄이 아니라 여기에 적습니다. 하고나면 중앙선을 긋습니다. 그 주가 끝날때, 완료되지 않은 일은 다음주로 이월합니다.
 
매 페이지의 아랫쪽 구석에는 구멍이 뚫려져 있습니다. 쿼바디스 다이어리에는 별도의 책갈피가 없습니다. 대신 아랫쪽 귀퉁이를 자르도록 우표처럼 구멍이 나있는데, 한주가 지나갈때마다 이 부분을 뜯어서 잘라내었다가, 펼칠때 손가락으로 잘리지 않은 오른쪽 귀퉁이를 잡고 펼치면 자연스럽게 바로 이번주의 페이지를 열 수 있습니다. 아니 말그대로 ‘열립니다’. 한번 사용해보면 이마를 탁하고 칠 정도로 편리한 아이디어로, 확실히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작성 예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런식으로 작성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좀 어처구니 없겠지만, 이게 답니다. 어쩌면 이 간단함과 기능적인 측면에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사용법만 몇개의 포스트로 나눴는데, 이 제품은 한개의 포스트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한가지 더 말하자면, 쿼바디스 다이어리는 로디아 등의 브랜드가 속한 유명 지류 회사인 클레어퐁텐 그룹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회사 제품들이 다 그렇듯이 프랑스 제조 제품이지요. 문구류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 하고 아실만한 브랜드인데요, 종이 질이 매우 좋습니다. 비즈니스 제품의 경우 65gsm이라 조금 엷지만 종이 재질 자체는 아주 훌륭해서 볼펜이나 샤프펜슬 어떤걸로 쓰셔도 필기감등이 탁월합니다. 특히 샤프펜슬로 쓸때 선명하게 써지고 지우면 깨끗하게 지워지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그제큐티브 제품의 경우에는 90gsm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경우에는 만년필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평량이라고 봅니다. 스파인과 제본이 삼각형으로 분리되어 있어 쫙 펼쳐집니다. 실로 제본되어 튼튼해 보이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래저래 여러가지를 궁리해서 수십년간 개량되어 온 제품이니 만큼 완성도와 기본기는 있는 제품입니다. 벌써 지인들께 몇개를 선물했는데요. 여러분도 다가오는 한해는 쿼바디스로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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