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옴니아는 아이폰 킬러가 아니다.

요즘, 블로그스피어에 난리가 있었다. 뭐 벌써 거의 다 지나간 논란이지만, 태터앤미디어 논란이 있었고, 그 중심에는 햅틱2 때부터 짜고 친듯이 리뷰를 해대더니 결국은 옴니아도 거저 받아서 엠바고 풀리자마자 작정한듯이 리뷰를 써댄 소속 블로거들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어투에서 느끼듯이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는것에 반대하진 않지만 솔직히 쇳맛을 느끼면서 리더기를 보는것이 사실이다. 특히 그럴 수준이 아닌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배치되는, 수준낮은 소리를 천연덕스럽게 하는 걸 볼때 솔직히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내가 내 블로그를 사유화하듯이 그들이 그들의 블로그를 사유화하는 것은 비난하고 싶지 않다.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블로그는 언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논쟁은 블로그가 언론으로써 작동하느냐는 내 내적인 갈등과 고민에 대한 확실한 답변이 되어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나는 옴니아의 실물조차 보지 않았다. 사실 나는 그들처럼 유명한 블로거가 아니라 초대를 받지도, 물건을 받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만약 아직도 전성기때의 네임 카드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얘기는 달랐겠지만. 나는 지금 쓰는 이 ‘푸른곰’이라는 이름으로 투데이스PPC에서 운영진을 했다. 손일권(투데이)님과 게타님과는 2001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나는 투포팁(topotip.com)의 망해가는 배에서 투데이스피피씨로 옮겨탔고, 이후에 글도 좀 썼었고, 리뷰도 좀 했었고, 게시판 활동도 좀 했고 2003년 망년회를 가면서 신촌의 망년 분위기를 확실히 느꼈었다.

나는 포켓PC, 아니 이젠 Windows Mobile이지, 암튼 옴니아에 들어가는 OS에 대해서 상당히 잘 아는 편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 내 약력을 읊었다. 나는 되도록이면 내 약력이 밟힐만한 소리를 하지 않지만 내가 말을 하게 되면 니가 뭘 아냐는 소릴 할까봐서 하는 소리다. 물론 나는 Windows Mobile 6.0을 사용해보지 않았다. 나는 5.0까지가 마지막이었지만. 이미 5.0 만해도 나에게는 실망스러웠고 6.0이래서 뚜렷이 변했는가 그건 또 아니기 때문이다.

옴니아가 잘 팔린댄다. 뭐 나도 한창때는 89만원짜리 iPAQ rw6100을 질렀으니 별로 감탄사가 나오진 않는다. 그냥 백만원이 넘는다니 오 그래, 한번, 그게 잘 팔린다니까 오 그래, 한번. 하지만 그게 아이폰을 잡을 것인가? 그건 솔직히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햅틱이나 햅틱2로 미뤄, 삼성은 애플의 MultiTouch를 열심히 분해했고 버겁지만 대충은 소화한걸로 미뤄진다. 옴니아에서는 Windows CE를 바탕으로 훨씬 강력하고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UI를 제공했다. 카메라도 좋고, 액정도 뛰어나고 등등 만약 옴니아가 추구하는 바와 옴니아의 정수가 ‘폰’에 국한된다면 옴니아는 아이팟을 아득히 넘어서는 뛰어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영어 속담이 하나 떠오르는건 왜인가, beauty is skin deep이라고 옴니아의 아름다움은 결국 폰UI에 국한된다. 일단 폰 기능과 주변 기능에 열심히 햅틱 UI를 이식한것까지는 합격점이지만 결국 그것은 Windows Mobile이라는 플랫폼에 떠다니는 하나의 애플릿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즉, 다른 소프트웨어, 이를테면 대표적으로 Pocket Office만 하더라도 Windows Mobile의 인터페이스가 지배한다.

아이폰은 써보지 않았지만 아이팟 터치는 써봤으니 얘기해볼 수 있는데, 아이팟의 경우에는 하나부터 끝까지의 인터페이스가 지배하고 있고, 제조사인 애플이 운영체제를 개발했으므로 당연히 인터페이스의 기초적 베이스가 되는 API가 통일되어 있다라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옴니아의 해상도를 보니 벌써부터 걱정인게, 해상도가 저리 커졌는데, 어플리케이션은 마땅히 저걸 지원하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이미 진즉에 알고있다. 340*240만 있던 Windows Mobile에 480*640이 지원되는 기계가 한둘 나왔을때 소동이 떠오른다 e800과 HX4700이 나왔을때 소동이 떠오른다. 뭐 리뷰글을 보니 역시나 해상도가 따로 노는 문제가 있더라. Windows Mobile이 어떤 휴대폰을 위한 커스텀 OS가 아니다보니 결과적으로 애플리케이션 제작사는 하나하나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해야한다.

즉, 옴니아는 아직까지는 아직까지는 훌륭한 Windows Mobile 기계다라는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 엄청난 무게의 햅틱OS를 지탱하느라 들어가는 CPU는 아이폰의 두배가 넘는 클록 주파수로 작동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그 타겟은 스마트폰 매니아나 얼리어댑터, 혹은 스마트폰 매니아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 이외의 수요가 있다면 아마도 ‘제일 비싼 휴대폰’과 ‘전지전능’으로 홍보하는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인한 신규확대수요 정도로 생각된다.

내 의문은 이것이다. 아직까지 Windows Mobile은 레지스트리와 리소스(메모리점유율, CPU점유율)을 관리해야하는 불완전한 운영체제이며, 또 그부분은 온전히 햅틱 UI와 어우러지지 않는다. 또한 Windows Mobile 자체가 스타일러스(stylus;터치펜)나 하드웨어 키보드를 위하여 설계된것(그나마 하드웨어 키보드는 비교적 최근의 추세이다)이지 아직 손가락을 위해 설계 된것이 아니라는 것도 여전히 크게 변함없는 Windows Mobile의 체계를 볼때 훤히 보인다. 써보지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정전용량방식도 아닐 것이다.

이 모든 문제는 아이폰에서는 가지고 있지 않은 문제이다. 아이폰과 윈도우 모바일은 관리와 사용에 필요한 지식이 차이가 난다. 윈도우 모바일의 경우에는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 자체를 공부해야하고, 또 PC를 이용해서 어플리케이션을 깐다던지 하는 기초적인 지식 또한 요구된다. ActiveSync는 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물론 하드웨어적인 성능이 우수하다거나, 스마트폰적인 성능은 당연히 API 공개가 1년을 앞두고 있는 신참 OS에게 비댈 수 없은 OS가 Windows Mobile이라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특히 스마트폰 매니아의 눈으로 보면 확실히 더 상세한 일도 가능하고, 특히 한국적으로 취향이 맞을 것이다. 이미 윈도우 모바일(혹은 임베디드 기기)은 상당부분 택배회사를 비롯하여 각종 부분에 사용되고 있는 중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이폰의 쪽이 음악이나 간단한 동영상을 넣고, 사용하는 면에 있어서는 아이폰의 사용법이 훨씬 간편하고 또, 결과적으로 훨씬 많은것을 할 수 있게 될것이다. 만약 삼성이 아이폰을 내놓았다면 우리나라에서 옴니아 못지않게 팔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아이폰도 아이팟도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으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어디까지나 운영체제의 차이와 현상에 기반한 이야기에 국한된다. 아이폰도 나와봐야 결국 그 진상이 확인될 것이고 옴니아도 써봐야 알겠지만, 내가 고민하는 점은 엄밀하게 말해서 사실이다. 옴니아를 비롯한 스마트폰에 대한 불만에 대하여 일부 스마트폰 사용자(경험자)들이 하는 흔히 이런 소리를 듣는다.

‘스마트폰은 일반 폰과 다릅니다.’

사실이다. 스마트폰은 기능은 많지만 여러가지가 일반 전화기와 차이가 난다. 내가 볼때 그 갭(gap)을 가장 확실히 메꾼것이 아이폰이고, 그런 동시에 동시대 최고의 스마트폰이 옴니아다.

보는 측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아이폰쪽이 쓰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전화기가 리소스와 레지스트리를 생각해가며 이따금 ‘밀어줘야’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일단은. 어릴때는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해보며 즐거웠지만, 이젠 마냥 다 즐거울 정도로 머리가 맑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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