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08/05/08

Sony IC 레코더 – ICD-SX88

메모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요컨데 매일 적는 메모는 나의 블로깅의 원천이고, 나의 비망록이며, 나의 생각의 발자취이다.
나는 메모로 읽은 책(만화책을 포함하여)과 영화와 감상을 적고, 떠오른 생각과 체중과 몸무게 그리고 혈압 등의 건강 정보를
적어둔다. 이렇게 되면 굳이 시간을 내서 내 생각을 일기라는 형태로 정리해서 적을 필요가 없다. 여하튼 메모는 중요하다. 이젠
강박에 가까워서 메모를 해두어야 안심이 된다. 대신 안심은 절대적이다. 꼼꼼히 메모해 두면 나는 안심하고 잊을 수 있다.
이쯤되면 기억하기 위해서 메모하는 것이 아니라, 잊기 위해서 메모하는 것이라는 ‘메모의 기술’의 저자의 말에 더이상 동감할 수가
없다. 나는 처음에는 일일 수첩의 메모란에 적었다가, 보존성과 휴대성 때문에 이런 저런 메모 장소를 찾다가 결정된 나의 검은색
몰스킨 노트는 꾸준히 적는 나의 메모 겸 일기로 차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다. 아무리 휴대가 쉽고
간편한 포켓 사이즈의 노트라 할지라도 펼쳐야 되고, 또 사용이 간편한 굵은 촉의 노크식 볼펜이라 할지라도 노크를 눌러서 펜심을
꺼내야 노트가 된다. 펼쳐서 책갈피를 한 장소를 펼쳐 빈 장소에 노트를 적을 때 즈음이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다시 떠오를 때가 많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특히 그 아이디어가 내 생각에 꽤 괜찮아
보였다면. 그 아쉬움은 마치 다낚은 고기를 놓치거나, 모처럼 베스트 샷이 찍혔는데 사진이 흔들려버린 것 같은 커다란 아쉬움을
준다.

나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홀연히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가 있던 혹은 없던 간에 나는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때부터 생활기록부를 뒤져보면 나는 항상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는 소릴 들었다. 나는 말을 조리있게 하기 위해서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생각한다. 글을 쓰는것과 기본적으로는 같지만 글은 문법이나 어법에 맞추어 써야 하고 일정한 수준의
논리 정연함을 갖추어야 하며, 또 글을 잘 쓰는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100% 같은 것은 아니다. 물론 글은 손으로 쓰는것이고
말은 입으로 하는데, 말이 나오는 입의 속도는 글을 쓰는 손의 속도를 압도하고, 또 말로는 굳이 단어나 표현을 엄선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설명하거나 설득하면서 얻는다. 마치 친구를 가르쳐 주면서 공부가 되는
것처럼, 어떤 개념을 이미 알고 있다거나 하더라도 그것을 입을 통해서 해설함으로써 훨씬 더 정확하게 정립되고, 내가 모르는
부분까지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이스 레코더(혹은 IC 레코더)를 구하게 되었다. 주머니나 손에 휴대하다가 필요할 때 녹음 버튼을 누른뒤에 떠오른
생각이나 본 정보를 녹음 해둔다. 그런 뒤에 나중에 시간이 나면 천천히 메시지를 들어보면서 글이나 메모로 적어 두는 것이다.
이어폰을 꽂아 들으면서 타이프를 하거나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이다. 원본 내용은 파일에 남아 있으므로, 제목을 붙여두었다가
언제든지 다시 들어 활용할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 전달 하는 것도 간단하다.

요컨데 제3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도 매우 편리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녹음 해두었다가 전달 해줄 사람 앞에서 재생해
주거나, 혹은 전송해주는 것이다. 문자로 해봐야 자필인 경우, 그 사람의 필적만을 전해줄 수 있고, 프린트하거나 휴대폰 혹은
이메일의 경우에는 그저 문자 량에 상당하는 내용 이상은 전달 할 수 없다. 전언인 경우에는 길이도 문제가 되지만 그 정확성
조차도 차이가 나며, 보존성은 제로다. 하지만 음성을 통한 전달은 정확성에서 추종이 불가능하며, 표정이나 음성의 톤과 억양 등을
통해서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그 보존성 또한 뛰어나며 그 정보의 왜곡 또한 억제되어있다. 나는 전화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골전도 마이크를 같이 하나 구입했는데 이를 이용하면 깨끗하게 전화 상대방의 메시지를 녹음해서 제3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물론 기록용으로도 일품이다)

음성을 그대로 기록함으로써 생기는 활용처는 사실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 내가 사용하는 것을 소개 해주자면, 강의 녹음이다.
수업시 발표자의 뉘앙스와 표현을 그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복습효과가 높다. 노트 테이킹을 시도해보기는 하지만, 일단 나는
메모나 하이라이트를 치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두시간 수업의 자료를 빠짐없이 세심히 노트하거나 아니면 요점만 추려 노트하는
것은 자신이 없다.  하지만 결국 변함 없는건 발표자가 강의한 정보가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발표한 정보를 다시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건 경쟁력이 된다.

그렇지만 노트도 그렇고 메모도 그렇고 영상수단도 그렇고, 역시 오디오도 그렇고, 모든 기록 수단이 그렇지만 그것을
리뷰(review)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메모는 쓱 읽을 수 있지만 오디오는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확실하게 오디오로 강의나 생각을 녹음해두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듣거나, 들은 뒤에 문서화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점은
확실히 단점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소니의 IC 레코더 ICD-SX88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전원버튼이 따로 없이 그냥 레코드 버튼을 누르면 바로
녹음이 될 뿐 아니라 녹음만을 위해서 특화되어 있다. 녹음의 질은 마이크에도 크게 좌우되는데 감도가 좋은 세개의 마이크가
달려있어, 두개는 평상시 스테레오 녹음에 사용되고, 하나는 지향성 마이크로서 사용이 되어 향하고 있는 방향의 소리를 중심적으로
채록한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감도가 좋아서 굳이 켜지 않아도 10m 정도 거리라면 굳이 크게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게 알아 들을 수가 있고, 교수들이 수업할때 처럼 크게 말하는 경우에는 꽤 큰 강의실에서도 문제가 전혀 없다. 스테레오
모드로 녹음하면 마이크의 위치를 중심으로 좌우로 움직이는 것과 거리감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크게 도움이 되는 기능은 앞서서 설명한 지향성 마이크 기능이고 그 다음으로 유용한 기능은 DPC(Digital Pitch
Control)와 Digital Voice Up 기능이다. 전자는 내가 음성으로 기록을 남길 때 고민했던 문제였던 시간 문제를
해결해 준다. 재생을 느리게도 해주고 빠르게도 해주는 기능인데 디지털 기술로 재생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함으로써 생기는
음의 높낮이의 변화를 완화 해준다. 따라서 거의 내추럴한 피치로 속도만 느리게 해서 받아적을때 타이프 속도에 맞출수도 있고,
혹은 속도를 1.5배에서 2배 정도로 빠르게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 동안 복습을 할 수 있다. 한번 들은 수업이므로 속도가 좀
빨라져도 이해하는데 커다란 지장이 없다. 후자는 전반적으로 음성을 키워주지만 큰 음성은 약간만, 작은 음성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폭 시켜주어 멀리 있거나 작은 소리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십수m 떨어진 곳에서 화이트보드에 마커펜이 닿는
소리도 녹음이 될 정도로 섬세한 마이크를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필요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소니 IC 레코더 홈페이지를 가보면
예를 잘들었는데, 요컨데 질문자 가까이에 마이크를 두고 녹음을 하는데 저 멀리 청중이 질문을 하는 경우, 녹음을 해도 잘
안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이 기능을 사용하면 작게 녹음 된 소리도 잘 들린다(물론 상대적으로 잡음도 늘어나지만).

컴퓨터에 연결해 USB로 충전하는 니켈 수소 배터리는 십수시간을 녹음할 용량이고, 긴급시에는 AAA 배터리 두개를 넣으면 작동가능하다. 메모리는 최고음질로도 수십시간 녹음할 수 있다. 만약 스테레오를 포기하거나 음성이나 강의 회의 등 음질이 조금 희생되어도 괜찮다면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로 전송해서 보관할 수 있으므로 괜찮다. 전용 코덱을 사용하는 탓에 윈도우 컴퓨터에서 전용 소프트웨어 Digital Voice Editor 3 을 이용하여야만 하지만 MP3나 다른 코덱으로 변환은 빠르고 쉽다. 윈도우와 DVE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레코더 내의 소리를 전송할 수 없다는 문제를 제외하면 괜찮다. 소프트웨어는 기능이 괜찮은 편이고, 플레이 기능 등은 편리하다. 꽂으면 파일을 저절로 복사해주는 기능도 괜찮고, 보이스 레코더에서 사용가능한 앞서 언급한 DPC나 Digital Voice Up 모두 소프트웨어에서도 구현되어 있어 굳이 본체에 옮기지 않고도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아, 아까 북마크 기능과 분할 기능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강의의 토픽이나 주제가 바뀌는 부분에서 분할을 누르면 녹음중에 파일이 변경되어 편리하다. 그리고 또 강의 같이 긴 내용을 듣다보면 한꺼번에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중요한 부분도 있는데 한군데 뿐이지만 북마크를 할 수 있어서 마크 해둔 부분으로 빠르게 이동해서 계속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소니의 테이프 레코더 중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하는 제품은 찍찍이라는 별명으로 어학기로 사용되었는데 나도 많이 애용했다. 테이프를 속도를 달리해서 들을 수가 있어서 였고 플레이 버튼이 눌린 상태로 뒤로 돌아가 재생할 수 있어 반복에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근데 요즘 보면 많은 어학교재가 테이프 보단 MP3를 제공하는 편이다. 학생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제품은 어학기기로도 매우 훌륭하다. 찍찍이를 쓰듯이 리뷰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가고 포워드 버튼을 누르면 뒤로 간다. Easy Search 모드를 켜두면, 우선 지정해둔 시간 만큼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되돌아간다.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된다. 반복해서 듣기 편리하다. 또 A-B 리피트 버튼이 따로 있어서 반복해서 듣고 싶으면 시작부분에서 버튼을 누르고 끝부분에서 다시한번 누르면 몇번이고 반복된다. 디지털이므로 되감기도 필요 없고 소리도 안들려서 매우 쾌적하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피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아서 찍찍이 보다 훨씬 좋다. 찍찍이로 150%를 하거나 50% 재생을 하면 틀림없이 형편없이 피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갈 것이다. 이 녀석으로는 세배속으로 해도 문제 없다(3배속으로해서 알아 들을 수 있을때 얘기지만).

VOR 기능은 소니 녹음기에 많이 있어 왔으니 놀랄것이 없고, 방이 조용하면 괜찮은 편이다. 다만 멈추는데 무음 상태가 3초간 필요하고, 녹음이 약 한두박자 미묘하게 늦게 시작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앞에 한두음절이 잘리는 경우가 있다. 로컷 필터는 프로젝터, 풍절음, 에어컨 소리 등을 잘라주지만 저음도 상대적으로 희생이 된다. 그외에 중요한 기능은 마이크의 감도인데 기본은 High인데 조용한 방에선 Low로 하면 감도가 낮아지는 대신에 잡음은 적게 들리고 시끄러운 곳에서도 주변음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고 녹음이 된다. 구술 녹음이나 좁은 방에서 이야기 할때 쓰면 좋을 것 같고, High로 맞추면 반대가 된다. 감도는 높아져서 조용한 곳이나 넓은 곳에서 사용할 때 좋다. 잡음도 상대적으로 올라가지만 멀리에 있는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까 말한 지향성 마이크를 켜고 대충 향하면 모노로 녹음되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소리만 녹음이 된다. 뭐 전용 지향성 마이크는 아니라 건마이크 처럼 효율이 좋진 않다. 그냥 주위가 시끄러울 경우 가리키는 방향의 소리 근처 바깥은 약간 작게 들린다 정도…. 기대는 많이 했지만, 실망도 많이 됐던 기능으로 DPC와 디지털 볼륨업이 만족시켜준 반면 이건 좀 실망시켜준 기능. 하지만 의외로 마이크 성능이 멀리서 녹음해도 괜찮아서 무리는 없다.

음악은 녹음해보지 않았으니 평가하긴 어렵지만 주파수대역이 80-20,000Hz라(뭐 동급 기종 중에서는 크게 나쁘진 않지만, 저음이 살짝모자르다)  스펙상으로는 조금 고려가 필요하다.

여하튼 몇일간 수업을 듣고 여러 메모를 하고 블로그에 쓸 글감 몇개를 이 기계로 건졌으니 매우 만족한다. 27만원 가까운 값이라, 값비싼 장난감이지만 말이다.

역시 분명히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적은 독선이었다.

이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던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적은 독선이다 에서도 말했습니다만(꼭 읽어주세요), 이 대통령 1인 리더십,,, ‘공감 없는 독주’ 역기능 크다 라는 기사에서도 보시듯이 지금 이 대통령은 지금 총체적인 리더십의 위기에 있습니다. 그걸 보여주는것이 여의도연구소의 수치에서 볼 수 있듯이 참담한 지지율 추락으로 증명하는 것이죠. 요번 Economist를 보니 사르코지의 실망스런 1년(‘Sarkozy’s diappointing first year’)이라고 하고,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는데, 아시다시피 사르코지도 출범 당시에는 꽤 높은 지지율을 보였죠. 옆나라 후쿠다 총리도 지금 때아닌 레임덕이지만… 아마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 만큼이나 빠른 지지율 하락, 그것도 경착륙(hard landing)하는 케이스는 보기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뭔가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귀를 닫고 앞으로 치닫기 바쁘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소고기 협상에서 이미 알고 있잖습니까? 뭐 추진력 하나 믿고 뽑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죄를 물을 생각은 없습니다. 누구처럼 투표하지 않았으니 댁들은 닥치시오 할 생각도 없습니다.

아무튼간에 운하 문제때도 언급 문제가 있다면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야 옳다고 누누이 주장해 왔습니다. 아까 언급한 이전 글에서 따오자면… 안읽어 보신분은 지금이라도 읽어주십시오. 글은 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었던 시점에 쓰인 글이고, 평어를 사용했으니 양해 바랍니다.

대운하를 예로 들어보자, 반대의견은 수렴하면서 진행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그게 어떻게 반대 의견을 수렴하는 것인가. 무언가 일을
벌인다면, 시작점에서 이것을 벌여도 하는가 아니면 벌여서는 안되는가 두가지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무릇 옳다.
그것이 아무리 후보자 자신의 당선 이전부터의 소신이고, 공약이라 할지라도 잘못된게 있다고 적절한 논거를 든 주장이 있으면 그걸
받아들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그러지 않는다. 일단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그걸로 끝이고, 다른
의견을 듣는 것은 요식에 지나지 않는다. 듣는 척 하고 있을 뿐이다. 뭐 스스로는 경청하는 척이라도 할런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면 뭘하나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이 운하가 불가당하다고 주장해도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하면 운하를 하루 빨리 팔수 있을 지,
그리고 어떻게든 공기를 줄여서 자기 임기안에 완성해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할 수 있을까만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주변 인물들도 하나같이 마찬가지라서, 운하에 대해서 한마디 반박이라도 할라들면 하나같이 운하의 당위성을 변호하기 바쁘다.
유리한게 있으면 같다 붙이고, 불리한건 감추고, 분주하게 검토한다는데 왜 내 눈에는 일단 운하를 파기로 결정했으니 나머지는
거기에 맞춰 끼워 맞추는거다. 운하가 운송에 도움이 된다라는 믿음이 서자 그걸 합리화하기 위해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끼어 맞추고
운하가 운송수단으로 크게 이득이 없다고 하자, 관광을 또 끼워넣는다.

취임전 걱정하던 일이 그대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다행히도(?) 운하보다는 소고기 문제가 쟁점화되고 있을 뿐입니다. 이미 야당이나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던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당’들은 미국과의 소고기 협상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어떤 증거가 나오더라도 그 당위성을 변호하기 바쁘고, 유리한건 같다 붙이고, 불리한건 감추고, 거기에 맞춰 끼워넣는 것입니다. 인용한 부분에서 약간 수정해봤는데, 나머지 인용한 부분에서도 운하를 지우고 쇠고기 협상을 갖다 끼워 넣으면 거의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아까 다행히도 운하가 아니라 소고기라고 했지만, 솔직히 둘다 중요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건 국민이기 때문이죠. 제가 운하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삶의 터전으로써, 생존에 긴요한 수자원을 비롯한 자연을 심각히 훼손한다는 것이고, 제가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것은 역시 국민 건강 자체에 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귀를 열고 문제의 본질을 들으라… 당신은 언젠가 당신의 독선으로 망한다.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해드리고 싶습니다.

초속 5센티미터 – 엔딩에 대한 생각

스포일러(내용 누출) 경고 : 아래 내용은 본편의 내용 혹은 결말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주의해 주십시오.

어디에선가… 초속 5센티미터에 대한 평을 읽으면서,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떠올리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짧지만 깊은 맛을 지니는 수필의 마지막 구절은 항상 많이들 인용되곤 하는 구절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연작단편 초속 5센티미터에 아쉽다, 라는 평을 하곤 합니다. 요컨데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잔뜩 해놓은 초반에 비해서 끝이 마치 미완성처럼 공허하다는 것이죠. 특히 야마자키 마사요시의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를 트는 초속 5 센티미터는 찬반이 갈립니다. 씁쓸한 듯한 주인공의 표정만을 보여주고는 돌아서서 자신의 갈길을 가는 것으로 끝나는 엔딩 또한 그렇구요.


흔히 인용되는 피천득의 수필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정말 절묘합니다. 극중 주인공의 처지를 말하는 듯하죠. 마치 이 수필을 보고 쓴게 아닐까? 싶을정도로(그럴리가 없을텐데) 저도 언젠가 한번 이 이야기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피천득 선생님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만…



‘인연’을 인용하는 것은 좋은데,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인연’의 끝을 맺는 그 다음의 구절은 종종 잊는 듯 합니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난 이 작품의 궁극적인 메시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속도와 거리, 그리고 퇴행적이고 복기적인 과거에서 탈피라고 생각합니다. 3부 초속 5 센티미터를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서도, 주인공들은 점차 자신의 삶을 살게 되면서 점차 멀어져 나가죠. 주인공은 과거의 자신속의 아카리에 빠져서 겨우 겨우 살아갈 뿐이죠. 그저 살아갈 뿐입니다.


[#M_신카이 작품의 발견되는 이러한 공통점|닫기|메시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속도와 거리, 공간이라는 점과 주인공들의 퇴행적이고 복기적인 과거에서 탈피는 신카이 마코토의 장편 작품의 공통된 하나의 흐름입니다. 요컨데 수광년을 넘게 떠나보낸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서 고뇌하고 방황하다 결국은 우주군에 입대해 그녀와 좀더 가까이 지내고자 했던 ‘별의 목소리’의 노보루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 알수없는 곳으로 사라져버린 여자주인공을 잊고, 그 매개체인 탑을 잊고자 본토 최북단인 아오모리에서 도쿄까지 전학을 와서 혼자서 근근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점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2008. 11. 3. _M#]

주인공은 아마도 그 교차로에서 지나친 그 여자는 아카리일 것이다 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돌아보면 분명, 그녀도 돌아볼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라는 대사 처럼요. 그 대사와 함께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가 한껏 나왔을 무렵. 다시 그들은 극적으로 엇갈리는 장면으로 돌아가죠. 그리고 열차는 길게 지나가고 주인공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돌아서죠.



저 또한 그 둘이 만났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왜냐하면 1부 벚꽃초는 너무나도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지나치리 만큼 순수한 어린 사랑은 남자라면 누구나 으레 한번 쯤은 해봤을테니까요. 그래서 실제로 보면 이 작품을 보고 감동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남자들이 더 많습니다. 감독은 코멘터리에서 말하길, 있는 듯 하면서도 없는 듯한 배경을 그렸다고 했지요. 앵화초에서의 둘의 사랑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있을 법 하지만, 또 존재하지 않는 그런 환타지입니다. 물론 감독은 둘을 이어줌으로써 그 환타지를 이어줄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면 다시 너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주제 카피를 걸고 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카리는 아득히 주인공 타카키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있죠. 타카키는 아카리라는 과거를 복기하면서 천천히 그것도 헤메이면서 나가지만, 아카리는 착실히 자신의 앞길을 향해 가고 있죠. 그녀에게 타카키의 기억은 남아는 있지만 한때의 추억이었을 뿐입니다.



만약 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마치 소학교때 그랬던 것처럼 웃으면서 기다리는 모습은 그저 환타지일 뿐입니다. 아마 실제로 그 둘이 만나는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달라진 모습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따금 나는 시속 5 킬로미터라는 카고시마의 우주센터로 달려가는 로켓을 실은 트럭같이 달리는듯 한데, 세상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초속 5 센티미터로 지나치는 듯한 느낌을 느낍니다.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아카리를 만을 찾아, 아카리를 향해서 끝없이 나아가던 타카키와의 거리를 실감하던 이야기를 다뤘던 코스모나우트. 그곳에서 발사된 로켓에 탑재된 ELISH라는 위성체는 태양계 끝까지 간다던 주인공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3부 초속 5센티미터에서 노래가 흐르기 작전에 타카키가 펼쳐보는 잡지에 따르면 그 엘리시란 위성은 태양계 너머 저편까지 날라가죠.



그만큼 시간이 흘러갑니다. 거리도 차이가 나죠. 어떻게 그들이 천천히 거리가 벌어지는지 빠르게 지나가는 컷들을 통해서 감독은 말합니다. 저에게도 타카키와 아카리처럼 편지를 주고 받는 것 같은 그런 경험이 있었더랬죠. 그리고 몇가지 사연으로 시간이 지나다보니 서로가 바빠지고 그러다보니 연락은 끊겼지만 제 맘 속에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벌써 그게 8년전이니 아마 그 사람을 다시 만난다 할지라도 우리 둘은 무척이나 어색할 것 입니다.


실제로 첫사랑이었던 사람, 짝사랑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보면 사람이 많이 변해서, 이제 지금 다시 만난다면 결코 호감가지 않을것 같은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걸 많이 보아왔고 스스로도 경험해왔습니다.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주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이죠. 피천득 님도 결국은 미군 장교와 결혼한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코’를 보며, ‘절을 몇번 씩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고 적습니다. 그리고 그는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말에는 춘천으로 가 소양강 가을 경치를 구경하고 싶다고 적습니다.



저는 그래서 초속 5 센티미터의 그 엔딩이 좋습니다. 타카키는 회사를 관두고 고용보험을 신청하죠(블루레이는 대단해요). 그는 웃으면서 다시 갈길을 갑니다. 그가 웃으면서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힘차게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M_초속5센티미터의 엔딩과 기존 작품의 유사성|닫기|이미 글에서 전작과 유사한 구도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려드렸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엔딩도 전작과 유사한 구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서 그와 그녀의 고양이를 비롯하여 이렇다하게 딱하고 결말을 제시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별의 목소리도 아마도 이러하지 않았을까 정도이고, 구름의 저편 약속에 장소에와서는 초반의 주인공의 독백과 후반부의 여주인공의 대사만으로 역시 그 둘은 이러하지 않았을까?라는 추론만 가능할 뿐이지요. 초속5센티미터에 와서는 그나마 조금은 명확해졌지만, 실상을 따지고 들면 그 여자가 아카리였는지 조차도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그녀일것만 같았다, 그녀는 돌아설것이다라는 예감. 그리고 그냥 돌아서서 끝나는 엔딩까지 신카이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모호성은 빼놓을 수 없는 감초인가 봅니다. – 2008.11.03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