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Archives: 2006/08/16

Victorynox Swiss Army Knife

얼마전에 가짜 명품 시계 때문에 난리가 났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사람들의 명품욕에 대한 비판, 힐난과, 그저 명품이라니 의심없이 속는 그들의 허영을 힐난했었다. 솔직히 나 또한 그들중 한명이 아니라고 할수는 없다.


일본인들은 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는 물건을 ‘브랜드품’이라고 부르더라. 어떻게 보면 그런데까지 영어를 써야겠냐라고 할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쪽의 표현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명품이라면 그것이 살 때 가치가 느껴지는 건 둘째치더라도, 쓰면서 가치가 느껴지고, 자꾸자꾸 지니고 싶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모로보나 이녀석은 명품중에 명품이다. 실지로 1993년 선보인 이래로 뉴욕의 MoMA에 영구 전시되고 있는 이 녀석은 80년대 외화 맥가이버에서 그놈의 할아버지 다음으로 유용했던 녀석이 바로 이녀석이 아니던가. 덕분에, 맥가이버 칼이라는 별명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뭐 들리는 사례로는 이 녀석으로 목숨을 구했다는 사람도 있다지만, 뭐 아직 그런 경험까지는 못겪어봤다.

사진에서 보이는 녀석인 SwissChamp를 가지고 있는데, 주인만큼이나 두툼(?)하고 묵직해서 정말 이 녀석 하나 있으면 연장통이 부럽지 않을것만 같다. 정말 실용적이고 알찬 녀석들로만 그득그득하다. 특히 십자 드라이버가 따로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가끔 더운물에 모든 도구들을 펼친채로 씻은 다음 윤활유를 스프링(접히는 부분)에 조금 쳐주면 관리는 끝이다. 비록 이리저리 가지고 다니느라고 광택이 번뜩이던 라커 재질의 붉은 부분이 좀 긁히고 그러느라 볼품은 없지만. 뭐든 하나 펼치면 부러울게 없다.

책상용 스탠드의 스프링을 조절하고, 택배의 포장을 풀고, 편지를 열고, 안경의 나사를 조이고. 이것저것 쓸데가 많아 요긴하다.

근데 이 녀석을 쓰면서 느낀 재미있는 점은, 이 녀석이 손에 잘 닿는 곳에 있을때는 쓸일이 없더라도, 꼭 두고 왔다던가 그러면 아쉬운일이 있더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커다란 녀석을 항상 가지고 다니기는 조금 무리. 그래서 휴대하기 좋은 녀석을 역시 같은 회사에서 내놓고 있다.

바로 SwissCard라는 Swiss돌림의 형제인데, 보시다시피 카드형태로 지갑에 쏙 들어가는 크기로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만들자라는 모토로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녀석이다. 그중에서도 이녀석은 조그마한 꼬마 전구를 내장하고 있어서 어두울때 그야말로 티끌만한 ‘한줌의 빛’이 되어 준다. 솔직히 밝은 곳에서 이 녀석의 불을 켜면, 도대체 얼마나 핀치에 몰리면 이 녀석에 의지하게 되는가 싶지만서도, 의외로 열쇠구멍을 찾는다던지, 이래저래 요긴하게 쓰인적이 있다. 칼이나 가위, 핀셋 같은건 말할것도 없고, 돋보기도 쓸만하지만, 역시 이녀석의 압권은 Quattro라고 부르는 드라이버의 존재이다. 위의 그림에서 흡사 면도용 칼 같이 생긴 넙적한 금속이 바로 그것인데, 생긴건 넙적해도, 드라이버 구멍에 꼭 들어맞기 때문에 이 역시 아주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 내 지갑에는 항상 이 녀석이 들어 있는데, 하는 일은 좀 사소하다고 할수도 있지만, 없으면 또 대단히 아쉬울 것같은, 그런 녀석이라, 이 녀석도 내 지갑에서 2년간 항상 같이 하고 있다. 이 녀석은 가위 부분에 기름만 쳐주면 관리는 끝이기 때문에 더욱더 편리하다.

이상으로 내가 무척이나 아끼는 빅토리녹스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다. 혹자는 이 녀석이 그저 보기 좋게 이것저것 집어넣어놓은 장난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하겠지만, 이 녀석을 가지고 있을때의 든든함과 믿음,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언제나 확실한 보답을 되돌려 주기 때문에, 누구든지 한번 빠지면 항상 지니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것이다. 하나 쯤은 간직해 두는것이 어떨지?

[감상평] 영화 <다세포소녀>

주의 : 이 영화평은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오니 참고 용도로만 이용해주시기 바라며 영화 전개 혹은 대사의 일부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므로, 영화를 못 보신 분의 주의를 당부합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한마디로 평하자면,  이재용 감독의 이름값에 속지 말고, 보지 마라 이다. 돈아깝고, 같이보면 원망의 소리를 들을 것이다. 동생에게 이끌려 가서 봤다가 동생은 고개를 떨구었고, 나는 하늘만 바라보게 한 영화다. 못할게 뭐있냐는데. 정말 못만들 영화가 없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M_ more.. | less.. |이 영화는 한마디로, ‘다세포소녀’라는 유명한 웹툰의 지명도와 마케팅을 통해서 여름방학 성수기를 어떻게 거저처먹을까 고민한 결과로만 보인다. 초반에는 유명한 웹툰인 원작의 에피소드를 일렬로 늘어놓더니 갑자기 교장이 아이들을 ‘범생’으로 바꿔놓기 시작한다는 삼류 음모론으로 ‘뭔가 있는척’ 한다. 영화는 카툰의 주인공들을 아주 그럴싸하게 복제하는 수준도 이루지 못했다. 영화에서는 외눈박이의 고뇌,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의 고뇌, 그리고 안소니의 고뇌(?!)와 두눈박이의 고뇌를 그냥 웃을 거리로만 버무릴 뿐이다. 전에 썼던 포스트에서 말했듯, 김옥빈의 ‘놀러와’에서의 발언은 배제하더라도, 김옥빈이 연기하는 가난을 업은 소녀의 무게감은 제로에 가깝다. 예이츠의 시는 비록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자막까지 친절하게 동원하여 읽어주건마는. 그건 주인공의 모친이 예이츠의 시집을 깔아뭉갠 뒤 방귀를 뿜어 내고서 “별로 영국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다”라는 말을 해서 어떻게 웃겨보려고 하는 발악의 소도구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 다 관두고 포스터에는 “Fun뻔한 고딩들의 Sex시한 로맨스’라는데 도대체가 이놈의 영화에서 로맨스의 향방을 알수가 없다. 설마 정재용 감독 눈에는 로맨스라는게 그 피스톤 운동 엇비스무리한 매스게임(?)을 로맨스라고 보이는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보약 한첩 재주게 주소 좀 주시라.


평점 : 인도인에게 감사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이런 점수를 못줬을테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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