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사진기를 들고 노스탤지어

옛날 사진을 보았어요.
어떻게 할수도 없이 빠져드는 노스탤지어

사진기 하나만 손에 쥐면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것만을 되뇌이면서
몇십번이고 주술이라도 걸듯이
고장난 사진기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면서

옛날에 한없이 철없었던 그 마냥 즐거웠던
십대의 어느 가을날을 나는 그립니다.

이젠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찬란함을
참을수 없는 쓰라림을 가슴속으로 삭이며

애꿎은 고장난 사진기를 쓸어내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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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8/18 22:31 2008/08/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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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은 내가 무척 아끼는 사진중 하나이다. 동시에 디지털 원본을 유실한 사진이기도 하다. 하드디스크 고장과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하여 내가 찍은 2만 5천장이 넘을 사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유실되었다. 보관 잘못 또는 단순 노후으로 인해 인식이 불가능한 CD나 DVD가 만능이 아니고, 외장하드에 넣었다가 사진을 넣은 하드가 쇼트먹어 PCB가 타버렸으니 외장하드도 믿을게 못된다. 이 사진은 겨우겨우 잉크젯프린터로 인쇄했던것을 찾아내어 도로 다시 스캔한것이다.
아니했다면 이 사진은 이제 존재안할지도 모르는 사진이 될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나는 디지털 사진의 영속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산가족 상봉떄 50여년도 더 전의 사진을 고이 간직해놓는데 비해서, 디지털 사진은 얼마나 살아남는가. 여러분은 얼마나 예전까지의 디지털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계신가?

슬프게도 이대로 디카 세상이 온다면 과연 필름과 은염인화지에 버금가는 보관력이 보장될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과연 어떨까? 우리들의 추억과 기억은 몇년이나 갈것인가...?

적어도 그게 믿음직해질때까지는 중요한 사진은 인화해놓고 볼일이다.

ps. 주인공이었던 문사수 양에게 감사를 요즘은 어떤 모습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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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7/05/14 22:08 2007/05/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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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박물관에 어서오세요

나 는 박물관을 가지고 있다. 여느 박물관처럼,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소장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잴 수 있다면, 그 가치는 결코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박물관은 여느 박물관처럼 으리으리한 몸체에 그 위용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내 박물관은 온라인에 있기 때문에 굳이 구미주로 여행을 갈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들리기만 한다면 아무런 감흥도 없는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시위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보는 독자들께서는 자신의 첫사랑의 얼굴을 기억하는지? 또 고등학교 동창의 얼굴을 얼마나 기억하고 계시는지? 평소에 아무리 기억력이 좋습니다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세월이 지나면 그러한 자부심은 알량한 바람이 되어 사라져버리는게 우리의 기억이니 흐릿흐릿하게 젖빛유리 몇장을 거친듯한 흐릿한 얼굴이 떠오른다 해도 놀랄 것은 없으리라. 내가 사진을 시작하고, 나만의 ‘박물관’을 만들게 된 까닭은 이것이다. 몇 해전에 한 카메라 회사의 광고에서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글귀를 보면서 머리에 무언가를 맞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기억하는 내 삶의 모습들은 항상 단편적이고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기억이 나더라도 흐릿할 뿐이지만, 수년전, 아니 십수년전의 일이라도, 사진으로 찍은 장면 만큼은 또렷이 머리에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그 래서, 나는 그렇게 무슨 바람에 홀린 듯,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나를 찍고, 우리집을 찍고, 내 방을 찍었다. 그렇게 기록된 사진들은 처음에는 난장처럼 어질러진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서, 내가 무엇을 공부했는지를 책상위에 쌓인 책들과 책장에 꽂힌 책들로 어림짐작하면서 나는 그렇게 기록이 인도하는 ‘기억의 폭발’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시간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학교로 가져가기로 했다. 학교에서 나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찍었다. 처음에는 물론 반응이 여러 가지였다. 이런 녀석 여럿 만나봤다는 듯, 초보 사진사를 훈계하며 포즈를 취하는 녀석부터, 사진기를 들이대자 얼굴부터 가리고 냅다 뛰는 녀석들까지 다양했다.


개 중에는 수줍히 웃으며 V자를 그렸던 내 첫사랑이 있었고, 억만금으로도 갈음할 수 없는 친한 친구들도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이따금 사람많은 번화한 시내에 나가다가 반가운 얼굴을 마주치고 나면, 내가 사진으로 찍어 간직하고 있는 ‘추억속의 그들’과 많이 달라진 모습을 접하게 된다. 볼에 살짝 붉은기가 돌던 여자아이는 이제 과일향 향수와, 대학노트와 전공서적을 들고 있는게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으며, 솜털이 빽빽이 나있던 친구 녀석의 얼굴에는 솜털은 어디로 가고, 성성히 자라난 굵은 턱수염이 갈음하고 있었다.


이 렇게 변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는 거울로 내 얼굴을 바라본다. 굵은 턱수염과 부쩍거칠어진 얼굴을 보면서 나도 점점 나이를 먹고 좀 더 많은 것을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말 찰나 같았던 십대의 어느날, 환하게 웃고있던 우리들을 보면서, 우리에게 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교훈을 말해주는게 아닐까 싶어 괜시리 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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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6/08/21 15:38 2006/08/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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