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눈을 떴을 때는 여느날과 다름없는 하루였고, 그 하루는 낡은 침대에서 코를 박은 변함없는 내 모습을 확인하는데서 시작한다. 나는 열마리도 넘는 곰들의 형이고, 우리 집의 가장이다. 우리는 블루베어라는 캐릭터의 봉제 인형이고, 공장에서 우리는 '블루베어 봉제인형 대' 따위의 이름으로 불리웟다. 우리 모두의 이름은 우리가 정한 것이 아니다. 그대가 불러주자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싯구처럼, 우리가 이 집에 왔을 때, 그가 하나 하나 턱을 괴고 우리를 좌우, 우아래로 살펴보고선 고심끝에 손뼉치며 정했던 이름이다. 이제 너는 또미라고. 그렇게 한마리 한마리씩 늘어난 '또미'가 이젠 열마리도 넘게 되었다. 긴 이름을 가진 식구는 일곱자나 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 우리들의 이름은 크기와 모양에 따라 붙여진 것이다. 이를테면 큰 또미는 작은 또미보다 커다란 또미고, 왕큰 또미는 정말 커다란 또미이다. 그런식으로 나는 작은 또미보다 더 작다해서 작은 작은 또미, 그걸 줄여서 작작 또미가 되었다가, 경음법칙에 의해서 짝짝또미가 되었다. 나보다 더 작은 또미는 지금은 없다. 우리가 태어난 곳에서 잠재적인 또미들을 더이상 만들어 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때 그는 상당히 실망했다. 아마 그들이 블루베어인형들을 만들지 않는다면, 아마 우리 식구는 더 늘지 않을 것이고, 나보다 작은 또미는 생기지 않을 것이며, 또 같은 연유로 나보다 큰 '동생'들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나는 처음에 또미라고 불리웠다. 그러다가 나보다 큰 또미가 들어왔고 나는 작은 또미가 되었고, 새 또미는 그대로 큰 또미가 되었다. 그때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또미가 세마리가 네마리가 되고 그러자 그는 한 마리 한 마리를 데려 올 때마다 골머리를 앓았다. 11년전 크리스마스 이브, 그가 우릴 끔찍이도 아끼던 동생을 위해서 선물로 나보단 크고 큰 또미보단 작은 새 또미와 나와 큰 또미를 합친것보다도 더 큰 또미를 데려오자, 그는 재치를 살려서 나를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는 대신 그 또미에게 작은 또미란 이름을 주고, 비슷한 식으로 더 큰 또미는 큰큰또미가 되었다.

난 행복한 걸까? 그는 우릴 가끔 깊은 눈으로 바라본다. 슬프지만 나는 대답할 수 없다. 그저 그를 향해 바라볼 뿐. 그에겐 미안하지만, 그걸 대답할 수 있더라도 나도 그거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다. 난 올해로 열살이지만, 예순 살이 되면 대답할 수 있을까? 어찌됐던, 그가 나를 품으며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내 친구이자 주인으로써. 그의 곁에 있어서 행복하노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만약 단한마디라도 내가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면 그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 전까지는 요행을 바랄 뿐이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행여 죄책감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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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8 01:16 2008/03/2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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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습니다. 준영이가 권해준 국제현금카드는. 일단 간단하게 말하면... 세계 약 30개국의 시티은행 ATM에서 뽑을 경우 수수료 전혀없이 인출가능하다는것이죠(4/1자로 1000원 수수료 발생). 왜냐면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국제 현금카드(Cirrus나 Plus에 가맹한 카드)의 경우에는 은행에 따라서 0.8~1%의 가맹 수수료와 ATM수수료가 2~3불 더 들어갑니다.

그래서 조사해봤더니... 미국에서 뽑을경우 전신송금할때 환율에 1000원이 더해지는 것이고, 일본 등 삼국에서 뽑을때는 Interbank 기준 환율로 미국달러로 환산한뒤 다시 원화 전신 송금 할때 환율에 1000원이 더해지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일본을 갈때 50만원가량을 현금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100만원은 현금카드를 사용할 작정인데, 현재 기준환율은 10000엔에 100.343불가량. 따라서 100만원은 1003.43불. 이것을 전신환 매도율(997원)로 계산하면 1,000,419원, 여기에 수수료 1000원을 붙이면 1,001,419원이네요. 현금으로사면 1,013,000원으로 11581원 차이가 납니다. 만약 Plus 가맹 ATM에서 찾을 경우에는, 1,010,917원이네요.(가맹 수수료 0.85%, ATM Fee 2$ 기준, 제 신한은행 Plus카드는 1%였는데 이 경우, 1,012,417원)

미국에서는 그냥 달러 전신환 매도율 997원에 달러화를 곱한 뒤 천원을 덧붙이면 되니까, 예를들어 100불을 찾는다면 99700원에 1000원 수수료를 넣어 100,700원이네요. 현금으로 사는 경우에는, 105,000원이군요. 근데 금액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득입니다. 예를들어 500달러는 499,000(수수료 포함)원 대, 525,000원, 1000달러를 인출하면 997,000원(수수료 포함) 대 1,050,000원입니다. 만약 시티은행이 아니라 일반 Plus ATM에서 뽑으면, 100불에 102,541원이군요.
 
미국은 말할것도 없고, 일본 도쿄에는 꽤 많은 시티은행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티은행이 있는 국가로 가는 경우에는 TC와 더불어 매우 편리한 환전 수단이 될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시티은행이 없는 유럽국가 등에 가더라도 Plus로 뽑을수가 있는데 500유로를 뽑는 다고 가정할 경우, 790,391원(0.85% 수수료, ATM Fee 2$ 기준)이고. 현찰로는 794,880원이라... 약소하지만 저렴한 편입니다.

제가 발견한것은 이것입니다. 어떤경우에서든 한번에 찾는 금액이 많을수록, 실질적으로 원화환산금액은 현찰구매시보다 더 저렴하다는 것이죠. 저렴하고 말고를 떠나서... 일단 안전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현금처럼 도난의 염려도 없고 ATM은 어디에나 있으니 편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현금을 인출하는것과 마찬가집니다. 수수료가 있으므로, 적당한 양을 예측해서 뽑아야 하죠. 뭐든 쓰기 나름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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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7 21:07 2008/03/2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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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디자인 - 수정

앞서 포스트를 포스팅 한 이후, 여러 친구분들에게 디자인을 보여드리고 나서 고민을 했는데. 그 결과 몇가지 새 수정안이 떠올랐습니다. 일단 여러 사람들께 보여드리고 가장 무난하다 라고 결정난 디자인은 이것입니다. 

여권 디자인, 디자인 김한솔, 일러스트 장준영 (C)2008 김한솔

여권 디자인, 디자인 김한솔, 일러스트 장준영 (C)2008 김한솔

일단 이게 가장 좋은 평을 들었습니다. 전에 올린것에서 글자 위치를 바꾸고 Alignment를 바꿨으며, 태극괘의 비율을 비교적 5:5로 분할했습니다(목측이라 정확할런진 모르지만). 

그 다음은... 으음.. 틀림없이 일러스트레이터에서는 일렬인데 JPEG로 옮기자 좀 이상하게 틀어져 보이는데... 이 미묘한 언밸런스가 왜 나오는건지 전혀 모르겠네요 암튼 대충 참고하시라고 보여드리자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권 디자인, 디자인 김한솔, 일러스트 장준영 (C)2008 김한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권 디자인, 디자인 김한솔, 일러스트 장준영 (C)2008 김한솔

쩝. 뭐 이것도 역시 시간에 쫓겨 만들어 좀 엉성합니다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컨셉 자체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습니다. 이렇게 제가 3월을 시작하면서 시작했던 프로젝트를 마칠수 있게 되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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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7 13:38 2008/03/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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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하면 어떤색이 떠오르십니까? 아마 선명한 붉은색이 떠오르실 겁니다. 스위스 국기와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색깔이라서 마치 코카콜라의 색을 붉은 색으로 기억하듯이, 스위스에 대한 색 또한 자연스럽게 붉은색으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태극기입니다. 붉은색과 푸른색, 그리고 흰색이지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운동복만 해도 알 수 있죠. 다만, 숙적 일본이 푸른색을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까닭에 푸른색은 배제되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우리나라의 색이 이 삼색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2년 이후로 우리나라의 태극기는 단순히 국기를 넘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국기앞의 선서로 대표되는, 엄숙주의의 상징이던 국기가 망또로, 두건으로, 치마로, 쉴새 없이 응용되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누구도 우리나라 태극기를 과거처럼 엄숙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제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의 원형이 발견되었다지요? (이글은 3월 초순에 작성되었습니다 ; 주)우리에게 있어서 태극기의 위상을 생각해본다면 이렇게 늦게 타국에서 발견된 것이 솔직히 안타깝습니다만 그만큼 우리 국민에게 있어서 태극기의 위상은 공고히 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얼마전에 여권을 받으면서 여권의 디자인에 궁시렁 거렸습니다만, 제 불만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과연 녹색과 청색(관용), 검은색(외교)여권이 우리나라의 색을 충분히 드러내느냐는 것입니다. 제가 스위스 이야기를 한것은 스위스 여권의 디자인을 보고 나서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wiss Pass 2006 (from Wikipedia)


이것이 스위스가 도입한 2006형 여권입니다. 2003년에 새로이 디자인 한 여권에서 생체정보(biometric)을 담은 개정형입니다. 스위스의 버건디색과 십자가의 하얀색과 엠보싱처리된 십자가 모양이 인상적입니다. 국기의 변형이라... 그것에서 착안해서 스케치를 시작했고 친구인 장준영군이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려주었습니다. 여기서 사의를 표하면서 여러분께 한번 보여드리고저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반 여권 Designed by 김한솔, Illustrated by 장준영.


제 목표는 간단했습니다. 여권을 꺼냈을 때, 이 소지인이 여권을 꺼내면 한국인이라는 것을 수미터 바깥에서도 척보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색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문양도 그렇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아도 칙칙한 녹색은 한국을 대표하는 증명서의 표지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음과 양의 조화과 화합을 상징하는 문양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관용이나 외교 여권은 색이 다르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 스위스 여권도 종별에 따라 컬러가 달라집니다만... 종류에 따라서 태극기의 색을 바꾼다는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띠(stripe)를 그리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외교 여권 Designed by 김한솔, Illustrated by 장준영. (C) 2008.

이렇게 말이지요. 일반여권에 말그대로 색을 넣은 띠를 넣어 구분하는 것입니다. 마치 일본 공책 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태극 모양은 유지하면서도 종별을 쉽게 구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생각을 처음한게 3.1절 때였고. 일러스트를 부탁한 장준영군이 사정이 생겨서 거의 4주가 지난 이제야 부탁한 일러스트를 받아 포스트합니다. 준영군이 바빴던 관계로 사실 몇가지 고쳐야 할 점이 보입니다만 차마 그걸 부탁할정도로 염치가 없진 않았습니다. 일단 스위스 여권처럼 글자를 우측정렬하면 보기 좋을 것 같군요. 그리고 태극의 비율이 약간(slightly) 안맞네요. ICAO biometric 로고도 글자와 어울림이 좀 안맞네요 좀 우측으로 가면 좋을텐데.  그것도 좀 바로잡아 생각하시면 좋겠고. 글씨체는 임의로 선택했습니다만. 멋진 서체를 임의적으로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전 그냥 신 지폐들의 고딕이 맘에 들어서 그걸 의도하고 부탁했습니다. 영문서체도 역시 모던한 고딕 계통이 좋겠다고 해서 골라진것이구요. 글자크기도 좀 키우는 편이 나을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여권 / Republic of Korea Passport 이런식으로 적어도 나쁘진 않겠지요. 그러면 하단에는 ICAO biometric 로고만 남습니다. 이것도 심플하니 괜찮을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1절에 태극기를 휘날리던 선열의 모습을 생각하며 디자인했습니다. 전자여권으로 8월달에 바뀐다죠. 이 아이디어를 떠올린 이후 위키피디아를 이잡듯 뒤져서 십수개국의 여권을 살폈지만, 2색을 도입한 여권은 없습니다. 스위스 여권처럼 전위적인 여권도 없죠. 제 아이디어는 무난한색에 국장과 국명을 적는 여느 여권 표지 디자인에 비해서 약간은 아방가르드한 감이 있지만, 확실히 재미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해서 부그럼을 무릅쓰고 여러분께 선뵈입니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이런 말이 있더군요. Henley & Partners 란곳에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권은 Henley 비자 제한 지수 115라고 합니다. 이말은 한국 여권 소지자가 115개국을 무사증 혹은 도착사증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세계에서 11위에 해당하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싱가폴 다음가는 수치입니다. 우리 여권은 이만한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어디에선가 우리 국민이 태극기가 그려진 여권을 자랑스럽게 펼칠 수 있는 날을 그려본다면 오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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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3/26 00:13 2008/03/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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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려져 나간 내 추억의 장소.

커피나 마실까. 양손에는 서점에서 산 책이 바리바리 들려 있었고, 아직은 찬 날씨에 몸을 데울 겸, 산 책을 찬찬히 살펴볼 겸 익숙한 발걸음으로 커피숍으로 향했다.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면서 왁자지껄할 수원역 스타벅스로.

정확하게 그로부터 일주일전 나는 역시 수원역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고 주체할 수 없이 늘어난 지출로 스스로를 질책하며 수원역을 빠져나왔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엄청난 지출을 책과 DVD, CD를 사는데 해버려서 학을 뗀 나머지 커피는 커녕 물 한모금도 마시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곳을 얼른 떠버려서 집에 돌아와야겠다는 생각 뿐.. 몇년간 그래왔듯이 항상 불을 밝히던 스타벅스의 사인과 사람들로 가득찬 매장안 그리고 이젠 몇 안남은 내가 아는 '파트너'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커피는 다음에.' 라고 하고 지나쳐버렸다.

에둘러 말했지만, 그게 내가 스타벅스 수원역점을 본 마지막이었다. 내가 수원역을 다녀가고 나서 며칠 뒤에 그곳은 헐렸고, 내가 그 다음으로 갔을 때는 준비중이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내부를 안보이게 막아 놓았었다. 나는 기가 막혀서 위에서 스타벅스를 볼 수 있던 위층으로 올라가 봤더니 이미 카운터와 쇼케이스가 뽑혀져 나갔고, 의자를 비롯한 가구들은 전부 치워졌으며, 예전에는 관계자외 출입금지라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 하지 못했던 칸막이 뒷편의 부분도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휑하니 드러난 빈 공간에는 음료가 나오던 곳을 밝히던 램프가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었다.

나는 착잡한 마음에 기운이 쫙빠져서 들고있던 책봉투를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커피숍 하나, 그것도 지극히 상업적인 커피숍 하나가 사라져버렸다지만, 내게는 단순히 커피숍 하나가 아녔다. 왜냐면 그 장소는 내 응접실이었기 때문이고, 그곳은 내 인간관계의 허브였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스타벅스에서 라떼를 먹었을때가 기억난다. 2000년대 초엽이었고, 그 맛은 쾌히 좋지는 않았다. 아마도 설탕이 잔뜩 들어간 매일유업에서 나온 카페라떼를 기대하고 먹었기 때문이리라. 장소는 코엑스에서였다. 내가 본격적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건 2002년 동수원 뉴코아에 생긴 스타벅스에서 모카를 먹으러 가면서였고, 2004년부터는 수원역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특히 졸업을 앞두고 있던 2004년 후반부터는 거의 나는 스타벅스에 '출근'하곤 했는데, 학교가 일찍 끝나면, 나는 수원역으로 버스나 택시를 타고 와서 한가한 오전의 스타벅스에 자리잡고 베이글과 커피로 끼니를 때우면서 몇시간동안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오후 즘에 귀가하곤했다.

나중에는 친구도 데려와서 같이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었는데, 장소는 역시 스타벅스였다. 나는 매일같이 카페모카 그란데를 마셔댔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한창 맛들인 사진을 찍어댔다. 나는 수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그중 상당수는 내 싸이월드  미니홈피(http://www.hansollkim.com/)에서 볼 수 있다. 일촌 공개지만... 아무튼 중요한건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들을 스타벅스에서 찍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부모님은 내게 지출에 있어서 무척 관대했고, 그 관대함은 후한 '커피 인심'과 식사 대접으로 이어졌다. 그 소문으로 많은 친구들이 수원역을 지날때 유난히 도드라지는 내 모습이 있는지 한번 쓱 훑고 지나가곤했다. 생각해보라 한잔에 4000원하는 커피와 시간만 잘 맞춘다면 식사도 해결 할 수 있다. 나는 그 시간에 정말 많은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눴다. 몇탕을 뛰기도 해서 나는 하루에 많게는 서너잔의 그랑데를 비워서 속을 버리고 잠을 설친적이있었다. 우스개 반 진담 반으로 커피값을 아끼면 자그마한 집을 월세로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커피를 마셔댔다.

졸업을 하고 나서도 스타벅스는 내 응접실이었다. 나는 안산에 살았고 친구들은 수원에 살았다. 친구들을 만나려면 수원에 가야했고, 수원은 안산보다 대도시였기 때문에 내가 찾는 물건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틈틈히 수원을 가곤했다. 잘은 모르겠다. 장소를 생각하는게 귀찮지 않았을까? 내가 스타벅스에서 죽친 이후로, 내가 수원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하면, 당연히 그 장소는 수원역 스타벅스였다. 나는 약속시간 보다 일찍 도착하는 나름대로 자랑할만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커피를 한잔 시켜서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고, 시간이 되어 사람이 만나면 얘기를 좀 나누다가 근처에서 뭘좀 먹고 술 한잔 걸치고 헤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꽤 많은 사람들과 만났다. 누구누구는 불만이 좀 있었던걸로 안다. 하지만 내가 편리한 장소가 약속 장소가 되었다. 수원의 번화가라면 남문도 있고, 동수원쪽도 있지만, 내 친구들은 동수원에 살지 않았다는 점과, 내가 거기까지 가기가 힘들었고, 돌아오기도 힘들었다. 불만이 있더래도 어찌됐던 청구서는 내가 냈으므로 거절할 명분이 없단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싫다면 안나오면 그만이었으니까.

지금까지 누구누구는 '푸른곰의 여자'라고 불리는 누가 보아도 매력적이었던, 내가 짝사랑했던 여성들은 태반이 스타벅스에서 만났고, 스타벅스에서 얘기했고 사진을 찍었던 사람들이다. 굳이 말하자면, 내가 짝사랑했던 사람 중에서 단 한명만이 나와 앉아서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 언제 커피나 한잔 하자고 약속했었는데 아직까지는 약속뿐이다. 애석하게도. 그러므로 내 청춘사에서 잊혀질래야 잊혀질 수 없는 추억이 깃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혹자는 상술로 표현하지만, 스타벅스의 '파트너'들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나와 내 친구 장쯔가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수원역 스타벅스 방문을 좀 뜸하게 되자 많은 파트너들이 바뀌어서 아는 얼굴이 몇 안되게 되었지만, 한때는 점장이하 모든 파트너의 이름을 꿰고 이야기를 나누던 적이 있다. 물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그들도 내 피사체가 되어주었다. 나는 두명의 파트너가 정직원이 될때 제출하게 되어 있는 추천서를 정성껏 작성해주었고, 그 유능한 두 사람은 정직원으로 영전하여 다른 점포로 발령받았다.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다. 아직도 그 중 한명과는 연락이 닿고 있다.

또 특기 해야할 파트너는 안용준님인데, 미소년틱한 이미지를 풍기는 사람이다. 군대를 다녀오기전에 한동안, 그리고 전역후에 죽 스타벅스에서 일했는데, 처음 봤을때는 그는 앳된 얼굴에 미모를 자랑했기 때문에 내 친구 중 한명이 '깜찍이'라고 불렀고, 한동안 그는 '깜찍이'라고 불리웠다. 나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됐고, 내가 찍은 사진을 싸이로 가져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잘 알게됐다. 네이트온으로 이야기하기도하고 한가할때 카운터 너머로 얘기하기도 했다. 내가 짝사랑으로 고민할때도 그도 고민중이었고, 인생 선배로써 몇가지 조언을 해주곤 했고, 소주나 같이 마시자고 하곤 했다. 복무중에 편지를 한 두통 보내기도 했었다. 그와는 스타벅스 수원역점이 철거 당한 지금에도 연락이 종종 닿는다. 소주를 같이 한잔 하자는 3년전의 약속을 한번 이뤄보는게 개인적인 소원이다.

이렇게 잠시 생각해본 추억이 이만큼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는지 모른다. 나는 운과 타이밍, 그리고 기술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단 두개의 녹색 벨벳소파를 차지하고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나타날지 모르는 내친구들을 기다리며 책과 신문을 보고 글을 썼으며. 친구들은 소파에 앉아있는 나를 찾아 이곳을 오곤 했다. 스타벅스 수원역점의 상실은 단순히 앉아서 커피를 마실 장소가 사라진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 짧은 인생의 한동안을 차지하던 의미있는 장소가 사라져버린 것을 의미했다. 당장 길을 건너서 매산로에 있는 생경한 스타벅스를 이용하라. 이런 불편은 차라리 경미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언제나 거기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고향 집이 헐린 충격에 비하면 말이다. 당장 헐리기 며칠전에도 나는 그러지 않았든가. 안용준님과 얘기를 하면서... 나는 후회스런 어조로 말했다. 거기 있는 벨벳소파에 앉아 카페 모카 한잔만 더 마셨으면 좋겠다고....

아마도 임대료 혹은 스페이스 사용 문제로 인한 교섭 트러블일 것이다. 다음에 또 수원역에 가보니 그곳에는 싸구려 옷가지를 파는 매대들이 들어선 '행사장'이 들어섰다. 겨우 몇개 묶어 얼마 이런 식으로 떨이하는 물건을 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헐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자 떨떠름해졌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말하건데, 매장을 임대하는 이든 임대 받은 이든 점포 철수는 입점보다 몇갑절 더 신중해야한다. 나처럼 그 점포와 그 브랜드를 믿고 애용하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무감각하지만, 옆에 나라 일본에서만 해도 인기를 얻던 물건은 쉽사리 없애지 못한다. 같은 모양의 수첩이나 노트, 필기구가 수십년씩 나오는게 예사다. 인기가 없어 망했다는 베타맥스도 시장에서 결착이 난 다음에도 완전히 생산종료할때까지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너무 쉽게 만들고 너무 쉽게 없앤다. 이 물건 좋은데? 싶어서 알아보면 이미 내가 찾는 종류의 물건은 단종되어 버리곤 한다. 슬프게도 그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곰인형도 마찬가지다.. 이젠 생산이 종료되어서, 2004년에 들어온 '친구'들이 아마도 가장 젊은 친구들이 될 것이다. 명품과 명소라는게 생기는 과정을 생각해보라. 몇십년 몇백년 전통을 자랑하며 프리미엄을 받는 서양이나 일본의 브랜드들과 몇년도 안가는 우리나라 브랜드를 보면 아직 우리나라 브랜드는 전체적으로 멀었구나라는 생각을 덜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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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3/17 01:01 2008/03/1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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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d 2008/03/21 23:46 # M/D Reply Permalink

    검색하다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아마 안용준이라는 파트너는 동수원에 있는 매장에서 근무하시는걸로 알고있어요~
    계속 일하시는 분들은 나뉘여서 여기저기로 발령받으셨다고 하더군요.
    수원역 폐점.. 안타깝죠..

    1. 푸른곰 2008/03/22 23:28 # M/D Permalink

      네, 동수원 뉴코아점으로 갔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알던 파트너중에서 남아있던 분은 그분 뿐이라서... 어쩌면 그 덕택에 데미지는 최소화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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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미쳐가고 있다.

일본 여행을 가겠다고 한달전에 플랜을 짰는데 쓰레기가 되기 일보 직전입니다. 문제는 환율 때문입니다. 짐작하신대로, 원화의 가치가 하락일로인데다가 중앙은행과 정권이 수출부양을 위해서 크게 환율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탓도 큽니다. 지금 미국 달러가 금리를 풀어헤쳐서 달러로 결재되는 모든 원자재 값이 펄쩍 뛰고 있는 마당에서도 우리나라 원화는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서, 달러대비 값이 폴짝 뛰고 있는 일본 엔에 비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봅니다. 미국 달러 환율도 1014원(현금살때)으로 장난이 아닌데, 지금 엔화하고 유로화는 가치가 상승하고 있어서 유로화는 1588원, 엔화는 1010원입니다.

유로화가 달러에 역전한건 거의 한 4~5년된 일이니 새삼스러울 일이 아니지만, 항상 달러대비 20~30%가량 저렴했던 엔화가 거의 달러와 1:1이라는점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제가 여행 계획이 다 쓰레기가 되기 직전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2월 중순에 환율이 800원대 후반일때를 기준하여 숙박비와 제반 경비, 쇼핑 비용들을 계산했는데, 환율이 거의 120원 가량이 올라버렸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12만원이라고 예상했던 오크우드 신주쿠의 1박 요금이 14만원으로 당장 거의 15% 가량 상승해버렸습니다. 게다가 150만원의 여비를 가져가서 일정에 사용하고 남은 돈으로 물건을 사려고 했는데, 2월 기준으로 17만엔이 될 여비가 당장 14만 8천엔으로 무려 2만 2천엔의 차이가 나게 됐습니다. 2만 2천엔이 거품이 된거죠... 2만2천엔이면 350엔짜리 규동이 62그릇이고, 신칸센 노조미로 도쿄에서 오사카를 가고도 남습니다.

지금 그래서 저는 환율 추이를 면밀히 보고 있습니다. 계속 오를 것같으면 엔을 미리 환전해두는 방법도 생각해두려고 합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할지... 일반 여행객으로써 환헷지를 생각하게 된 현실이 참 어처구니가 없기까지 합니다. 여행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수입품의 물가는 어떻게 대처하려고 이러는건지. 수출 경쟁력 재고를 위해서 원화의 약세를 묵인하고 있다는 뉴스 리포트와 대책없이 황당하게 오르는 수입물가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이 정부의 지상목표가 뭔지 알것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ps. 참 그러고보니 <초속 5 센티미터> 블루레이를 아마존에서 예약 구매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값이 꽤 오르겠군요....(일본 아마존은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발송시 물건 값이 결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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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3/16 23:52 2008/03/1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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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약속

지난 한주간은 나를 많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의외로 한가할때보다 바빠서 무언가가 돌아갈때 나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지난 2월달은 정말 많은 글을 블로그에 포스트 했는데. 정작 나를 생각해보는 포스트는 거의 없었다. 전자정부에 관한글도 쓰고 블루레이나 HDTV에 관해서도 썼지만... 흐음.

글쎄, 일단 나는 최근에 몇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나는 그 문제들을 해결해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우선 체중 문제가 있었다. 방학동안 기껏빼온 살이 다시 늘어버렸다. 피가 마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방심했다. 젠장. 결국은 나는 집에서 버스로 10분거리인 학교까지 걸어서 오기로 했다. 시간은 내 느린 걸음으로 인하여 서너배 이상 걸릴 테지만. 확실한 운동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먹는 문제에 있어서도 고삐를 다시 죌 작정이다. 목표는 부끄럽지만 수복이다. 그렇지만, 의사는 내 태도에 대해서 칭찬을 했다. 한번 했던 것, 다시 할 수 있다. 걷는다. 그러면 빠질것이다.

두번째 문제는 지출과 관련한 마찰이다. 많은것 같다, 한마디로. 그래서 나는 사용금액을 빠짐없이 기록하기로 했고, 카드로 사용한 부분은 분야별로 나누어서 불필요하게 많이 나온 부분(요컨데 도서구입비)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세번 더 생각해보기를 목표로 삼았다. 지금 꼭 필요한 것인가... 세번 생각해보고 납득하거든 집기로.

세번째 문제는 아침 수업과 관련한 것이다. 이번학기에도 변함없이 아침 수업이 있었다. 나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지 않았고 일정한 시간에 자지 않았다. 당연히 나머지 생활도 규칙적이지 못했다. 나는 그점이 문제였다고 생각했다. 지난 학기에는 수업이 있는 시간에 맞춰서 일어났다. 오전에는 일어나지 못했으므로 거의 모든 수업은 일러야 11시경 수업이었다. 오후 1시 수업인경우에는 심지어 12시에 일어나기도 했다. 아무튼 이것은 문제였다. 아침 시간을 유용하게 쓰고 싶었다. 또 무엇보다도 여행을 가서도 이렇게 늦게 일어나게되면 더할나위 없이 커다란 낭비를 하게 될 것이다. 해서 약의 도움을 받아 잠자는 시간을 조절했다. 의사의 조언에 따라서 약 먹는 시간을 조절해나갔다. 약효 발휘에 시간차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부터이다. 나는 보통 12시에 먹고 졸리면 2~3시에 잤다. 이 시간을 확 당겨서 먹어보기로 했다. 7시에 먹으면 10시가 지나면 졸립고 11시가 지나면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한두시간 정도 지나 9~10쯤 먹으니 12시에서 1시 사이에 졸음이 몰려왔고, 그때즈음해서 모든 할일을 접고 잠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시계를 여러개 울리도록 해서 깨어나도록 했다.

그렇게 며칠 해두니 몸이 많이 프로그래밍 되어 처음에는 10시, 나중에는 9시, 지금은 8시반까지 줄였고. 어제는 7시에 일어나는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10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도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7~8시에도 일어날 수 있게 됐다. 이제 TOEIC 시험보기 위해서 전날부터 수선 떨 필요도 없고, 수강신청하기 위해서 밤샘을 할 필요도 없다. 아, 조간신문을 읽을 수 있고, 아침에 여유롭게 스프 한잔을 마시고 학교를 출발할 수 있고, 수업이 늦은 날에는 아줌마들 토크쇼를 보면서 즐겁게 타임킬링을 할 수도 있게 됐다. 이래저래 오전시간을 쓸 수 있게 된건 내게 커다란 의미가 있다. 자기전에는 적당히 피곤해서 잠이 오고, 일어나면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 수면도 편안한 7시간이고... (더 줄일까도 생각했지만 의사가 그정도는 자 두는게 좋겠다고 했다) 요근래 수면에 있어서 이렇게 만족스러웠던 적은 없다. 이글도 아침시간대에 쓰고 있는데, 평소같아선 이시간엔 자고 있었을 것이므로...

이렇게 세가지 변화는 자기 성찰과 반성에서 이뤄진 것이다. 간단한 일이지만 나를 확실히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고, 훨씬 가뿐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여러분도 한번 간단한 목표를 만들어서 여러분을 변화시켜보도록 노력해보는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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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3/14 10:06 2008/03/1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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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최근 늘어나는 추세지만, 특히 Tech 분야에서 미국 중앙 일간지의 기자들은 블로그를 열심히 사용하는 추세인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맥을 사용하다보니 David Pogue(뉴욕타임즈 Tech 쪽 writer)의 기사와 블로그를 봤는데, 구글로 블루레이에 관해 검색하다가 보니 한켠에 워싱턴 포스트발 기사로 'Hasta La Vista HD-DVD' 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어서 클릭해보니 이 또한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블로그였습니다.

더이상 포맷 전쟁은 없을 것 같다는 일단 간단한 사실 소개로 시작합니다. 도시바가 최근 변화한 상황에 따라 HD-DVD를 철퇴한다는 발언과 함께. 그것을 기자는 비디오 판매 업자와 대여업자 그리고 전자업체, 영화 스튜디오가 한꺼번에 'HD-DVD의 관에 못을 반쯤 박아넣은 것'을 에둘러 표현한것이라고 하는군요. 그 다음은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죠.

그런데 저자는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시작하는군요.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언론 어디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던 HD-DVD vs. Blu-rday Disc 전쟁의 한 단면이었습니다. HD-DVD는 한 달 먼저 나왔고, 플레이어 값도 극적으로(dramatically) 쌌고, Microsoft는 미래의 HD 디스크라고 치켜세웠죠. 그런데 앞선 출발 이후로는 HD-DVD의 가장 큰  장점을 이용하지 않았거나 홍보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무슨 얘긴지 한번 들어보시지요. (이하 내용은 제 관점이 아닙니다)

- HD-DVD 지지자들은 HD-DVD의 값싼 디스크 제조비용을 계속 주장했지만, 소비자들은 그들이 주장하는 만큼의 가격 차이를 가게에서 보는 소프트웨어 값에서 느낄 수 없었다.
- HD-DVD는 한면에 일반 DVD를 그리고 한면에 HD-DVD를 담는 하이브리드 디스크를 만들어 현세대 및 차세대기에서 재생하도록 만들었지만, 영화사는 거의 무시했거나 몇몇 타이틀만 그렇게 출시했다.
- HD-DVD 디스크는 원래 영화를 컴퓨터로 "제한된 복사" 하는 것이 가능할 모양이었다. 그러나 포맷 개발자와 영화사들의 논쟁으로 인해 이 기능이 도입되는걸 막았다.
- HD-DVD는 "지역 코드(region codes)"를 없애서 해외에서 산 디스크를 마음껏 재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명백한 소비자 친화적인 기능은 HD-DVD 지지층에게 경외시 됐다. HD-DVD의 상대적으로 관대한 복제 방지도 마찬가지.
- HD-DVD 레코더가 달린 랩톱은 그럭저럭 봐줄만한 값에 나왔다. 하지만 TV와 사용하는 전용 레코더는 미국 시장에 내 비치지도 않았다.

이상의 이유로 저자는, 더 적은 하위 호환성과 더 엄중한 사용제한 그리고 비싼 가격을 가진 블루레이가 남게 되었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BDP의 가격과 BD 디스크의 가격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고 표준화가 진행된 마당에 보급이 촉진되면 더 떨어질 겁니다. 마치 DTS(Digital Theater Surround)를 떠올리게 하는군요. 비싸서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적용을 안했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DTS 디코더를 탑재한 기종이 보급기에도 늘고, 적용한 타이틀도 이에 따라 점증했죠.

중요한건 결국은 컨텐츠가 이번에도 승리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쩌면 마지막 유인 전투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JSF 마냥. 디스크에서 인터넷으로 흘러가는 과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현재 인터넷은 객관적으로 완벽하게 디스크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뭐 보존이나 소장의 측면은 둘째치고, 디스크는 전세계적으로 규격이 표준화되어 있지만, 인터넷은 어느하나 표준이 없습니다. 요컨데, 미국이나 일본에서 발매된 컨텐츠를 지금의 디스크 체제하에서는 그저 구매만 하면 우리나라에서 산 플레이어에서도 무리없이 플레이할 수 있지만, 인터넷으론 그럴 수가 없죠. 다시말해 제가 얼마전 초속 5 센티미터의 블루레이 판을 구매했는데, 만약 디스크가 아니라 일본 IPTV에만 공개가 된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해집니다. 된다 한들 생각해보세요. 전 메가 TV를 보고 있는데 하나TV와만 판권계약이 되었다면, 혹은 그 반대를. 디스크를 넣는게 훨씬 간단한 방법입니다. 모로보나 지금은 말이죠. 물론 어디까지나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얘깁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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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3/06 12:17 2008/03/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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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준영군과 어렵사리 보다.

개강했다. 방학동안에는 거의 연락 안하고 지냈지만 그래도 막상 만나니 반가운게 학교 사람들이다. 작년 한해 동안 교환교수로 가있던 교수님도 만나고, 지난번에 점수 잘주셨던 교수님도 만나고... 그외에도 아는 얼굴들을 '입~빠이'(죄송하다 지금 내 머리에서 이 이상의 어감을 재현하는 단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만났다. 수업도 많이 들었다. 지난 학기에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 수업을 또 듣게 생겼는데, 교재마저 똑같아서 돈이 굳게 생겼다(이 교재는 휴학하기 전에 샀었던 것인데... 3년전에 샀는데 또 써먹는다... 징하게 본전 뽑는다). 나머지 수업도 괜찮았다. 재미있을 것 같다.

다만 좀 힘들었다. 일단 점심 식사를 못한채 10시부터 17시까지 스트레이트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점심을 먹지 못한 것은 이유가 있는데, 지난 학기부터 같은 수업을 듣게되면서 잘 알게된 다른 과의 선배가 있었는데,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해서 일부러 안먹고 기다리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왠걸... 선배가 나타난건 식사를 먹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시간... 간신히 몇마디 나누고 나서 마저 수업을 들어야 했다. 덕분에 그날 첫 식사를 여섯시 가까운 시간에 했다. 뭐 어찌됐던 이날은 입학식도 겸했는데. 입학식은 세번을 접해봤지만. 별 감흥은 없다. 다만, 시간이 갈때마다 내가 선배라고 부를 풀(pool)은 줄어들고 있고, 후배라고 부를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TV에서 노래부르는 아이돌 가수가 나보다 어리다는걸 아는 것만큼이나 89년생 신입생을 보면서 씁쓸하다 조금.

아무튼 그 때 즈음해서 장쯔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보자는 것이다. 오늘. 원래는 방학의 끝날을 같이 하기 위해서 며칠전부터 교감이 있었던 것을... 장쯔측의 사정으로 이 주 언젠가로 미뤘다가 또 그게 여의치 않자 급하게 만나게 된것이다. 장소는 수원. 사실 수원에 가는건 간단해서 학교에서 5분쯤 걸어가면 수원까지가는 버스를 타는 정류장이 나온다. 그곳에 10분이 멀다하고 한대씩 배차되는 좌석버스가 각각 3개 노선이 있으니 거의 때때로 온다 보면 된다. 하지만... 장쯔를 만나서 카메라를 설명을 해주기로 했는데 카메라가 없다.... 모처럼 보여주려고 뉴욕책을 사뒀는데 보여줄 수가 없게 된다... 게다가 짐짝도 좀 많다. 그래서 집으로 향했다. 같은 시내에 있어서 그나마 등하교는 편한 편이지만... 그래도 거리가 조금 있는데다 나는 이미 몸이 천근만근이라서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가서 화장실을 쓰고, 양말을 갈아 신은 뒤에, 내려놓을 짐을 내려놓고 렌즈를 세심히 고르고, 카메라와 뉴욕 책을 챙겼다.

그때였다. 엄마가 전화를 했는데, 괜찮다면 수원까지 태워주겠다고 하셨다.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수원 초입에서 차가 무지 밀렸고, 약속에 늦게된 엄마는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은 나는 수원 한가운데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향해야 했다.

준영이는 정말 보기 어려운 친구이다. 7개월만에 보는건데, 연락도 힘들고 아무튼 곡절이 있었다. 그래도 정말이지 그걸 감수해가면서도 보는 몇 안되는 사람이고, 또 그래야할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짐작컨데. 마치 '별의 목소리'에서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 메일처럼 확실하게 그리고 천천히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학교를 다닐때는 거의 매일 봤고, 졸업을 한 직후에는 몇주에 한번씩 봤고, 아무튼 무슨 사건이 터질때마다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그게 기록 경신을 하다가 하다가 연락이 거의 반년 가까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고. 그나마 어찌저찌 해서 통해서 만나자는 말이 오간게 한달 전인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장난삼아서 대통령이라도 출마하면 영영 못보겠다고 했다. 농담조로 대통령 출마는 하지 마라고 했다. 아무튼, 준영이는 유학을 거의 확심하고 있기때문에 다음에는 2년이 될 심산이 크다. 그 이상이 될지는 준영이도 아무도 모른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는 내가 잘 안다. 블랙홀. 더 이상의 설명은 불요하다. 관광비자로 갔다가 눌러앉기도 하고, 아예 불법으로 들어가 앉아 사는 나라이다. 유학비자로 갔다가 일자리를 얻어 취업비자로 바꾸고, 그러다가 그린카드를 따고, 말썽없이 돈 잘벌고, 잘 정착할 때 즈음, 이런저런 국적 문제가 걸리적 거리면 미국인으로 귀화 해버리는. 그런 생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물론 유학비자를 내주는 미국 정부나 본인은 일차적으로는 "미국에서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목적"으로 가는 것이지만.

또 당장 26개월의 군대 문제도 존재하고 있다. 흐음. 이쯤되면 7개월은 아무것도 아닌게다. 나는 솔직한 말로, '탈-장준영화'를 꿈꿔왔다. 지난 반년은 '탈-장준영화'의 몸부림의 시계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너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까닭에 이제는 너무 위험해진 상황이다. 내 인간관계의 축을 분산해둘 필요가 있었다. 젠장 그렇지만 대학의 인간관계라는게 진물나게 피곤하고 피상적이다. 쌍피군... 분명 과정에서 나름 좋은 사람을 만났고, 여럿 좋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내 분산계획은 결과적으로 말해 실패다. 그걸 방학이 되면서 극명하게 깨달았고, 개학하면서 거짓말처럼 다시 이어지는 대학의 인간관계를 보면서 확인했다. 나는 웃는다. 웃는 낫짝에 침을 못뱉는걸 알기 때문에, 혹은 내 속을 감추기 위해서, 혹은 인간관계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기계에 윤활유를 치듯이 웃음을 팔았다. 덕분에 그닥 예쁘지도 않은 웃음이 그나마 훨씬 익숙해졌다. 텔레비전에서 얼마전에 방송했지만, 웃음도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운동을 요한다. 대단히 피곤하다. 얼굴 근육에. 만면에 웃음을 띈 얼굴에 대한 어떤 소설책속 캐릭터를 의식하고 있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여유롭고 모나지 않게 둥글둥글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사람. 다만 그러다보니 내가 너무 만만해보였나보다. 그런 낌새가 종종 느껴지곤한다. 바로잡아야지. 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래봐야 내가 자연스레 짓는 웃음들에는 비할바가 못되는 듯 하다. 그런 모습은 내가 부대찌개를 먹을때와, 신기한 장난감들을 구경할때(엄마는 내가 코엑스 소니스타일에서 52인치짜리 LCD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블루레이 영상에 만면에 웃음이 가득하며 눈이 초롱초롱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준영이를 봤을때 뿐이라는 것을 나 스스로 느낀다. 이 경우에는 내가 손을 쓰지 않더라도 몸이 알아서 움직인다.

재미있는 일이 또 있었다. 개강을 한 뒤, 첫 공강날, 나와 엄마는 코엑스에 갔는데. 푸드코트 스바로에서 늘상 그렇듯 피자 한쪽과 밋볼소스 스파게티 하나를 집어 먹다가 콜라가 떨어져서 리필하러 캐셔 쪽으로 갔는데 뒤에서 둔탁하게 툭 하고 치는 것 아닌가 고개를 돌려보니 준영이가 있었다. 니가 왜 여깄냐는 말과 함께. 내가 걸어다니는 폴 사인인 까닭에 한 친구와 캠퍼스를 걸어다니자 수도 없이 많은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았는데, 그는 그걸 무척 부러워했다. 실상은 캠퍼스에 아는 사람은 자기가 더 많을 터였고, 실제로 내가 만나는 동안에 그는 세명 가까운 지인과 인사를 하고 나를 소개 시켜줬었다. 음, 내가 말하고 싶은건 내가 걸어다니는 자석 같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끔찍하게도 나는 그들을 못보지만 그들은 나를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러니 그 사람 많은 주말 코엑스에서 떡하니 아는 사람이 알건체를 하지. 죄는 못짓는다 생각했다. 도망갈 구석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물론 내가 알건체를 안하니 역시 그냥 스쳐지나가는 동기나 후배들도 많았고, 심지어는 미소띈 인사마져도 무시해버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분명 예의라곤 뿌리채 좀먹은 것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적어도 '어이고 못알아봤어요.'는 변명이 못될테니까.

아무튼 엄마와 준영이와 나의 삼자 대면은 몇분간 이어졌고 엄마는 늘상 그렇듯이 준영이를 치켜세우고 나를 깎아 내리고(뭐 사실이 그러하니 나는 그저 껄껄 웃었다). 매우 사교적이었고 재미있는 대화가 오갔다. 중요한 사실은 그 몇분의 대화가 내 분위기를 시종 상승시켜줬고. 자칫 폭삭 가라앉을 뻔한 내 기분을 상승시켜줬다. 글을 쓰고나서 보니 수원에서 준영이를 만나고 뭘 했는지를 안적었는데. 뭐 사실 그것보다 중요한것은 만성적인 내 우울함을 확실히 해소시켜주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강력한 엔돌핀이었다. 부정할래야 할 수 없고, 하자니 더 깊어져가는 그런 딜레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꽤 깊이 고민 해봐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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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푸른곰

2008/03/06 04:25 2008/03/06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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